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 개혁이냐 경륜이냐 서울은 고민중 - 노무현·김민석 대 이회창·이명박의 대결 될 듯
지금까지 치러진 두 번의 민선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연거푸 승리했다. 초대 조순 시장과 2대 고건 시장이 민주당 간판으로 나서서 승리를 거두었다. 한나라당은 각각 정원식 후보와 최병렬 후보를 내세워 맞섰지만 실패만 거듭하고 말았다.
평민당 이후 DJ가 이끄는 정당은 국회의원 선거 결과 한번도 국회 다수당이 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두 차례 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당선시킴으로써 지자체 선거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나타냈다.
세번째 서울시장 선거 대결의 여야 주자는 김민석(金民錫·38) 의원과 이명박(李明博·60) 전의원으로 결정됐다. 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김의원을 내세웠고, 한나라당은 유력한 경쟁자인 홍사덕 의원의 경선불참으로 이 전의원을 추대 형식으로 선출했다.
민주당은 수성(守成)하는 입장이고 한나라당은 이번에야말로 서울을 빼앗겠다는 각오다. 이런 겉으로 드러난 선거전의 양상 외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흥행에 성공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우선 서울시장 선거판세는 수도권 선거에도 영향을 끼친다. 서울을 잡는 정당이 나머지 지역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인데 실제 지난번 지방선거 때도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여야의 후보가 ‘극과 극’이라는 점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30대 후반의 개혁성향인 김민석 의원과 보수성향의 60대 이명박 전의원은 공통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만큼 대조적이다.
‘극과 극’의 두 후보
서울시장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그 결과가 곧바로 12월 대선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민석 의원은 여러 면에서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달리는 노무현 고문과 유사하다. 이명박 전의원은 이회창 총재와 이미지가 닮아 있다. 따라서 정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는 곧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노무현 바람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서울로 향하고 있다.
김민석 의원 진영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전의원에게 한 차례도 밀린 적이 없다고 한다.
김의원 진영의 김민석(金珉錫) 공보특보는 “올초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해지기 전에 홍사덕 의원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는 접전을 펼쳤지만 이명박 전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김의원이 압도적 우의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4월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근소한 차이나마 김의원은 우세를 유지했다. 김의원 진영에서는 지금과 같은 기조로만 선거전이 전개된다면 승리를 장담한다는 분위기다.
반면 이명박 전의원 진영은 “최근 들어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따라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한다”는 것이다. 이 전의원 진영 이화복 공보특보는 “최근 노무현 바람이 불면서 서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본격적으로 두 사람이 전면에 나서는 선거전이 시작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측은 ‘새로운 비전’ ‘창조적인 추진력’ ‘진취적이고 따뜻한 정책을 펴는 시장’ 등 김의원의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알리는 표현들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반면 이명박 전의원측은 ‘경제활성화로 활기찬 서울’ ‘동아시아 거점 경제도시로 육성’ ‘경영마인드를 갖춘 CEO시장’ 등 이 전의원의 경제전문가 이미지와 경륜을 강조하는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양 진영 모두 스스로 아킬레스건이라 생각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김의원측은 “1000만 서울시민의 리더로는 너무 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이 전의원측은 “서민 시장이라 하기에는 너무 재산이 많은 것 아니냐”는 평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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