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 사 먹었는데…
1개당 1달러 → 10만 달러, 現 시가총액 ‘은(銀)’ 넘어
열심히 일해 경제적 자유 얻는 시대 지나
탈중앙화·제한 공급·보안성·자유도가 가치 올려
더는 투기꾼 장난감 아냐…새 경제 패러다임 마중물
![2011년 1개당 1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처음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Gettyimage]](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SHINDONGA/Article/67/c6/87/2e/67c6872e1ca4d2738276.jpg)
2011년 1개당 1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처음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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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약 1년 후인 2010년 5월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프로그래머 라즐로 핸예츠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역사적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는 인터넷 포럼을 통해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두 판을 사고 싶다”고 제안했고, 실제 누군가 1만 비트코인을 받고 피자 두 판을 배달해 줬다. 당시 한국 돈으로 5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 현재 시점 가격으로는 약 1조4000억 원어치 피자를 먹은 셈이다. 비트코인은 이렇게 아주 작고 호기심 어리게 출발했다.
이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1년 초에는 비트코인 한 개 값이 처음으로 1달러를 넘어서더니, 2013년 말에는 한때 1개당 10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2017년에는 전 세계적 투기 열풍 속에 2만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사상 최초로 10만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으로 성장했다.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프로그래머 라즐로 핸예츠가 인터넷 게시 글을 통해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을 구매했음을 알리고 있다. [비트코인 포럼]](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7/c6/87/da/67c687da146fd2738276.jpg)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프로그래머 라즐로 핸예츠가 인터넷 게시 글을 통해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을 구매했음을 알리고 있다. [비트코인 포럼]
수많은 비관론에도 1달러 → 10만 달러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전통적 자산인 ‘은’을 뛰어넘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피자와 바꿔줄 사람을 찾아야 했던 비트코인이 이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거대 자산으로 부상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수없이 많은 회의론과 냉소에 직면해야 했다.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곧 거품이 터져 사라질 것이다” “투기 광풍일 뿐 실체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 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존재한 짧은 역사 동안 수백 차례나 비트코인의 종말을 선언해 왔다.
지난 14년간 영미권 미디어와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은 죽었다”고 선언한 사례는 무려 476번이나 됐다. 그러나 그런 ‘부고 기사’가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은 더 높은 가치로 부활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가격 폭락과 회복을 수 차례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해 온 비트코인 그래프는 이를 믿고 버틴 사람들에게 큰 보상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까지 비트코인의 가치를 밀어 올린 걸까. 단순히 운이 좋은 ‘투기’였다고 보기엔 비트코인의 등장은 그 자체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나 정부 등의 중앙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 통화 시스템을 처음으로 구현했다. 2100만 개 한도로 발행량이 영원히 제한된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로운 희소 자산으로 설계되기도 했다.
또한 인터넷만 연결되면 전 세계 누구나 송금하고 결제할 수 있는 탈중앙화 금융(디파이·DeFi) 혁신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요컨대 비트코인의 등장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돈과 가치에 대해 갖고 있던 개념을 흔들어놓았고, 새로운 형태의 금융시스템 가능성을 열어줬다. 실제 암호화폐 친화적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현상은 그저 일시적 유행이나 도박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재편할 잠재력을 지닌 변혁적 혁신”이라고 평가한다.
경제에서 부의 흐름을 좌우하는 큰 축은 몇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정부다. 정부는 세금 정책이나 재정지출 등을 통해 부를 재분배한다. 둘째는 기술 기업이다. 새 기술이 등장하면 막대한 부가 창출되고, 이를 선점한 기업과 투자자들이 큰돈을 벌게 된다. 셋째는 노동, 즉 우리 개개인의 노력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지만, 노동만으로는 부를 크게 증식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땀 흘려 일하는 것만으론 부족한 시대

이런 상황이기에 성실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진짜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혁신은 이러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인터넷의 등장, 스마트폰 혁명 등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그 중심에 선 기업들의 주가는 폭발적으로 올랐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물결을 미리 읽은 사람들은 경제적 자유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1994)에서 주인공 포레스트(톰 행크스)는 군 시절 만난 선임의 조언으로 ‘어떤 과일 회사’ 주식을 사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과일 회사는 바로 현재 굴지의 기업 애플(Apple)이었고, 포레스트 검프는 그 덕분에 더는 돈 걱정을 하지 않게 된다. 기술혁신이 부의 지형을 바꾸고, 그 변화를 눈여겨본 사람들에게 보상을 준 사례로 볼 수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이 영화를 보고 포레스트 검프가 부러워 애플에 투자한 사람도 이후 돈 걱정 없이 살았으리라는 점이다. 영화가 개봉된 1994년 10월 애플의 주가는 0.3달러(주식 분할 반영가)에 불과했지만. 올해 2월 7일 기준 애플의 주가는 233달러다. 누군가가 영화 개봉 당시 영화 내용에 감명을 받아 애플 주식 1000만 원어치를 구매했다면, 지금은 약 78억 원이 돼 있을 것이다.
기회는 우리 옆에 항상 함께한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은 어떤 면에서 애플, 구글처럼 일종의 ‘기술혁신’이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 위에 탄생한 비트코인은 ‘화폐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초기부터 이를 눈여겨본 이들은 적지 않은 부를 축적했다. 이렇듯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땀 흘려 일한 돈을 잘 굴리는 것,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의 부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중요하다.
2년 전 은행 도산·주식 하락 시기에도 21% 상승
올해 국제경제와 정치 지형의 변화는 비트코인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암호화폐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과거 1기 행정부 시절 비트코인에 부정적 태도를 내비친 적도 있지만, 이번 2기 행정부에선 상황이 퍽 달라졌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옹호 성향이 뚜렷한 인사들을 경제 요직에 지명하며 친(親)암호화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무장관이자 억만장자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공개적으로 “크립토(암호화폐)는 곧 자유이며, 암호화폐 경제는 이제 주류가 될 것이다. 비트코인과 관련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역시 “나도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 우리 회사도 엄청나게 많이 갖고 있다”고 밝히는 등 비트코인에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러한 인물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끈다는 것은 그동안 미국 정부나 규제 당국과 마찰을 빚어왔던 암호화폐 업계에 정책 기조 변화가 찾아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미국 암호화폐 산업은 수년간 규제 당국과 법적 다툼을 벌여왔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규제 완화와 친시장적 정책을 통해 암호화폐 혁신을 장려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즉 미국발 호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미국 내부의 정치 변화뿐 아니라,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 역시 비트코인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졌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놓은 결과, 시중 자금이 폭증하면서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돈이 많이 풀리자 당연히 법정화폐의 가치는 떨어졌고, 한정된 공급을 가진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주식·부동산 같은 전통 자산은 물론이고,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실제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역사적 랠리를 펼치며 불과 1년 만에 250% 이상 폭등한 배경엔 대형 기관투자자들까지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金)”이라 하며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 매입에 나섰던 흐름이 자리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 물가 상승 국면은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부각하고 있다. 금과 마찬가지로 희소성·내구성을 지닌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이 심해질수록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금리정책 변화 및 전통 금융시스템 불안정 속에서 비트코인의 역할이다. 2022년부터 각국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그 결과 2023년에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크고 작은 파열음이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연이은 금리인상의 충격으로 일부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파산하는 일이 벌어졌고, 유럽의 유명 은행들도 위기설에 휘말렸다.
주식·채권 시장이 흔들리고 은행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입는 와중에 비트코인은 안전한 피난처로서 주목받았다. 예컨대 2023년 3월 미국 은행들의 연쇄 위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만에 21% 급등하며 오히려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가 1.4% 하락하고, 금 가격이 8%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단연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한 암호화폐 운용사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이 연쇄 뱅크런을 겪는 환경은 어쩌면 비트코인을 가져야 할 가장 결정적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즉 은행 없이 개인이 직접 자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중앙정부의 통화정책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성 등 기존 금융시스템의 불안 속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재조명됐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론 비트코인의 근본 원칙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나 정부, 어떤 개인도 통제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전 세계에 분산된 수많은 컴퓨터 노드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함께 운영하고 검증하기에 누구 하나 마음대로 시스템을 바꾸거나 조작할 수 없다.
비트코인 근본 원칙, 탈중앙화·유한 공급·보안성·자유
우리가 쓰는 원화나 달러 같은 법정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통제하지만, 비트코인에는 그와 같은 중앙 조정자가 없다. 이 분산형 P2P(Peer to Peer·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하는 것) 네트워크 덕분에 비트코인은 오로지 참여자들의 합의로만 움직이는 자율적 금융시스템이 됐다.
두 번째 원칙은 발행량 제한이다. 비트코인은 총 발행 개수가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 그 이상은 찍어낼 수 없다. 이는 금이나 은과 비슷한 희소성을 부여한다. 법정화폐는 경제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프로그램에 의해 공급이 통제된다. 이 공급 제한 덕분에 비트코인은 수요가 늘어나면 가치가 상승하는 디지털 희귀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실제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찾아오는 반감기(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거칠 때마다 희소성이 높아져 가격이 급등하곤 했다. ‘21세기의 금’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은 보안성·투명성이다. 비트코인 거래는 모두 블록체인상에 기록돼 공개된다. 누구나 거래 내역을 조회할 수 있지만 거래 당사자의 개인 신원은 드러나지 않는다. 즉 암호 기술로 안전하게 자산을 보호하면서도, 공개 장부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는 기존 금융시스템과 대조적이다. 기존 은행시스템에서는 돈을 송금하면 은행 장부에만 기록되고, 당사자는 그 거래가 이상 없이 수행됐음을 그저 신뢰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트코인에선 ‘신뢰’가 ‘기술’로 대체된다. 믿을 중앙기관이 없어도 수학적 알고리즘과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합의로 거래의 진실성을 담보한,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도록 설계된 이 ‘분산 장부’는 지난 10여 년간 단 한 번도 깨진 적이 없다. 이렇듯 보안성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스스로를 입증해 왔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이 구현하는 금융 자유 개념은 혁신적이다. 은행 계좌는 동결될 수 있고, 국가정책에 따라 자산이 제한당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개인이 자신의 전자지갑 열쇠(프라이빗 키)를 쥐고 있는 한 누구도 그 자산을 빼앗을 수 없다. 전 세계 어떤 정부나 은행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를 검열하거나 막을 수 없고, 이는 많은 사람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내가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비트코인을 통해 송금한다면 중개 은행의 승인도, 국가 간 환율 정산도 필요 없다. 스마트폰 하나로 몇 분 안에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금융시스템이 풀지 못한 문제들, 즉 높은 수수료·느린 속도·접근성 제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새 길을 제시한다. 아울러 은행 계좌가 없어도 인터넷만 되면 누구나 금융거래에 참여할 수 있고, 자기가 번 돈을 온전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용적 금융’의 가능성도 열어준다.
이는 전통 금융시스템에서 소외되었던 금융 비접근 인구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금자 보호가 미흡한 국가나 정치 불안으로 자산이 위협받는 지역에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고’로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튀르키예나 아르헨티나처럼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국민들이 비트코인 같은 자산으로 재산 가치를 지키려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개인이 자신의 자산을 스스로 지키고 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내세우는 탈중앙화, 유한 공급, 보안성, 자유 원칙은 단순한 기술적 특징이 아니라 미래 경제에 대한 새 철학이자 대안이다.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야 경제적 자유 가까워져
이제 비트코인은 더는 일부 ‘기술 마니아’나 ‘투기꾼’만의 장난감이 아니다. 지난 10여 년간 부침을 겪으며, 비트코인은 점차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금과 마찬가지로 희소성이 보장되고, 누구의 의지로도 함부로 그 총량을 늘릴 수 없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에 강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 어디서나 받아들여지는 보편성도 갖춰가고 있다.
향후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는 여전히 논란이지만, 몇 가지 뚜렷한 흐름은 예측해 볼 수 있다. 우선 비트코인은 금과 더불어 ‘이중 안전자산’으로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세계 유수의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일정 비율 비트코인을 편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서고 거래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이제는 하나의 독립된 ‘자산군(asset class)’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언젠가 글로벌 준(準)기축통화나 세계 공용 디지털 자산의 지위에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기술적 과제, 규제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만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이 21세기형 새로운 경제질서의 한 축으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으며, 그 가치와 쓰임새도 이에 따라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다. 처음 인터넷이 나왔을 때, 이를 두고 회의론자들은 “금방 사라질 유행”이라고 했지만 결국 인터넷은 세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비트코인 역시 처음엔 장난감 취급을 받았으나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경제 생태계를 이뤘다.
물론 가격변동성이 크다는 점, 각국의 규제 환경, 에너지 소비 이슈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이 만들어갈 경제의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투기 열풍이 아니라, 새 패러다임의 탄생으로서 비트코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역사를 관통하는 교훈은 인내심을 갖고 미래를 믿은 사람들이 결국 보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10년 전 비트코인을 비웃었던 이들은 지금 그 선택을 후회할지 모른다. 반면 가능성을 믿고 긴 안목으로 바라본 이들은 경제적 자유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제는 ‘향후 10년, 비트코인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라는 의문점에 다다랐다.
비트코인의 어제와 오늘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그 미래를 더 잘 준비할 수 있다. 변화의 흐름을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이해하고 대응한다면 비트코인이 열어가는 새 경제 시대에 모두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10년 뒤 비트코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