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가덕도 동남권 신국제공항 조감도.
“신공항은 동남권만의 일은 아닙니다. 국가 전체로 볼 때,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볼 때 허브공항이 인천공항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대두됐습니다.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제대로 된 허브공항을 가져야 세계도시로 발전할 수 있어요. 기업이 투자결정을 할 때도 인근에 공항이 있는지를 따집니다.”
허브공항이어야 하는 이유
허브(hub)는 원래 바퀴의 중심이라는 뜻이므로 허브공항은 그 공항을 중심으로 항공노선이 바큇살처럼 퍼져나가는 것을 일컫는다. 즉 허브공항은 여러 나라 항공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되거나,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부산은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부산신항, 국제산업물류도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해서 동남권 최대의 물류거점을 형성하고 지속가능한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컨벤션 산업 등 국제 비즈니스 산업과 관광업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겁니다.”
▼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두고 지자체 간에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 지자체는 밀양이 접근성, 항공수요 등에서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가덕도에는 해안공항을 건설할 수 있으므로 우선 안전하고, 소음에서 자유로우며 쉽게 시공할 수 있지요. 산지나 농지 훼손 없이 매립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환경훼손이나 토지보상 등에 따른 민원도 없을 것입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비용도 훨씬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일본,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을 봐도 허브공항은 해안에 위치해 있지 않습니까? 인천공항의 입지선정과정 역시 무엇보다 공항의 기능을 우선한 결과임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밀양은 산봉우리 16개 정도를 깎아내야 합니다. 깎아내야 할 산 중에는 신어산, 무척산, 덕암산 같은 김해·창녕의 명산이 들어 있고요. 무엇보다 산 절취에 따른 토사량만 최소 2억5000만㎥ 이상으로, 15t 덤프트럭이 하루 1000대 이상, 휴일 없이 가동해도 10년 이상이 걸립니다. 절취공사와 토사운반에 따른 엄청난 진동, 분진, 소음을 생각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공사지요.
이런 무리한 공사를 했다 하더라도 공항 양 옆의 산봉우리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밀양 같은 분지에는 안개가 자주 끼는데, 이럴 때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에 굉장한 위험을 주는 것입니다. 일본의 나리타 공항이 그런 형편입니다. 밀양은 활주로 북측 1Km 안에 하남읍 같은 주거지역이 있어 주민만 6000세대에 이릅니다. 김해공항은 600 세대의 소음피해로 24시간 운영을 못하고 있는데, 밀양은 어떻겠습니까? 공항을 24시간 운영하지 못하는 것은 국제관문공항의 결정적 결함일 겁니다.
물론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밀양보다 거리가 멀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대구에서 고속철도인 KTX를 연결할 경우 40분 거리에 가덕도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인천공항 이용하는 거리나, 대구에서 가덕도 공항 이용하는 거리가 비슷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신공항 입지선정 문제를 객관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두 지역이 계속 대립하면 결정이 미뤄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입니다. 서로 물러설 수 없다면, 부산과 대구 경북에서 추천받은 전문가들이 공개적인 토론을 하면 좋겠어요. 신공항이 과연 어디에 들어서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