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보는 한국 문화의 문제점은 오히려 한국인보다 정확했다. “제가 한국에 온 것은 한국 사람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춤을 추고, 어떤 집에서 사는지 궁금해서입니다. 제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자주 가는 것은 탱고춤 때문입니다.”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문화적 다양성이 있기 때문이며, 서울 사람과 문화가 뉴욕과 다를 바가 없다면 자신이 서울에 올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사실 유럽의 뿌리와 근원, 그 매력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의 말 의미를 잘 알 수 있다. 유럽의 얼굴은 제국과 권력, 경제가 아니라 예술과 합리적인 세계에 대한 믿음과 정신이었다. 수십년 동안 압축 성장을 하며 경제 논리에 문화 정책은 뒷전이었던 한국. 엥홀름 전 당수는 새로운 시대에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가치롭게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돌아갔다.
◆글·최영재
◆사진·최문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