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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기자의 월드컵 리포트

맨땅? 조급증? 기본기? 결국 지도자가 문제다

왜 골문 앞에서 똥볼을 차는가

  • 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맨땅? 조급증? 기본기? 결국 지도자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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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페널티에어리어 10m 정도 바깥쪽에 공이 있을 때 상대 수비는 결정적인 패스나 슛을 때리지 못하게 신경을 쓸 뿐 비교적 수비가 느슨하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으로 공을 가지고 들어가면 상대 수비는 필사적으로 공을 뺏으려고 한다. 이때 슛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극히 낮다. 상대 수비 2, 3명이 함께 달려들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예측을 뒤엎는 플레이가 훨씬 효과적이다. 이러한 의표를 찌르는 패스 한방으로 동료가 상대 키퍼와 일대일이 되거나 때로는 골이 되는 것이다.”

한국축구계의 맏형 이회택 감독도 뜬 공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사실 우리 선수들의 모든 슛이 다 불안하지만 이중에서도 뜬 공에 대한 슛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거의 홈런성 ‘똥볼’이다. 근래 K리그에서 간혹 발리슛이 나오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엉겁결에 잘 맞아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으로 몸이 뻣뻣하다. 힘으로 때리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 프로리그에서 터지는 ‘뜬 공 슛’만 봐도 부드럽고 정확하고 강하다.



‘이겨야 한다’가 문제


이회택 감독은 말한다.



“한국축구의 골 결정력을 선진축구와 비교해보면 그들과 우리 선수들은 근본적으로 배운 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이 바닥에 닿았을 때 차는 것과 10㎝와 20㎝ 높이에서 차는 것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 줄 아는가? 우리 선수들은 그런 점을 충분히 배우지 못했다. 또 우리 선수들은 응용력이나 상황판단력이 모자란다. 그것은 초등학교부터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각급학교 축구대회에 가보면 오늘 오후 5시에 경기하고 내일 아침 10시에 또 뛰도록 시간표가 나온다. 그러니 이기려면 지구력밖에 없는 거다. 10년, 20년 후에 아이들이 어떤 기술을 쓸까 따위를 고민할 틈이 없다. 98프랑스월드컵 때 반짝했던 스타들은 지금 다 뭘 하나. 이동국 고종수 등이 기대주로 각광받았지만 믿을 만한 선수로 성장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익기도 전에 일찌감치 시들어버렸다. 사실 일본이 16강에 진출하고 우리는 떨어지고, 뭐 이런 게 무서운 게 아니다. 자 한번 20년, 30년 후를 생각해보자. 일본은 물론이고 이제 중국도 우리와 거의 대등한 팀으로 성장했다. 중국 프로축구 열기는 무시무시하다. 월드컵에서 우리팀이 16강에 올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 프로축구팀 중 몇 팀이나 남을 것 같나. 그렇다고 16강에 올라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 2, 3일 지나면 사람들은 모두 잊어버릴 것이다. 막말로 16강과 한국축구 발전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컵 대회 때 프랑스와 브라질이 수원에서 경기를 가졌는데 관중석이 다 안 찼다. 이런 상황에서 16강을 바라보는 게 어리석은 일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쳤을 때 한국선수들은 골을 잘 넣을까. 선진축구선수들은 그런 경우 95% 이상 확실하게 해결한다. 한마디로 히딩크 감독이 말하는 ‘킬러역할’을 해낸다. 한국선수들은 솔직히 10개 중 3개도 넣지 못한다. 어이없는 ‘똥볼’을 날리기 일쑤이거나 골키퍼의 가슴에 안겨다준다. 왜 그럴까?

네덜란드에서 영입한 한국축구지도자 전문강사(director of coaching) 로버트 레네 앨버츠는 “한국선수들은 빠르고 투지도 넘치는데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경기템포가 빨라지고 허둥거려 조직력이 깨지고 어이없는 슛을 남발한다”고 지적했다.

이 방면으로 세계에서 제일 가는 잉글랜드 마이클 오언의 얘기가 빠질 수 없다. 그는 바람같이 빠르다. 그래서 쉽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친다. 하지만 그는 어김없이 해치운다. 거의 실수하는 법이 없다.

“수비수에게 제압당하고 있을 때는 수비수로부터 멀리 있는 쪽의 발로 공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몸을 방패로 쓸 수 있고, 상대 수비는 태클을 걸기 힘들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 잉글랜드-아르헨티나 경기에서 내 오른쪽에 있던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패스를 받아 아르헨티나 수비수 두 명을 순간적으로 따돌렸다.

그러자 내 앞에는 아르헨티나 수비수가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때 측면으로 달려들고 있는 동료 폴 숄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그가 나를 대신해서 공을 드리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득점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골포스트를 향해 달렸고 결국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되었다. 골키퍼가 빈틈을 보이자 난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스피드가 빠른 난 골키퍼와 일대일 승부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친 상황에서 골키퍼를 제압하는 방법은 많다. 골키퍼는 자세를 움직이지 않고 가능한 한 끝까지 버티려고 한다. 이럴 땐 우선 가장 좋은 슈팅 타임을 순간적으로 정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골키퍼가 적절한 위치를 잡기 전에 재빨리 슛을 해야 한다. 슛 할 때는 절대 위쪽을 보지 말고 공을 주시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공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 만약 골키퍼가 골라인에서 벗어나 포스트 뒤로 충분한 거리가 있고, 슈팅하는 선수와도 떨어져 있다면 골키퍼 머리 위로 공을 낮게 올려 찰 수도 있다. 이때는 아주 정확하면서도 대담하고 신중해야 한다. 한쪽 골포스트로 비스듬히 접근할 때 가장 좋은 슈팅은 골키퍼가 있는 곳에서 먼쪽의 골포스트로 슛을 날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골키퍼가 수비하기 어렵고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경우 리바운드된 공을 득점으로 연결할 기회가 생긴다. 골키퍼가 돌진해 나오면서 공격수의 발쪽으로 몸을 던지면 골키퍼보다 먼저 움직여 가능한 한 골키퍼를 당황하게 만들어야 한다. 골키퍼가 몸을 던지면 발등이나 발끝을 사용하여 골키퍼의 몸 위로 공을 넘겨야 한다. 슛동작을 취하면서 발의 안쪽이나 바깥쪽을 이용하여 공을 드리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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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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