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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2002 大選戰 스타트

이인제·이회창 구도, 김중권·김덕룡 반격

  • 김기영 hades@donga.com

이인제·이회창 구도, 김중권·김덕룡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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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 참모진용 외에 민주당의 공조직도 김대표의 머리를 채워주고 있다. 먼저 대표비서실에는 김성호 대표비서실장 외에 8명의 당직자가 김대표를 보좌하고 있다. 이들은 기획위원회와 정책위원회에서는 수시로 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김대표에게 제출한다. 언론의 보도동향에 대해서는 대변인실에서 수시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안법 개정에 대해 유보적 견해를 보인 김대표의 재향군인회 연설의 경우, 당 정책위원회가 초안을 잡았다.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연설하는 대상에 따라, 필요할 경우 당의 공조직이 나서서 김대표의 연설문을 다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표의 당 장악력도 확고하다. 지난해 12월19일 대표취임 이후 김대표는 상임위별 민주당 의원 모임을 가졌고 최근까지는 국·실별 당직자들과 술자리를 겸한 저녁식사 모임도 가졌다. 당직자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서는 김대표가 직접 폭탄주를 ‘제조’해 돌리며 분위기를 이끌어 나간다고 한다. 이렇게 한바탕 당직자들과 어울리고 난 지금, 한나라당에서조차 “민주당 사람들 눈빛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결속력이 강해지는 동시에 김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확고해지고 있다는 것. 김대표 진영의 대권전략 핵심도 바로 이 대목이다.

현재까지 김대표는 그의 지론대로 당대표에 충실하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주위의 기대에 비해 사조직 확대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고 않는다. 그러나 김대표의 측근들은 당내 다른 후보들이 캠프를 늘려가는 것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다른 후보캠프는 어떠냐”며 “우리도 서둘러 진용을 갖춰야 할 텐데…” 하고 말꼬리를 흐렸다.

이런 참모진영의 조바심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지율에서 김대표가 아직은 선두권 후보에 크게 뒤져 있는 상황이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은 4%대였다.



지난해 12월21일 김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임명된 직후 여권 고위층에서는 영남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이회창 총재와 맞설 영남 출신 정치인들의 지지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응답자의 12.8%가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을 이총재의 대항마(對抗馬)로 지목했다. 노장관에 이어 정몽준(鄭夢準) 의원(11.0%),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부총재(9.0%) 순이다. 김대표는 강삼재 한나라당부총재, 김혁규 경남도지사에 이어 3.6%를 얻어 6위에 그쳤다. 대표 임명 직후라고는 하나 김대표에게는 참담한 결과였다.

김대표 진영에서는 “대표임명 후 두 달 사이 당을 틀어쥐고 정국을 돌파하는 김대표의 능력에 대해 TK지역의 여론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헌태 보좌역은 “김대표의 강한 여당론이 비록 민주당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직접적 효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영남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국을 주도한 사람이 김대표 아니냐. TK지역에서도 이런 여론이 확산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내 대권주자 선정과정에 주목을 끄는 것은 지난 2월15일 출범한 당내 연구소인 ‘국가경영전략연구소’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다른 정책연구도 하겠지만 주로 민주당의 정권재창출 전략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전임 서영훈(徐英勳) 대표 재임시절에 기획됐지만 그 혜택은 김대표가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캠프구축 선점한 이인제 최고위원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지난 1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가장 일찍 ‘캠프다운’ 캠프를 구축한 인물이다.

이최고위원의 대선 전진기지가 자리잡은 곳은 서울 여의도동 정우빌딩 5층. 이곳에 문을 연 ‘21세기 국가경쟁력연구회’(회장 김광두 서강대 교수)가 바로 그곳이다.

이 사무실을 총지휘하는 좌장(座長)은 한용상(韓墉相) 기획조정위원장. 한위원장은 CBS보도국장을 지낸 전직 언론인으로 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사촌동생이기도 하다.

한위원장은 일선 기자 시절 줄곧 정치부에서 일했는데 이최고위원과는 기자와 취재원 관계로 만나 친분을 쌓았고 연구회 개설과 함께 ‘이인제 캠프’에 합류했다.

한위원장을 정점으로 김창석·김부곤 특보와 최철규 보좌관 등이 연구회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박종선 전 신한국당 사회개발연구소 부소장이 특보로 영입돼, 각종 보고서 작성과 여론조사 분야를 맡고 있다.

연구회는 이최고위원의 일상적인 활동 지원 및 대권후보의 필수적 자질인 국가 운영전략 마련을 핵심업무로 삼고 있다. 연구회 회장을 맡은 김광두(金廣斗) 서강대교수(경제학)가 대권주자로서 이최고위원이 갖춰야 할 경제분야 정견 마련을 돕고 있다.

김교수는 70∼80년대 고도성장기에 우리경제를 이끌었던 경제관료 집단인 ‘서강학파’의 막내세대에 속하는 인물. 서강학파란 이론적 배경을 가진 학문집단이 아니라 정부의 경제정책수립과 집행에 참여한 서강대 교수출신의 관료집단을 가리키는 표현. 대표적 인물로는 80년대 초반 국무총리를 지낸 남덕우씨와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낸 김만제 한나라당 의원, 또 노태우 대통령 시절,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이승윤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서강학파 경제학자들은 철저한 성장론자로 서구식 경제근대화 모델을 토대로 대기업·중화학공업 중심주의, 수출지상주의, 선성장·후분배 등을 통한 압축성장을 지향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서강학파가 경제참모

바로 이 서강학파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김교수의 경제정책 운용방안은 김대중정권 경제팀의 정책기조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캠프 주변의 평가다. 이최고위원은 김교수를 중심으로 교수, 박사급 연구원들이 포함된 40여 명의 경제정책팀과 함께 이미 여러 차례 정책세미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이최고위원과 여론조사지지율에서 박빙의 선두경쟁을 벌이는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경제정책 자문단에도 서강학파가 상당수라는 점이다. 이총재는 각종 경제현안에 대해 남덕우 전총리, 김만제 의원, 김병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등 서강학파 원로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 이최고위원과 이총재는 각각 서강학파의 신·구세대 학자들을 경제정책 자문그룹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경제정책 외에 외교안보·통일·여성·노동 등 나머지 분야에도 이최고위원을 돕는 학자들이 포진해 있다. 구체적으로 최평길 연세대교수(행정학), 유찬열 덕성여대교수(정외과), 이성복 건국대교수(행정학), 윤창현 명지대교수(무역학) 등이 이최고위원의 정책자문에 응하고 있다.

이들 자문교수단 외에 통상외교관 출신 박태우 보좌관이 이최고위원 주변에서 정책을 보좌하고 있으며 언론인 출신 이창우 보좌관이 공보를 맡고 있다.

21세기 국가경쟁력연구회가 이최고위원 개인 홍보와 대권주자로서 필요한 정책적 능력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당내 대의원을 상대로 한 조직활동은 ‘21세기산악회’(수석부회장 최경선 전 경기도 정무부시장)라는 별도 모임에서 관리하고 있다. 서울 마포 대농빌딩에 사무실을 둔 이 산악회는 16개 지부, 147개의 지회에 5만 명의 회원을 둔 전국조직. 3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인데 그 첫 행사로 3000명 정도가 참여하는 산행대회를 대구 팔공산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최고위원 개인은 당진 방문 같은 민심탐방 이벤트를 계속 벌여 나갈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이최고위원의 자서전도 출간할 계획이며, 각계 전문가들과 토론을 통해 가다듬은 이최고위원의 국정운영방안을 담은 정책집도 같은 시기 출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한용상 기조위원장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총재와 대등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우리 캠프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회창 총재에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이최고위원인 것으로 확인된 이상 이제부터 특별대책을 수립해 대세론을 굳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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