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마권 판매 매출액 6조원을 돌파한 한국마사회. 황금알을 낳는 공기업이라서 그런지 역대 정권 대대로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즐겨 찾아와 둥지를 틀던 곳이다. ‘물좋은 자리’로 알려진 마사회장직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오경의 전회장에서 DJ정부의 윤영호 현회장에 이르기까지 무려 다섯번째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 곳으로 유명하다.
1998년 DJ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공기업 구조조정에서 ‘마사회 살생부’ 파문으로 구설수에 오른 오영우 전회장의 뒤를 이어 2000년 초 마사회 수장으로 부임했다가 10개월 만에 돌연 사임한 서생현(徐生鉉·66) 전회장. 그 역시 육군장성 출신이지만 여느 낙하산 인사들과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김영삼정부 시절 석탄공사 사장을 맡은 이후 현정부 들어서서 광업진흥공사 사장을 거쳐 마사회 회장을 역임하기까지 무려 3개의 공기업 경영을 맡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것도 ‘빽’이나 ‘연줄’이 아닌 공기업 CEO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됐다. 실제로 그는 이른바 ‘서생현식(式)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독특한 경영능력을 발휘해 적자 상태의 석탄공사와 광업진흥공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바 있다. 또 얼마든지 의원 배지를 달 수 있는 전남 광양에서의 국회의원 출마 권유도, 각종 이권 및 청탁 거절로 고향 사람들로부터 인심을 잃었다는 이유로 손사래를 친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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