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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도 읽기 좋은 청소년용 ‘과학자 시리즈’

  • 표정훈 < 출판칼럼니스트 >

성인도 읽기 좋은 청소년용 ‘과학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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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또 하나 각별하게 거론해야 할 사항이 있다. 외국에는 청소년 도서 전문 필자군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지호출판사의 시리즈 가운데 ‘생의 암호를 풀다 유전자: 진화론에서 DNA 지도까지’의 저자 네이선 아셍을 예로 들면 이렇다. 아셍은 미생물학을 연구하다가 청소년 도서 전문 집필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과학·역사·생물학·사회 문제·스포츠·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청소년 도서 160여 권을 집필했다.

같은 시리즈의 ‘더 멀리 더 가까이 통신: 봉화에서 인터넷까지’를 집필한 토마스 슈트라이스구트는 예일대학을 졸업한 뒤 교사, 편집자, 기자, 작가로 일했으며 청소년 및 성인용 논픽션 도서 50여 권을 집필했다.

어린이, 청소년 도서 전문 필자라면 헨드릭 빌렘 반 룬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인류사화’(아테네, 1956) ‘인류의 역사’(범조사, 1977) ‘아버지가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들녘, 1994) ‘사람 이야기’(보고 싶은 책, 1997) 등의 다른 제목으로 여러 차례 출간된 바 있는 그의 ‘인류 이야기’(전3권, 아이필드, 2002)는 청소년 도서의 모범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이 책의 원서(The Story of Mankind)는 미국 도서관협회가 미국 어린이 도서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뉴베리상(Newbery Medal)의 제1회 수상작(1922)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독일 뮌헨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AP통신 기자로 활동하기도 한 반 룬은 역사가로서의 자신의 목표를 ‘역사의 대중화 및 인간화’로 설정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가수이자 작가, 배우인 프란체스코 구치니가 반 룬을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으니, 그의 책이 전세계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미친 영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목표를 가장 성공적으로 실현시킨 책이 바로 ‘인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각별한 고백을 들어보자.

“역사책을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다면 나는 애초부터 이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한 5년간 도서관의 케케묵은 자료더미 속에서 지낼 수 있을 만큼 부지런한 사람이라면 모든 시기, 모든 나라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들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묵직한 책을 써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이 책의 목적이 아니다. 출판사는 리듬을 가진 역사책을 내고 싶어했다. 그러니까 걷기보다는 뜀박질하는 이야기책을 말이다.”



위에서 거론한 두 시리즈와 ‘인류 이야기’가 모두 번역서라는 사실, 더구나 ‘인류 이야기’의 경우 80년 전에 출간된 책이라는 사실은, 청소년의 감수성과 이해력에 적합한 글쓰기를 하는 전문적인 필자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 현실을 반영한다.

출판사에서 청소년 도서를 기획하고자 해도 필자를 구하기 힘들어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청소년 도서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독서문화 및 출판문화 전체 차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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