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남·북방계간 혼혈은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이루어졌다고 봅니까?
“이는 현대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얼굴 특징이 언제부터 나타났는가 하는 문제와도 결부되지요. 현대 한국인의 얼굴 특징은 전체적으로 납작해졌다는 점인데, 특히 코 밑 부분(비하부)이 납작해져서 오목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 사람들은 코 밑 지점에서 귀까지의 투영적 직선 거리가 세계 어느나라 사람보다도 짧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런 점들은 주변의 여러 민족과 뚜렷이 구별됩니다.
그런데 이런 생김새의 인골들은 대략 6~7세기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짚어봅시다. 먼저 그 전 시기의 인골들은 남방계나 북방계 모두 윗니와 아랫니가 앞에서 볼 때 완전히 일치합니다. 그래서 이가 맷돌로 간 것처럼 나란히 닳게 됩니다. 그러나 7세기 이후의 인골과 현대 한국인은 아랫니가 들어가서 윗니에 덮인 상태예요. 두상에서도 남방계적 특징(정수리가 낮은 대신 양 옆이 볼록한 땅콩형)이 전체적으로 북방계의 특징(정수리가 높은 고구마형) 쪽으로 일반화합니다. 대신 광대뼈가 넓지 않은 고구마형 북방계에서도 광대뼈가 두드러지게 넓어지는 쪽으로 일반화합니다. 즉 정수리가 높고, 중안이 오목하고, 아래턱이 위턱에 덮이고, 광대뼈가 넓어진 현대 한국인의 특징들은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된 겁니다.
―6~7세기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저는 인골을 관찰하면서 왜 이 시기부터 변화가 생기는 걸까 하고 의문을 가졌어요. 음식 문화나 생활 양식이 바뀌었나 추측해보다가, 우리 역사책을 보니까 바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676년)하던 시대였어요. 그래서 저는 6~7세기 이후에 갑자기 유전자 혼입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마도 신라의 삼국통일과 관련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통일 신라 이전에는 신분간 통혼이 극히 제한돼 있었는데, 삼국 통일과 더불어 기존 신분 계층이 붕괴됨으로써 남·북방계간 혼혈이 활발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과거 2000년 동안 중국 등지로부터 주로 서해를 통해 화남계 종족들이 계속 유입되고, 또 전쟁 등으로 한반도 내의 인구이동이 가속되면서 점차 복잡다기한 남·북방계간 혼혈이 일어나, 오늘의 북방계 및 남방계 그리고 중간형의 한국인이 탄생했을 것입니다.”
남·북방계간 혼혈과 관련해 조교수는 독특한 주장을 전개한다. 우리의 단군 신화와 고구려건국 신화 등이 바로 남·북방계의 혼혈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는 것. 북방계 환웅이 남방계 토착민의 딸이자 곰 토템족의 여인과 결혼해 단군을 낳았으며, 북방계 해모수가 강가의 남방계 토착민인 하백의 딸을 아내로 맞아 주몽을 낳았다는 사실이 신화로 윤색됐다는 풀이다.
또 이는 비단 지배층의 경우만 아니라 우리나라 각지에서 채집되는 ‘두꺼비 신랑’ 설화도 민간에서의 북방계와 남방계 융화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두꺼비 신랑설화의 배경은 항상 어촌인데, 남쪽으로 내려와 풍토에 맞지 않아 피부병이 생긴 북방계 인물(두꺼비)이 남방계인의 집에 사위로 들어와 적응하여 사는 과정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방에 살던 사람들이 남방에 오면 가장 쉽게 걸리는 것이 피부병이다.
반대로 북방계는 남방계 사람들에게 폐결핵을 옮겨 남방계 인구가 많이 줄어들게 되고, 아마도 계속 밀려오는 북방계에 의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남방계도 많았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신석기 패총 문화의 주인공인 남방계들과 일본의 오키나와 사람들이 혈연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사실도 밝혀졌다는 것.
어떻든 조교수는 북방계 및 남방계, 그리고 중국쪽의 화남계 귀화인들의 유입 경로와 배합 비율에 따라 한반도의 ‘유전자 풀’이 달라지고, 정착성 농경 생활 이후로 반경 4km 이내(남녀간 성 페로몬이 발산되는 거리)의 동네 결혼에 의해 지역적 얼굴 특징도 생겼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반도 서북지방 출신 중에는 얼굴이 고구마형으로 길고 이마 발제선(헤어라인)이 둥근 형의 출현율이 높고, 동북지방에는 이마가 낮은 형이, 동남 지역에는 눈이 가늘고 작거나 반대로 쌍꺼풀에 큰 눈을 가진 얼굴이 많고, 서남 지역에서는 중안과 하안의 길이가 긴 얼굴의 출현 빈도가 높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바로 지역 내에서 유전자 상승 작용을 했다는 증거라는 것.
얼굴 달라지면 문화도 달라진다
―우리나라에는 ‘지역 감정’이란 게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얼굴형과도 연계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나요?
“전 지역에 남·북방계가 골고루 섞여 있는 상황이니 혈통을 따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지역 감정 문제는 정치적 왜곡이겠지요. 다만 지역마다 얼굴이 조금씩 다른 특징이 문화적으로 개성미를 띠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장승은 어디서나 동네 수호신이라는 동일한 기능을 갖지만 그 생김새는 지역마다 달라요. 경상도 장승은 눈이 동그랗고 크며, 주먹코에 진한 눈썹과 수염이 강조돼 있습니다. 전라남도 장승도 이와 비슷하긴 하나 눈·코·입의 크기가 약간씩 작습니다. 그러나 경기도 장승은 눈이 작고 코가 길며, 콧방울은 아예 표현되지 않았어요. 충청도 장승은 눈·코·입이 오밀조밀하고, 강원도 장승은 눈이 가로로 길게 찢어졌으며, 전라북도 장승은 이들 장승의 중간형으로 조각돼 있어요. 이들 장승은 정확히 그 지역인의 얼굴 특징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장승과 비슷한 것으로 제주의 돌하루방은 아예 남방계적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눈이 크고 동그란 데다 주먹코에, 이마에는 가로주름 하나가 뚜렷합니다. 보통 사람은 이마 주름이 세 개인데, 가로주름 하나가 뚜렷한 사람은 주로 제주도와 전남지역에서 나와요.”
조교수는 이런 지역적 특성은 우리나라의 음악에서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북방계형이 많은 평안도, 경기도(서북지방)에는 코허리가 높아서 비강이 넓은 사람이 많다. 이는 콧소리가 특징인 서도 민요(서도창)을 만들어낸다. 반면 남방계형이 많은 전남(서남지방)에는 중안과 하안이 큰 형, 즉 입천장이 깊은 사람이 많다. 이는 곡조에 고저 장단의 변화가 뚜렷하고 목을 눌러내는 소리와 목놓아 부르는 소리 등 창법의 기교가 많은 남도 민요(남도창)을 만들어낸다.
또 판소리가 호남에서 발달한 것도 이유가 있다. 판소리는 서양의 벨칸토와는 달리 주로 구강을 공명시켜 발성을 하는데, 호남사람들처럼 중·하안부가 크면 상악동(上顎洞)과 구강 특히 인후강이 넓어서 이런 안면 발성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유럽인 중에서는 이탈리아인에 이런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 성악은 ‘마스케라(안면 발성)’를 특징으로 삼는다.
북방계 미인에서 남방계 미인으로
그러나 조교수는 지역별로 북방계가 우세하거나 남방계가 우세한 편차는 있어도 한반도 전체로는 북방계가 단연 압도적인 것 역시 사실이라고 한다. 이는 고대 국가가 발생한 이후 조선까지 북방계가 주도하던 시대적 상황에서 벌어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재미있는 점은 북방계가 리드하던 시대에는 미인 역시 북방계적 인자가 많은 여성을 꼽았다는 것이다.
“미인의 얼굴형을 구분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턱의 크기입니다. 한국 여성과 일본여성의 평균 턱 크기(코 밑에서 턱 밑까지의 투영적 수직 거리)를 비교해보면, 일본 여성은 65mm인데 반해 한국인은 67mm로 더 크고 좌우의 폭도 큽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에게 한국인다운 얼굴을 고르라고 주문하면 주로 턱이 큰 특징을 단서로 삼습니다. 턱이 큰 것은 북방계적 인자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한국인은 큰 턱이 눈에 익숙하기 때문에, 즉 이와 같은 ‘시각적 평균상’이 미인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턱이 둥글고 큰 형을 미인으로 여겼습니다. 이른바 ‘부잣집 맏며느리’처럼 큰 턱에 눈·코·입이 작은 북방계형이 한국인의 미인관으로 작용해 뇌에서 쾌감을 일으키는 겁니다. 지금도 7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이런 얼굴이 미인으로 지지받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의 10~20대는 이런 얼굴형을 미인으로 치지 않아요.”
―그러면 미인의 개념도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겁니까?
“당연하지요. 미인관을 결정하는 것은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시각적인 평균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복 이후부터 미인관이 바뀌게 되는데, 물질적으로 우리보다 앞섰던 서양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좋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중에서는 서양 사람들하고 닮은 형이 남방계 형인데, 이전까지 별로 인정받지 못하던 남방계 미인들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특히 60~70년대 고도 성장기에는 활동적인 여성상도 새로운 미인으로 등장하는데, 이 역시 남방계 여성의 특징입니다. 남방계는 눈과 입이 크고, 얼굴도 가운데 부분이 넓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고 활동적인 인상을 줍니다. 30~50대 한국 남성들은 대개 이마와 코와 턱의 비율이 1:1:1로 같은, 남방계적 요소를 가진 서구형 여성을 미인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서 10~20대의 경우는 TV나 만화 주인공처럼 눈이 크고, 턱이 작고, 코는 오똑한 ‘광고형 미인관’이 시각적 평균상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요즘 아이들의 턱이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도 자신들의 미인관 형성에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요즘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김희선 등 젊은 탤런트들은 한결같이 턱이 작고 눈·코·입이 큰 얼굴형이다. 채시라, 채림, 김혜수 등이 모두 남방계적 특질이 강한 탤런트들이다. 이에 비해 심은하는 남방계와 북방계의 중간형인데도 북방계적 고전미를 보이는 것은 턱이 발달했기 때문. 전형적인 북방계로는 신은경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여하간 신세대형의 미적 감각을 가진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대신 북방계형의 미인관을 가진 구세대 수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서구형과 남방계형 미인이 우리 사회를 주도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미스코리아 역사에서도 눈에 띄게 드러난다. 조교수에 의하면 70~80년대만 해도 미스코리아 진·선·미 중에서 진은 대개 북방계 미인이 차지했는데, 점점 세월이 흐를수록 북방계 미인이 ‘진’ 자리에서 밀려나는 대신 남방계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97년 미스코리아 진은 이마가 약간 좁고 턱이 다소 큰 북방계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중안부에서 콧마루가 그렇게 높지 않고 얼굴이 약간 넓은 편으로 남방계적 특징을 보입니다. 즉 남방계와 북방계의 중간형 미인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98년에 이르면 진·선·미 모두 남방계형이에요. 또 99년 미스코리아 진은 서구형 얼굴이에요. 이마가 뾰족하고 코가 좁고 높고, 얼굴이 전체적으로 볼록한 유럽형 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여성을 굳이 따지자면 유럽인자가 강한 알타이형 북방계입니다. 바로 2300년전 황석리 고분의 인골과 비슷한 유전 형질을 갖고 있어요.”
충청도에 중간형이 많다
기자는 내친 김에 우리나라 정치인의 관상도 평해줄 것을 부탁했다. 먼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승만 대통령은 얼굴 표면의 굴곡이 적고, 이목구비가 크지 않으나, 이마가 높고 긴 얼굴로 주로 평안도 지방에 많은 북방계다. 그런데 김일성도 같은 평안도형 얼굴이긴 하지만 눈썹이 진하고 이마가 가로로 넓으며 얼굴이 볼록한 것이 남방계로서, 이승만 대통령과는 대조된다. 또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은 북방계와 남방계의 중간형인데 북방계에 가까운 얼굴이다.
북방계 대통령으로는 이승만 대통령 외에 김영삼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경남지역에 많은 북방계 얼굴. 북방계는 평안도 내륙에서 한반도를 내륙으로 종단해 김해까지 이어지는데, 위도상으로는 남쪽인 김해에 의외로 북방계형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경남형 북방계 얼굴은 박찬종씨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길고 평평한 얼굴, 수평이 흐린 눈썹, 세로로 넓은 이마 등이 특징이다.
반면에 남방계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북 내륙형 얼굴인데, 인중이 길고 콧방울이 뚜렷한 점이 남방계적 특징을 띠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은 대머리(주로 남방계에서 대머리가 발생함)인 데다 큰 콧방울을 하고 있어 남방계다. 그리고 현직의 김대중 대통령은 머리카락이 가늘어 북방계적 요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남방계적 특징이 더 우세하다. 참고로 이희호 여사는 알타이형 북방계로, 중안이 길고 코끝이 뾰족하고 콧방울이 작고 얼굴이 볼록한 특징이 있다. 자민련의 박태준 총재 역시 전형적인 남방계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중간형 대통령으로는 노태우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경북 내륙에는 북쪽에서 이주해 내려온 북방계와 선주하던 남방계의 중간형이 아직도 많은데, 노태우 대통령은 실제로 정확히 중간형이다. 전형적인 남방계 얼굴과 전형적인 북방계 얼굴을 그려 평균을 내면 딱 노태우 대통령의 얼굴이 나온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중간형 얼굴이 가장 많은 곳은 충청도를 꼽을 수 있다. 옛날부터 충청권은 북방계와 남방계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황해를 건너온 귀화인들이 지속적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중간형 얼굴이 많은 편이다. 김종필 총리와 김총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자민련 김용환의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장 총재는 남방계와 북방계가 모자이크된 중간형이다. 이마가 높고, 모발이 가는 편이고, 눈썹 숱이 많지 않은 점은 북방계인데 이마에 M자로 난 발제선이나 흰 머리가 많고, 왼쪽 눈에 쌍꺼풀이 있는 점은 남방계적 특징이다.
북방계는 우뇌, 남방계는 좌뇌 발달
―한국인이 북방계와 남방계로 나뉜다는 것이 한국인의 기원을 밝혀주는 형질인류학적 의미 외에 다른 특별한 뜻이 있습니까?
“그것 참, 이제야 물어보는군요. 기자 양반이 21세기 한국인의 바람직한 얼굴을 알고 싶다고 했는데, 언제 그 말을 꺼낼지 기다렸거든요(웃음). 안기자 얼굴을 다시 한번 봅시다. 북방계인 안기자는 이마에서 오른쪽 부분이 발달해 있어요(실제로 이마를 만져보니 오른쪽 이마가 왼쪽보다 도드라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의 이마를 자세히 보면 좌우가 바른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대개 북방계는 오른쪽이 큽니다만 사실은 왼쪽이 작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거예요. 어떻든 오른쪽 이마가 크다는 것은 우뇌가 발달했다는 뜻이지요. 반대로 남방계 사람들은 대체로 좌뇌가 발달했어요.
그런데 이마의 좌우 불균형 정도는 곧 그 사람의 정보조합 기능의 좌우차로 볼 수 있어요.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로저 스페리 교수의 ‘좌·우뇌의 기능 분화설’에 의하면 좌뇌는 언어뇌로 순차, 논리·수리를 담당하는 이성뇌이고, 우뇌는 감각뇌로 시각·청각의 직관적 정보 처리를 맡은 감성뇌입니다. 이것은 북방계와 남방계가 기질적으로 다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교수는 우리나라 재벌 회장들의 얼굴을 비교해가면서 북방계와 남방계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현대그룹의 정주영명혜회장은 북방계 얼굴입니다. 북방계는 대개 경험적인 감각, 시각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어요. 현대그룹이 바다를 막아서 논을 만든 아산만 간척사업이나, 정회장이 북한에 소를 직접 몰고 가는 발상,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은 매우 시각적인 발상입니다. 또 북방계는 예술적 감각이 있으나 합리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습니다. 현대와 삼성그룹을 비교한 어느 책에서 ‘현대 기질’을 화끈하고 인간적이라고 묘사한 점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겁니다.
반면에 지금은 실패한 경영자로 지목된 대우그룹의 김우중회장은 남방계의 전형적인 얼굴입니다. 남방계는 언어와 수리를 통한 추상적 사고를 하는 습성이 있어요. 그런데 김회장의 대우그룹은 본시 숫자와 문서에 의해 일이 이루어지는 추상적인 사업인 무역으로 성장했어요. 또 남방계형은 손재주가 없는 대신 논리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북방계와 남방계의 중간형이 바로 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입니다. 중간형에서는 유전자 조합상 우뇌와 좌뇌의 정보 연합이 잘 되는 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요. 중간형인 이건희회장의 이런 뇌쓰기가 삼성반도체의 추진력의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중간형에서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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