‘신동아’는 최근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의혹과 관련해 지식인·정치인 19명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개별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는 각계 지식인 12명과 여야 대선후보군을 포함한 정치인 7명 등 모두 1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과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고, 구속수사와 특검제 도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대통령의 의지부족을 질타하는 한편 사정기관의 직무유기와 권력기관 상호감시기능의 마비를 지적했다. 반면 대통령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답변은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 고원정 (소설가)
대통령 아들이라도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은 괜찮다. 미국에서는 2대에 걸쳐 대통령도 하지 않은가. 그런데 아태재단은 성격이 불분명한 단체다. 아태재단에 아들을 부이사장으로 앉힌 것은 잘못이다. 직계가족을 자신이 만든 재단에 일하게 함으로써 파리떼를 불러들였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는 검찰 잘못이 크다. 검찰의 특정인맥과 특정지역 출신은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뒤 차별을 받은 사람들이 보여준 행동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특검제가 남발돼선 곤란하다. 아들 수사는 일단 검찰에 맡기는 것이 옳다. 죄가 드러나면 구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을 조사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현 정권은 동아리 모임처럼 끼리끼리 해먹었다. 과거정권에 비해 비리규모가 줄어든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대형비리는 줄어들었지만 작은 비리가 늘어난 것이다. 죄의식, 죄책감 없이 치부했을 수도 있다. 패거리문화가 주원인이다.
김대통령은 냉정해져야 한다. ‘아들을 불러 물어보니 사실이 아니더라’는 식의 행동을 보여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아들은 공인이다. 대통령이 철저히 관리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특정인맥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지도자를 기대해 본다.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