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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300일, 고공투하 ‘낙하산’과의 反부패 전쟁

서생현 전마사회장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 ojong@donga.com

마사회 300일, 고공투하 ‘낙하산’과의 反부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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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2년여의 ‘보장된’ 마사회장 임기를 남겨두고 “마사회 개혁을 위해 내가 할 일을 다했으며 여생은 가족을 위해 쓰고 싶다”면서 사표를 제출한 게 2000년 11월의 일. 그러나 당시 서 전회장이 물러난 진짜 이유는 ‘여당 낙하산 간부들’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해석한 사람들이 적잖았다. 자신의 사퇴 배경을 놓고 이러저러한 말이 나돌았지만 서 전회장은 침묵을 지킨 채 미국에서 연수중인 아들(서대헌 서울대의대 교수)을 만나기 위해 출국해버렸다.

2개월여 미국에서 체류하다가 귀국한 서 전회장은 2001년 2월 순천향대로부터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기업 경영자로서의 업적을 인정받았기 때문. 원래 서 전회장은 마사회장 재직 때 대학측으로부터 박사학위를 수여하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회장 재임시에는 받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대학측은 서 전회장이 사임한 뒤 연락을 취해 학위를 수여했던 것.

서 전회장의 학위논문 제목은 ‘최고 경영자의 구비조건’. 그는 이 논문에서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조건, 인재발탁 기준, 리더의 비전 제시 등 자신이 3개 공기업을 경영하면서 체득한 최고경영자의 자질론과 철학관을 제시했다.

그러다 지난 3월, 마사회 구조조정 과정에서 벌어진 ‘살생부 명단’ 사건이 세상으로 불거져 나왔다. 1998년 당시 마사회장으로 부임한 오영우 회장(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출신)과 이경배 부회장(새정치국민회의 중앙당후원회 사무총장 출신), 황용배 상임감사(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처장 출신), 김태규 사업이사(새정치국민회의 연수원 상근 부원장) 등 경영진이 정치성과 지역성이라는 잣대로 직원들을 편파적으로 해고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 이로 인해 해직된 마사회 직원들은 승복할 수 없다면서 법원에 소송을 걸었고 그 과정에 살생부 명단 문건이 언론에 공개돼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서생현 전회장이 오 전회장의 뒤를 이어 마사회장으로 부임했을 때도 이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사건의 내막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무려 50여 가지에 달하는 마사회 개혁작업을 이끈 뒤 “내 할 일은 다했다”며 물러난 서 전회장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가 물러난 이후 ‘복마전’의 대명사로 불리던 마사회는 과연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는 서생현 전회장과는 인연이 있다. 그가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으로 있을 때 인터뷰를 하면서 지나치리만치 정직과 청렴을 강조하는 ‘특이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출세 지향주의와 금전 만능주의가 난무하는 우리 사회에서 그같은 사람이 어떻게 ‘낙하산 인사’의 전형인 공기업 사장으로 발탁돼 일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실제 공기업 경영에 투영시킬 수 있는지 의아했다. 이것이 서 전회장의 경영철학을 눈여겨 살펴보게 된 이유다.

4월 초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펴 있을 무렵, 초야에 묻혀 살고 있는 서 전회장을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를 했다. 서 전회장이 개인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 않아 서울시내 다방과 공원을 오가면서 두 차례에 걸쳐 그의 얘기를 취재수첩에 담았음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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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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