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사학(私學)이 운동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장 오정석<동래학원 이사장>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사학(私學)이 운동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2/4
“사학(私學)이 운동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동래학원 교정

▼ 섭섭하겠습니다.

“화가 나서 땅을 치고 싶습니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이들이 극히 일부의 잘못을 꼬집으면서 전체 사학을 매도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소방대원 한 명이 안전검사하면서 2만원을 받았다고 칩시다. 소방대원들이 얼마나 고생합니까? 한 명이 잘못했다고 소방대원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몰아세워선 안 되죠. 사학법인도 이와 같습니다. 오래된 사학들은 정부가 학교 세울 돈이 부족할 때 나라를 위해 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존경받기는커녕 학교를 세운 그날부터 잠재적 범죄자 취급받습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남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성범죄 소지가 있다면서 전자발찌를 채우는 꼴입니다. 범죄를 저질렀다면 채워야겠죠. 잘못한 것도 없는데 태어나자마자 전자발찌를 채우면 어떤 기분이겠습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일 아닌가요.”

▼ 사전규제를 사후규제로 바꿔야 한다는 거군요.

“지금의 사학법은 ‘사악법’입니다. 후진적 사전규제를 없애야 해요. 부정, 비리는 형법으로 처벌하면 됩니다. 1963년 사립학교법을 제정한 이래 41회에 걸쳐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쪽,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쪽을 넘나들면서 법이 바뀌었지만 넓게 보면 자율보다는 통제와 규제 쪽으로 흘렀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입안한 사립학교법은 그중 최악입니다.”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법”



사립학교법을 폐지하고 사학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게 사학계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사학계 의견을 일부 수용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 사학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뭡니까.

“현행 사립학교법은 사학을 지원·육성하는 법이 아니라 규제하는 법입니다. 조항 몇 개를 개정하는 것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사립학교를 규제·감독 대상이 아닌 진흥·지원 대상으로 여겨야 해요. 사학의 자율적 운영과 발전은 교육을 선진화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바탕이 됩니다. 사학이 다양한 건학이념에 따라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할 수 있게끔 국회와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 규제나 감독 없이 학교법인 마음대로 사학을 운영하겠다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학교법인 마음대로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해도 학교 운영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교육청 감시·감독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학생, 학부모가 문제 있는 사학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형법도 허투루 있는 게 아니고요. 비리를 척결하는 것과 사립학교법 전면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얘기예요. 교육당국 감독을 받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비리, 부정을 엄벌하는 사후규제를 도입하자는 겁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자주성, 특수성을 제한함으로써 학교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외부 감사제 도입, 교원노조·교육당국 감사 강화 등을 통해 사학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사학진흥법 제정 요구는 과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의견을 모두 반영해 법을 제정해달라는 건 아닙니다. 학교 설립자가 존중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들어달라는 거예요. 명예, 자존심을 깔아뭉개지 말고, 보람을 느끼게 해달라는 겁니다. 사학진흥법을 준비하면서 일본·중국·대만 법률을 검토했습니다. 사학계 요구가 결코 과한 게 아닙니다. 중국 정부만큼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주의를 표방한 중국도 우리처럼 사립학교를 옥죄지 않습니다. 중국보다 규제가 훨씬 많아요. 위헌·독소조항이라고 꼽은 부분은 중국·일본·대만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조항입니다. 사립학교법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법이에요.”

2/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사학(私學)이 운동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