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길을 바꾸거나 뜻을 변치 말아야 한다” 경고
격하된 북·중 동반자 관계, 무시당한 ‘군사 교류’
러-우 전쟁 끝자락, 다시 중국 필요해진 북한 경제
중국이 두만강으로 동해 진출하면 우리에겐 대재앙
중국 벽에 막혀 김주애 후계자 공인 못 받아
북핵 위협 현실화, 韓 독자적 북핵 대응력 키워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8~9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위원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처럼 회담 내용이 부실했다”고 혹평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조중우호협정이란 사실상 군사동맹이 있는데도 그보다 아래 개념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조한 것은 블랙코미디”라고 지적했다.
북·중 정상회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8일 북한 평양에 있는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해 조 위원은 “2인자 행세를 하던 김주애가 이번 시진핑 방북 때 코빼기도 못 내민 것은 후계 구도를 대외적으로 공인받으려던 김정은이 중국의 벽에 막혀 내상을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중 정상회담 이튿날인 6월 10일 오전 조 위원과 나눈 대담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7년 만에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마디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왕이 외교부장을 비롯해 외교·경제·국방 분야의 핵심 참모들이 총출동했고, 펑리위안 여사까지 동행해 외견상 화려해 보였다. 양 정상이 환하게 웃고, 포옹하고, 기념식수도 하고, 시 주석이 돌아가서 감사 전문까지 보내며 혈맹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양국 간의 깊은 불신과 애증, 그리고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계산이 깔린 겉치레에 불과했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혹평하나.
“지난해 9월 김정은이 갑자기 베이징을 방문하기 전까지 양국은 사실상 ‘원수’처럼 지냈다. 일례로 2018년 3월 김정은이 다롄을 방문했을 때, 방투섬 해변에 두 정상의 발자국을 기념하는 동판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을 중국이 시멘트로 덮어버렸다. 북한도 시진핑 주석이 보낸 연하장을 노동신문 1면도 아닌 3면에, 그것도 라오스나 콩고 같은 나라들과 묶어 ‘시진핑’ 이름도 없이 여러 나라 중 하나로 보도했다.”
북·중 사이가 그처럼 악화했던 원인이 뭔가.
“북·러 밀착 때문이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까지 하면서 러시아 쪽으로 붙지 않았나. 중국 입장에서는 그게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보는 거다.”
조 위원은 북·러가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은 게 북·중 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통적으로 북·중 간에는 ‘조중 우호 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이라는 강력한 군사동맹이 체결돼 있었다. 그 조약에 따라 중국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에 들어올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북·러가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으며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부활시켜 이제는 러시아 군대도 유사시 한반도에 합법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이 독점해 온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반토막 난 것이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뚜껑이 열릴 상황이 된 거다.”
북·중 관계를 보통 순망치한(脣亡齒寒)의 혈맹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가.
“원래 북·중은 관계가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했다. 결정적으로 양국 관계가 틀어지게 된 계기는 2017년 2월, 중국이 보호하고 있던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을 김정은이 말레이시아에서 암살한 것이다. 북한 대외무역의 9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처지에서 중국 없이는 경제가 안 돌아간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정은 체제를 갈아치울 수 있는 가장 위협적 세력이 바로 중국이다. 서로 필요하지만 양국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조 위원은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크게 고마워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며 광복 직후 북한과 중국 관계에서 그 연원을 찾았다.
“김일성이 소련군 지원을 받아 북한에 정권을 세운 게 1945년이고, 마오쩌둥이 중국을 건국한 게 1949년이다. 4년 동안 마오쩌둥은 국공내전을 치르는 게릴라였고, 김일성은 이미 한 국가의 지도자였다. 당시 중국 동북 전쟁 때 김일성이 마오쩌둥 군대에 막대한 군사 지원을 해줬다. 부상병들을 북한에서 치료해 주고 소총도 2만 정 넘게 지원했다. 그래서 북한 지도부는 ‘우리 아니었으면 오늘날 중국공산당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모양새는 중국이 ‘갑’ 같아 보여도, 북한은 철저하게 자주외교를 외치며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9일 북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시진핑의 경고’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시 주석의 답방이 늦어진 것에 대해 조 위원은 “김정은이 상당한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양국의 껄끄러운 관계 회복을 위해 김정은이 지난해 9월 베이징을 찾았고, 이번에 시 주석이 답방을 했다. 그런데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이 베이징을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이 한국 대통령을 두 번이나 먼저 만나고 나서야 김정은을 만나러 왔으니 김정은 입장에서 중국 외교의 무게중심이 북한이 아닌 한국에 쏠려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외교 무게중심이 한국에 쏠린 원인은 무엇인가.
“중·일 충돌 때문이다. (2025년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군사개입을 공언하며 중국과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나.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우군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일본도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안동을 방문하면서 한일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동북아에서 빅픽처가 펼쳐지는 동안 북한이 순위에서 살짝 밀려나 있다.”
조 위원은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6월 8일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시 주석의 기고문 내용을 깊이 있게 음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길을 바꾸거나 뜻을 변치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북·중 양국 사이가 좋은 혈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그런 표현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길을 바꾸거나 뜻을 변치 말라’는 표현에 담긴 시 주석의 진의(眞意)는 무엇인가.
“‘왜 자꾸 러시아에 기웃거리느냐’며 김정은에게 보내는 시 주석의 경고 성격이 강하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어불성설이다. 그동안 관계가 얼마나 나빴는지를 시인하는 꼴이다. 국가 간 조약 중 가장 센 단계가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나 조중 우호조약 같은 ‘군사동맹’이다. 일반 동반자, 포괄적 동반자, 포괄적 전략 동반자는 모두 하위 등급이다. 이미 최고 등급인 군사동맹인 관계에서 새삼스럽게 그보다 낮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궁색한 봉합이다”
양국 정상회담 보도에서도 온도 차도 뚜렷했다. 중국 매체들은 ‘군대 간 교류 강화’를 열심히 보도했는데, 북한 매체들은 이 대목을 완전히 무시했다. 이유가 뭔가.
“아주 예민한 부분이다. 군사협력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군사력 체급 자체가 게임이 안 되기 때문에 결국 북한 군부에 대한 중국의 개입력과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유사시 중국군이 북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중국은 결코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 과거 2017년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릴 때 유안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가 통과됐다. 이때 중국과 러시아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왜 그랬을까? 북한이 핵을 가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국에서 핵무장 여론이 일고, 일본이 핵을 가지려 하고, 결국 대만까지 핵무장으로 간다. 이건 중국 입장에서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핵 도미노의 악몽’이다. 약소국이 ‘사시미’ 칼(핵무기)을 들고 있으면 강대국 말을 안 듣는다. 중국은 북핵을 인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압박해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지 않다. 시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미국을 겨냥한 다극화, 포용적 경제, 세계화 같은 글로벌 전략을 강조했는데, 시진핑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북핵 문제는 빠져 있는 것이다.”
러시아 전쟁 끝자락, 다시 중국 필요해진 북한 경제
김정은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이유가 뭔가.“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쨌든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북한은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더는 자기들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이 있다. 게다가 대러 군사협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최악이다. 평양에 고층 빌딩이 많이 들어서서 전성기라고 선전하지만, 실제 북·중 교역량은 전성기 때의 3분의 2도 안 된다.”
북한이 건설업을 일으켜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건설에 돈을 쏟아부어 외형상 성장률을 끌어올릴 순 있다. 하지만 산업별로 살펴보면 전기, 가스, 수도 같은 필수 기간산업 성장률은 마이너스거나 0%대다. 불이 안 들어오고 수돗물이 안 나오는 고층 아파트만 지어 경제가 골병들고 있다. 러시아는 석유나 밀가루, 군사기술은 줄 수 있어도 제조업 기반이 없어 북한 경제에 필요한 물건을 제공하지 못한다. 결국 생필품과 자재를 얻으려면 다시 중국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출해권’ 문제가 언급되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조 위원은 “지난번 푸틴과 시진핑이 만났을 때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평양 회담에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동북아 지도를 보면 중국 동북 3성이 바다로 나가는 출구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만강 끝자락 딱 16㎞를 북한과 러시아 국경과 접하고 있어 중국이 동해로 나가지 못하는 게 중국의 한(恨)이다. 원래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연해주 일대는 청나라 땅이었고, 그전에는 우리 발해 땅이었다. 1858년 아이훈 조약과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러시아가 청나라의 약점을 잡아 한반도 5배 면적의 거대한 땅을 가져갔다. 중국은 지금 어떻게든 동해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 이 문제가 곧 시 주석의 숙원 사업처럼 돼 있다.”
중국의 동해 출해권 확보는 일본과 한국의 경제·안보 문제와도 직결되는 문제 아닌가.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이 물류를 명분으로 연해주로 밀고 들어오면 극동 지역이 포위되니까 두려운 거다. 그래서 푸틴이 시진핑에게 타협안으로 던진 게 ‘나진-하산 철교 밑 두만강 수로를 통해 동해로 나가봐라’고 했던 거다. 이게 되려면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도 동의해야 한다. 두만강 하구 다리들(철교, 자동차 도로) 교각 높이가 7~10m밖에 안 돼서 지금은 큰 배가 못 지나간다. 다리를 새로 지으려면 북한 허락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그 얘기가 쏙 빠졌다.”
조 위원은 “이 부분만큼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며 말을 이었다.
“북한이 러시아보다 중국을 훨씬 더 무서워한다는 방증이다. 이미 NLL 북쪽 동해 어장도 중국의 쌍끌이 어선들에 뺏겼고, 나진 선봉 부두도 중국과 러시아에 임대해 준 상황이다. 만약 두만강 물길까지 중국에 열어주면 북한이 중국에 종속된다는 것을 김정은도 아는 거다.”
만약 중국이 두만강을 뚫고 동해로 진출하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미치는가.
“우리에게는 대재앙이 될 수 있다. 안보적 위협은 차치하더라도, 현재 부산항이 세계 2위의 컨테이너 환적항인데 북극항로의 입구인 북한 동해안을 중국이 장악해 버리면 부산항의 물류경쟁력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면 합의 가능성은 없나.
“여름 휴가 시즌을 지켜봐야 한다. 북한이 새로 건설한 원산갈마 해양관광지구는 중국 관광객이 안 오면 망하는 구조다. 올여름 대규모 중국 관광객들이 원산으로 물밀듯 들어온다면, 동해 출해권과 관련해 무언가 주고받은 이면 합의가 있을 수 있으니 눈여겨봐야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10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중국이 김주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
이번 평양 북·중 정상회담에서 눈에 띈 또 다른 장면은 후계자로 낙점된 듯했던 딸 주애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퍼스트레이디 이설주 여사만 카메라에 잡혔는데.“이번 회담의 가장 뼈아픈 ‘블랙코미디’가 그것이다. 김주애는 평양 러시아 대사관 방문은 물론 지난해 9월 베이징 방문 때도 전용 열차에서 아빠 바로 다음에 내리며 외무상 최선희보다 앞선 서열을 과시했다. 그동안 내 기억에 100여 차례 넘게 언론에 나오며 2인자 행세를 했다. 그런데 정작 안마당인 평양에 시진핑이 왔을 때는 코빼기도 못 내민 것이다.”
중국 정부나 시 주석 측의 강력한 거부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나.
“정확하다.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정권에서의 ‘가족 권력 세습’을 아주 부정적으로 본다.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마오쩌둥 부인 장칭은 마오 사후에 문화대혁명을 주도해 중국을 파탄 낸 ‘4인방’과 권력 세습을 시도한 일이 있다. 덩샤오핑은 집권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이 4인방을 제거하고 가문 세습을 철저히 금지한 것이었다. 시진핑 주석 본인도 딸이 있지만 절대 대외적으로 노출하지 않는다. 시 주석은 현재 장기 집권을 하며 서방으로부터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의 전근대적인 어린 딸 세습 현장에 함께 찍혀 전 세계 언론에 나가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주애가 나오면 모든 카메라가 시진핑이 아닌 주애에게 쏠려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베이징에 주애가 따라갔을 때도 중국 관영 매체들은 단 한 컷도 보도하지 않았다. 아빠가 외교하는 동안 북한 대사관 방 안에서 갇혀 지냈다. 중국은 김주애를 아직 후계자로 승인하지 않고 있다. 또 사회주의국가에서는 노동당에 입당해야 정식 직책을 가질 수 있는데 2013년생 주애가 노동당에 입당하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때까지 중국은 철저히 주애를 무시할 거다. 김정은으로서는 후계자 구도를 대외적으로 공인받고 싶었겠지만, 중국의 벽에 막혀 깊은 내상을 입은 셈이다.”
한반도 안보 지형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는데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나.
“첫째,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이끌어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환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러시아는 파병 대가로 북핵을 묵인하는 쪽으로 건너갔고, 중국은 전략적 모호성 뒤로 숨었다. 둘째, 우리의 독자적 북핵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북핵 위협이 완전히 현실화했기 때문에, 우리도 명분을 갖고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본격화하고,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과거 같으면 중국이 길길이 날뛰어야 하지만, 북한이 명백한 원인을 제공해 우리가 치고 나갈 공간이 생겼다. 셋째, 부족한 확장 억제를 보완하기 위해 한미 핵협의체(NCG)를 비롯한 동맹 체제를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공고히 다져야 한다.”
북한은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중국에 의존할수록 자주권을 잃고 종속된다. 지금 압록강의 신압록강대교 왕복 4차선 도로가 완공됐는데도 북한이 몇 년째 막아두는 이유가 뭔지 아나. 거대한 중국 물류가 밀고 들어오면 체제가 완전히 흡수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거다. 반면 과거 남북 관계는 어땠나. 개성공단을 만들고 금강산에 200만 명이 관광을 갔지만 북한 정권이 우리에게 종속됐나. 전혀 아니었다. 말 통하는 최고급 노동력과 편리한 물류로 우리 기업도 돈을 벌고 북한 체제도 안전하게 이익을 챙겼다. 남북 간에는 종속의 두려움이 없다. 애꿎은 젊은 인민군 장병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북·러 밀착이나, 시진핑의 철저한 하위 파트너로 편입되는 북·중 회담은 북한의 미래에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결국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어게인’만이 한국과 북한이 공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지금’ ‘여기’ ‘우리’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지혜를 나눠주세요. 제 이메일은 jhkoo@donga.com입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고, 세상에 도움 되는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승강기 유지관리비 현실화, 안전 위한 필수 과제다”
李 대통령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피”…보유세 인상 예고
오세훈 5선·한동훈 부활·‘명픽’ 참패…6·3이 바꾼 정치 지형

















![[영상] 7년 만의 북‧중 정상회담, <br>곳곳에 드러난 혈맹 균열의 신호](https://dimg.donga.com/a/570/380/95/1/ugc/CDB/SHINDONGA/Article/6a/2f/a5/19/6a2fa5190283a0a0a0a.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