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독일의 시사주간지를 보면 매호 건강관련 기사가 빠지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건강관련 기사가 커버스토리를 장식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큰 것이다. 잘살수록, 그리고 의료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료비 비중이 높아지고 건강관련 사업이 번창한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건강에 대한 관심도 단순히 생명연장 차원에 머물지 않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삶의 양(量)보다는 질(質)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몇 년 전 이건희(李健熙·60) 삼성회장이 육류만 섭취하는 ‘황제 다이어트’를 해서 성공했다고 알려지자 한때 중년 남성들 사이에 황제 다이어트 붐이 일었다. 우리 사회가 ‘다이어트’란 말이 더 이상 ‘여성’이나 ‘몸매’ 같은 말과 등가치환이 되지 않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샐러리맨들의 벤치마킹 대상인 대기업 총수나 전문경영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을까.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므로 자기관리에 철저할 수밖에 없는 톱 경영자들에게 건강은 경영의 효율과 직결되는 요소다. 과도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그때그때 잘 풀어줘야 한다. 그래서 건강관리도 경영을 하듯 나름의 노하우와 원칙에 입각해 실천하는 경영인들이 많다.
이건희 회장은 건강과 관련해 재계 총수들 가운데 가장 다양한 일화를 갖고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레슬링부에서 활동했을 만큼 건강한 그는 삼성 총수가 된 뒤에도 반신욕, 황제 다이어트, 카 레이싱, 골프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건강을 다졌다. 1990년대 들어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한번쯤 화제가 됐던 건강법은 대개 이회장을 통해 알려진 경우가 많다.
반신욕은 40℃쯤 되는 물에 배꼽 아래까지 몸을 담그고 30분 정도 땀을 흘리는 건강목욕법. 황제 다이어트는 주로 고기만 섭취하며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이회장이 황제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자 신문과 잡지들이 앞다퉈 황제 다이어트 특집을 실었고, 의료인과 영양학자들이 그 효과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황제 다이어트는 비단 중년 남성뿐 아니라 여성과 10대들 사이에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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