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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1·23 연평도 도발 그 후

[정밀분석] 팥소 없는 찐빵 닮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I-war 억지력이 불안하다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정밀분석] 팥소 없는 찐빵 닮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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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빈손으로 테러 잡겠다는 꼴”
  • ● 정보보안 취약한 ‘스마트 정부’를 어이할꼬
  • ● 北 I-war 전력 실체는…
  • ● “주무비서관? 없다”
[정밀분석] 팥소 없는 찐빵 닮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상상해보자. 여성 종업원이 옆에 앉는 카페에서 3시간 넘게 떠들었다. 격 낮은 대화를 나누면서 신나게 놀았다. 아내가 집에서 대화를 모조리 엿들었다. 끔찍한 일이다. 불가능하다고?

2010년 4월5일 최경환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 장관 스마트폰으로 e메일이 전송됐다. 평범한 문서처럼 보였다. e메일을 열어본 순간 해킹·도청 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최 장관이 회의실에서 전화통화를 하자 대화내용이 노트북에 녹음됐다. 통화를 마친 후에도 엿듣기가 계속됐다. 스마트폰이 회의실 대화를 밖으로 전하는 스피커 구실을 한 것이다.

지경부 회의실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실제 상황은 아니다. 최 장관이 보안전문가를 불러 스마트폰 보안을 실험한 것이다. 청와대는 2010년 상반기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려고 했으나 보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을 유보했다. 지경부 실험이 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 일화를 전해준 안보당국 고위인사는 “안보문제를 다룬 청와대 회의를 북한이 엿들었다 치자. 끔찍한 일 아닌가”라고 했다. 지급이 보류된 후 자비로 스마트폰을 구입해 사용하는 청와대 보좌진이 적지 않다. 보안이 염려된다고 스마트폰을 쓰지 말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GPS 수신 장애



사이버전(cyber warfare) 시대가 열렸다. △화력 우위→정보 우위 △플랫폼 중심→네트워크 중심으로 전장 환경이 바뀌고 있다. 컴퓨터 기술 발달로 군사 전력이 정보 시스템에 의존한다. 국방정보 체계가 공격받으면 지휘통제, 임무수행이 타격받는다. 민간 상대 사이버 테러는 공격받은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다.

첨단무기는 위성유도시스템(GPS)을 기반으로 적을 타격한다. GPS에 결함을 일으키거나 체계를 파괴하면 첨단무기는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연평도 도발 때 북한이 GPS를 교란하는 전자전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국방부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북한이 네트워크, GPS를 공격하는 전력을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이 무기를 팔고자 베네수엘라 정부에 제시한 리스트에 GPS 교란 장치가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신동아’ 2010년 6월호 “정보당국의 ‘북한 어뢰 능력 추적’ 총력전” 제하 기사 참조). 국방부는 2010년 8월 서해에서 발생한 GPS 수신 장애를 북한 소행으로 판단했다.

북한은 I-war를 수행해 사회 운영 시스템, 무기체계가 첨단화한 한국을 타격할 수 있다. 반면 북한에는 한국이 공격할 곳이 별로 없다. 사이버 인프라가 열악해서다. 전자전은 북한이 확보한 비대칭전력인 것이다. I-war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으면서 약소국이 강대국을 공격하는 최적 수단으로 평가된다.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박영욱 교수는 미래전(未來戰)의 특징으로 △육·해·공·우주·사이버 5차원전 △네트워크전 △정보전 및 사이버전 △장사정 정밀 타격전 △비대칭전 등을 꼽았다. 이어지는 박 교수 설명.

“수신전파를 방해·교란하는 재밍(jamming)은 큰돈, 기술을 들이지 않고 확보가 가능하다. 24w급 재머를 공중에서 송출하면 남한 대부분 지역의 GPS 수신이 제한될 것이다. 국군 C4I(지휘통제통신전산정보체계)를 원거리에서 타격하는 전자기펄스(ENP)나 발생장치기술은 북한이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新)기술이 등장하면 국가안보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한국은 I-war, 전자전 준비를 잘해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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