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사관학교 홍보 위한 공청회와 예정된 파행
‘합동성’은 작전 운용 영역이지 친분·학연 문제 아냐
통합은 수단일 뿐, “어떻게 싸울 것인가”부터 답해야
항공우주력과 사이버전력 중심으로 전쟁 패러다임 변화
선진국은 우주사관학교 창설하고 재분리로 방향 전환
초연결 가상 캠퍼스로 실질적 합동성 구현 가능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의 속도’가 아니라 ‘검증의 깊이’

황성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예비역 중장)은 공사 33기로 임관해 현역 시절 3045시간의 비행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했다. 제3훈련비행단장·공중전투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제49대 공사교장·공군 참모차장, 공군 작전사령관을 지내고 2020년 11월에 전역했다. 조영철 기자
8월 5일에는 청와대가 직접 나섰다.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군종 장교들이 군대를 거의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가끔씩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절단 내고 난 다음에는 아무런 책임도 안 지고”라며 “통합을 하면 이럴 가능성이 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안 장관에게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국방부는 2025년 9월부터 사관학교 교육체계 개편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운영된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는 통합본교와 각 군 사관학교를 연계하는 ‘2+2 형태의 네트워크형 통합(저학년은 국군사관학교에서 공통 교육, 고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군별 전문교육)’을 제시했다. 2025년 9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 연구’를 수행한 한국국방연구원은 올 1~2월에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49.1%가 통합에 찬성(반대 21%, 보통 29.9%)했으나, 사관생도들은 91.3%가 통합에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8월 2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첫 공청회.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신속하고 강력하게 통합 추진하라”
통합 반대 측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국회에 제기된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에 관한 청원’은 기간(청원서 공개 이후 30일 이내) 내 5만 명의 동의를 채우지 못하고 종료됐지만, 6월에 제기된 ‘육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지방 이전 추진 중단 촉구에 관한 청원’에는 14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8월 2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첫 공청회는 야유와 고성이 난무하며 아수라장 공청회라는 오점을 남겼으나 정부의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 브레이크를 걸고,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지금까지는 여론전에서 통합 반대파가 승기를 잡고 있다. 7~8월에 진행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찬성은 30% 중반에 그쳤으나, 반대는 50%를 상회했다. 통합의 효율성보다 각 군의 전문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국민 여론에서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와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8월 30일 단행된 개각에서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로 육사 출신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명했다.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는 통합 추진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듯하다. 강 후보자는 지명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래의 사관학교도 대한민국의 사관학교일 것”이라는 모호한 화법으로 쟁점을 비켜갔지만, 10월로 예정된 국군사관학교 창설 상세 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다. 첫 공청회에는 국방부 장관과 차관이 모두 불참해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강 후보자가 직접 나서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의 근거를 설명하고 통합 속도를 조절하면서 반대 측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월 10일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는 강 후보자에게 공개서한을 띄웠다. 공개서한에서 “사관학교 통합의 명분으로 합동성 강화, 미래전 대비, 인구절벽, 효율성, 전작권 전환 등이 제시되고 있으나 어느 하나도 세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쳐야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의 속도가 아니라 검증의 깊이”라며 통합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합동성은 각 군 전문성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전 운용 영역
황성진(64)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예비역 중장)은 공사 33기로 임관해 3045시간의 비행경력을 쌓은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다. 제3훈련비행단장·공중전투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제49대 공사 교장, 공군 참모차장, 공군 작전사령관을 지내고 2020년 11월에 전역했다.“내가 연합작전, 합동작전, 평생 작전만 하고 산 사람이에요. 통합 명분이 ‘합동성 강화’인데 어려서부터 함께 공부해서 친해지면 합동성이 생깁니까. 합동성은 그런 개념이 아니에요. 조선시대에는 육군 해군 합동작전이란 게 없었어요. 육지에서 해상을 지원할 능력이 없고, 해상에서 육지를 지원할 능력이 없었으니까요. 무기체계가 발달하고 군종별로 타 영역을 지원할 능력이 생기니까 합동성이란 개념이 나온 겁니다. 합동작전을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해요. 첫째 각 군이 남을 도와줄 능력과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 서로 통신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지휘통제 체계가 구축돼야 하고, 셋째 통일되고 표준화된 작전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가 구축되면 일면식도 없는 한국 공군 조종사와 미군 포병이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겁니다.”
9월 11일 ‘신동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황 장군은 공군의 시각에서 정부가 밀어붙이는 사관학교 통폐합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감한 시기에 공사 총동창회장을 맡았다.
“공사 총동창회는 매년 한 기수가 동기회를 맡아 봉사하는 ‘기수별 연차 이관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가 33기 차례고, 관례상 해당 기수의 현역 시절 최고 선임자가 회장직을 맡는다.”
최근 사관학교 통합 문제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국방 발전과 사관학교 교육 혁신이라는 대의에는 깊이 공감한다. 다만 혁신의 수단이 반드시 ‘통합’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안보와 교육 차원의 엄격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를 위해 연초부터 자문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반대의견을 개진해 왔고, 지난 7월 2차 자문위에서 ‘통합 반대’라는 동문 전체의 총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총동창회 산하에 ‘정책 대응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정부 통합 논리의 문제점을 검증하고 동문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강 후보자가 “미래의 사관학교도 대한민국의 사관학교다”라고 했는데 어떤 취지의 발언이라고 생각하나.
“미래의 사관학교가 물리적 완전 통합인지, 현 체제 유지하에 내실 있는 개혁인지,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인지 청문회 과정을 통해 정확히 확인해 봐야 알 수 있다. 다만 국방정책의 최고 책임자이자 군통수권자의 안보자문관이 될 분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국민적 공감대와 엄밀한 군사적 검증이 부족한 정책을 단지 통수권자의 뜻이라는 이유만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방장관은 오직 국가안보와 군사적 당위성에 입각해 정책의 타당성을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그 정책의 후과는 개인이 아닌 국가 전체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의 최우선 명분으로 ‘합동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국방부는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쳐 친분을 쌓아야 합동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지만, 합동성의 본질을 오해한 접근이다. 합동성의 본질은 친분이나 학연이 아니라, 각 군의 고유한 전문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작전 운용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동작전이 완벽히 작동하려면 세 가지 요인이 핵심이다. 첫째 각 군이 갖춘 독보적 전문성과 능력, 둘째 이를 조화롭게 통합하는 지휘통제 체계, 셋째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표준화된 작전 절차다.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다면, 평소 일면식 없는 한국 공군 조종사와 미군 포병 장교라 할지라도 현장에서 즉시 완벽한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같은 본질을 외면하고 외형적 통합에만 치중해 각 군의 고유한 전문성을 약화시킨다면, 오히려 합동성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및 육군사관학교 이전 반대 집회. 뉴스1
항공우주력과 사이버전력 중심으로 전쟁 패러다임 변화
생도 수로만 보면 공사는 육사의 3분의 2 수준인 데다 병력 규모와 역사적 배경 때문에 통합 사관학교가 출범할 경우 육군 편향성이나 공군의 독립적 작전 운용에 대한 우려는 없나.“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고 안보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돼야 할 대목이다. 인원과 인프라 면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육군 중심으로 통합될 경우, 사회학적인 ‘규모의 중력’이 작동해 교육과정과 조직문화가 지상전 프레임으로 흡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작전사상의 종속 가능성이다. 공군은 3차원 공중과 우주라는 특수한 영역을 다루는 전력인데 자칫 지상전 중심의 육군을 지원하는 한정된 수준으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
전쟁의 패러다임이 지상전 중심에서 항공우주력과 사이버전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서 장교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은 무엇인가.
“현대와 미래의 전장은 기술과 무기체계의 발전으로 육·해·공군뿐만 아니라 우주, 사이버, 전자기까지 포함하는 ‘전 영역 작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장 환경에서 군 장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바로 ‘독보적인 영역별 전문성’과 이를 초연결 네트워크로 묶어내는 ‘융합력’이다. 전 영역 작전의 성패는 이 전문성과 융합력의 곱셈, 즉 승수효과에 달려 있다. 어설픈 통합교육으로 각 군의 전문성이 반 토막 난다면 아무리 잘 결합해도 전체 전투력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각 군 고유의 전문성을 해치는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은 미래 전장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약화시키는 역설을 초래할 수 있다.”
공군사관학교는 단순한 훈련기관을 넘어 비행역학, 항공우주공학, 전자전 등 첨단 과학기술 교육을 하고 있다. 통합 체제에서 하향평준화의 위험이 있다고 보나.
“공군 장교가 다루는 전장은 최첨단 무기체계와 초고속 공간이기에 단연 독보적인 기술적 전문성이 생명이다. 청주 성무대는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비행적성훈련과 생환훈련, 항공의료관리 등 공군만의 특화교육을 4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공교육 역시 위성과 무인기, 드론 분야를 1학년 기본이론부터 4학년 제작·발사 실습까지 단계별로 고도화해 운영한다. 만약 통합으로 인해 공통과정이 늘어난다면 정교하게 짜인 4년 특성화 체계는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기초 공통교육에 치중하면서 공군 고유의 첨단 전문성이 하향평준화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공군 전투력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다.”
37대 공군작전사령관직을 수행한 경험으로 공군의 무기체계 중심의 문화가 육군의 지상전 문화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달라.
“지상 작전이 지형지물을 활용해 기동과 화력을 융합하는 ‘인간 중심의 제대 작전’이라면 공군의 작전은 첨단 플랫폼과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의 시스템(system of systmes) 기반 작전이다. 지상전의 최소 단위가 분대원과 전투의지라면, 공군은 전투기·C4I(공군전술체계로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를 가리킴)가 최소 단위를 이룬다. 전투기 출격 시 조종사 개인의 역량을 넘어 정비·무장·관제·정보 요원이 한 몸처럼 움직이고, 조기경보기와 데이터링크로 실시간 전장 정보를 공유한다. 또한 탄도탄 요격작전은 조기경보레이더의 탐지, 작전통제소의 할당, 방공포대의 발사까지 초단위 자동화 네트워크로 수행된다. 이처럼 공군은 개인의 역량보다 체계의 신뢰성과 데이터의 정밀한 결합을 최우선시하는 고유의 시스템 중심 문화 DNA를 지니고 있다.”
통합 체제가 장기적으로 공사의 우수 자원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공사 지원자들은 단순히 군인이 되는 수준을 넘어 입학 전부터 조종사와 항공우주 전문가라는 확실한 꿈을 가진 자원이다. 통합교육으로 공군장교에 특화된 전문화 교육이 줄어든다면 수험생과 학부모는 꿈을 실현할 교육적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해 지원을 기피하거나 민간 대학으로 발길을 돌릴 개연성이 크다. 입시 현장에서 공군사관학교라는 독자적 브랜드와 4년간의 독보적인 전문교육 체계는 상위권 자원을 끌어당기는 핵심 유인책이다. 결국 지원 단계에서부터 확실한 정체성과 특화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공군은 우수 자원 확보에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군사 선진국이 우주사관학교 창설하고 방향 전환하는 이유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 인력 양성을 위한 우주사관학교 창설 추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군사 선진국들이 공군사관학교를 분리해 독립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항공우주력의 본질적 특수성 때문이다. 3차원 고속 환경을 다루는 공군력은 비행역학, 위성, 우주작전 등 특화된 공학교육이 필수적이어서, 지상적 프레임으로는 항공우주 전략가를 키워낼 수 없다. 나아가 현대전이 우주 영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선진국들은 오히려 공군의 독자성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미 공사는 우주군 장교 양성을 전담하고 있고, 프랑스 공사 역시 공군 및 우주군 사관학교로 명칭과 기능을 확대 재편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은 공중 및 우주 작전에 필요한 독자적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국방대로 물리적 통합이 아닌 행정적·학술적 통합을 하고, 해군사관학교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등 자국 환경에 맞는 양성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모델이 대한민국 군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네덜란드 모델의 핵심은 캠퍼스를 합치는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각 사관학교의 연구와 학위 업무만을 전담하는 국방대를 신설해 묶어준 연합체계라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국방대는 2005년 출범했는데 각 사관학교의 고유한 캠퍼스와 특화교육은 유지하면서 국가 공인 학위 발급과 교수진 연구 지원 기능만 전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모델이 우리 군에 주는 시사점은 첫째, 막대한 이전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단일 캠퍼스를 신설하지 않고도 조직적 보완을 통해 현안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공중과 해양 등 각 군 고유의 작전환경에 맞는 특화된 교육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전력 정예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네덜란드 사례는 사관학교 개편의 정답이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각 군의 독립성과 작전적 특성을 존중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연합체계에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캐나다처럼 예산 절감을 이유로 사관학교를 통합했던 국가나 교육 후 각 군으로 흩어지는 방위대학 체제를 운영하는 국가의 사례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내가 졸업한 캐나다 합동참모대학 사례만 보더라도 예산 절감을 이유로 추진한 3군 통폐합은 각 군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해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 캐나다는 수십 년에 걸쳐 해·공군 명칭을 재복원하고 각 군 전문사령부를 재설립하는 등 막대한 후속 비용을 치러야 했다. 일본 방위대학교 역시 4년간의 통합교육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소속 군으로 갈라지면서 진급과 보상을 둘러싼 자군중심주의를 막지 못했다. 임관 후 생존을 결정짓는 소속 군의 문화에 동화되는 것은 조직행동론적으로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군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은, 양성기관을 합쳐 얻는 소액의 예산 절감에 비해 전문성 파괴로 인한 전력 약화와 재복구 비용이 비할 데 없이 크다는 것이다.”
물리적 통합 대신 학점교류, 합동 군사학 과목 개설, 주기적 합동훈련 확대 등 소프트웨어적 협력을 내실화하자고 주장했다. 이 대안으로 3군의 진정한 합동성을 끌어올릴 수 있나.
“미래전에 필요한 인재는 자기 군의 전문성 위에 타 군의 능력을 연결하는 ‘T자형 장교’다. 이 대안은 사관학교 단계에서 각 군의 기본기를 먼저 닦은 뒤 소프트웨어적 협력으로 합동성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가장 명쾌한 길이다. 첫째, 사관학교 교육은 분리 운영을 유지하되 교과과정의 연계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물리적 통합 대신 학점교류, 교차 강의, AI·우주 등 공통기술 소양교육과 합동 가상 워게임(war game)을 확대해 자군 분야의 실전형 기본기와 타 영역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추게 하는 것이다. 둘째, 초연결 가상 캠퍼스를 구축해 물리적 이전을 뛰어넘는 실질적 합동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3D 가상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면 생도들은 이동 없이도 실시간 학술 교류와 전 영역 작전 가상훈련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수조 원의 예산을 절감함은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상시 최신 무기체계 훈련환경을 유지하는 최고의 대안이 될 것이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이전 비용만 3조 원, 반면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300억 원 남짓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국가안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이런 예산이 미래 전력을 위해 어떻게 투자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사관학교 통합과 이전에 소모될 수조 원의 예산은 단순 신축비 외에도 기존 시설 재배치, 훈련장 이동, 전환 비용 등 막대한 숨은 비용이 따르게 될 것이다. 이 예산이 당장 시급한 국가안보 전력 확보에 전환돼 집중 투입돼야 한다. 공군 입장에서 우선순위는 명확하다. 첫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감시·탐지할 정보감시정찰 자산의 확보다. 둘째, 적의 공격으로부터 기지를 지킬 방공망과 충분한 항공 탄약을 확보해 현존 전력을 완성해야 한다. 셋째, 이러한 기반 위에서 AI 유인·무인 복합체계(MUM-T)와 우주전력 등 미래첨단전력으로 단계적으로 진화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전력 발전 순서다. 소모적인 건물 이전에 재원을 낭비하기보다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전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국가재정 운용의 타당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8일 한미 정례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에 맞춰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전시작전권의 임기 내 환수를 당초 정부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국방력을 더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작전 능력의 전방위적 고도화, 또 이를 함께 이뤄낼 인재 육성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라며 “통합적인 작전 능력을 갖춘 간부를 길러내기 위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준비도 흔들림 없이 진행해 달라”고 했다. 청와대는 여전히 검증의 깊이 대신 속도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