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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화갑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별 합종연횡식 대권 쟁취는 안된다”

  • 송문홍 songmh@donga.com

“지역별 합종연횡식 대권 쟁취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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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최고위원께서 이번에 만난 미국인들이 앞으로 한미 관계에서 중요한 일을 할 텐데, 그분들은 대체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습니까?

“제가 주로 듣고 싶던 얘기도 부시 새 행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흔히 공화당이라면 북한에 마냥 퍼주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상호주의를 얘기하는데, 국내에서 야당의 시각이 바로 그런 것 아닙니까? 이번에 그걸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난 사람 중에서 우리 야당과 생각이 가장 비슷한 이는 누구였나요?(웃음)

“내 느낌으로는 리처드 솔로몬이 좀 그런 것 같았습니다. 솔로몬씨는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를 대동하고 중국을 방문한데 대해서, 군부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더군요.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인 아미티지씨는 햇볕정책이란 말보다는 포용정책이라는 말을 쓰는 게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우리 정부도 이미 그렇게 쓰고 있지 않았습니까? 아미티지 말은, 햇볕정책이라면 김정일 위원장 쪽에서 화답이 있어야 효과가 있는 게 아니냐, 그런데 만약 화답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김대통령의 정책이 일방적인 것이 될 염려가 있다, 그러니까 김 대통령에게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드리기 위해서라도 용어를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미국의 정책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라고 덧붙이면서요.



그래서 저도 ‘김대통령께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드린다’는 부분에 주목해서 ‘일리있는 말이다. 북한 역시 햇볕정책이라는 표현을 싫어해서 우리도 이미 포용정책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햇볕정책 용어 폐기 발언은 국내 언론보도를 통해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지요.

“사실 그 얘기가 신문 1면 톱에 실린다는 말을 듣고, 제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통사정을 했어요. 제가 흘린 얘기는 아니었지만, 외교통상부 쪽에서 보면 외교 책임자도 아닌 정치인이 분별없이 함부로 얘기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또, 이건 사적인 얘기 같지만, 대통령께서 볼 때 한화갑이가 사리분별이 있는 사람인데 저렇게 함부로 말을 하는가, 이런 인상을 받으면 나는 청와대 못 간다, 그러니 나를 좀 봐달라고 했어요. 참으로 곤혹스러웠어요.

나중에 아미티지도 그 보도와 관련해서 한국측 외교 당국에 미안하다고 전해왔습니다. 마치 자기가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것처럼 보도됐으니까. 그 일 뒤에 해리티지 재단 사람들이 서울에 왔는데, 제가 아미티지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거든요. 그 얘기가 전달됐는지 아미티지 측에서 연락이 오기를 ‘내가 오히려 한국 외교부에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향후 우리 정부와 부시 행정부의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나는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에서는 클린턴 정부 말기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랬기에 클린턴 대통령이 평양에 가려고 하지 않았겠어요? 그렇다면 결국 공화당 정부도 그 연장선상에서 문제를 풀어가지 않겠느냐….”

―부시 행정부가 결국 전임 행정부의 성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화당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봐요. 또, 우리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이번에 이정빈 장관이 미국을 다녀오는 등 그 사이 대북한 정책에 대해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김대중 대통령의 개인적인 자산, 노벨평화상을 받은 분으로서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도 작용해서 클린턴 대통령 때의 정책과 비슷한 쪽으로 기조를 잡아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 최고위원께서는 중국에도 아는 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특별히 중국 전문가는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94년 처음 중국을 방문하실 때 제가 먼저 중국에 건너가 방문을 추진했어요. 이 일을 계기로 마치 제가 중국통인 양 돼버렸지만 사실 우리 당에도 저보다 중국을 더 잘 아는 분이 많아요. 아무튼 그때부터 중국 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사실입니다.

작년 12월17일에도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베이징에 다녀왔습니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제가 베이징에 있을 때 북한에서도 사람들이 와 있었답디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협의하러 나온 사람들이었다고 해요.

사실은 제가 중국 사회과학원 명예교수입니다. 두 차례 강의도 했어요. 중국 심양시에 있는 요녕대학의 명예 경제학박사, 명예교수이기도 하고 심양시 명예시민이기도 합니다.”

“때가 되면…”

―앞으로 국내 정치지도자에게도 미국과 중국의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해지리고 보는데, 그런 것들이 큰 자산이 되겠군요.

“그래요. 제가 판단하기로는 미국이나 중국이나 공식 채널과는 별도로 비공식 채널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우리 정부의 비공식 채널은 아니지만, 누구든 그런 비공식 채널을 갖고 있으면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우리가 중국과 주의, 주장이 같을 때에 한반도에는 평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중국은…”

―그 말씀은 앞으로 우리가 미국보다는 중국과 더 가깝게 지내야 한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겠는데요.

“그런 뉘앙스를 풍길 수 있겠지요. 아무튼 역사적, 전통적으로 보면 한중 우호가 주류를 이루어왔어요. 반면에 미국과는 1882년 한미수교조약 이후 양국 관계가 항상 좋은 상태로 유지돼온 것은 아닙니다. 가쓰라-테프트 조약에 의해서 미국이 일본에 한국을 넘겨준 사례도 있잖아요? 만약에 한미 수교 이래 줄곧 좋은 관계가 유지됐더라면 아마도 38선도 생기지 않았겠지요.

그러니 미국, 일본과의 확실하고 강력한 협조체제를 맺고 그것을 바탕으로 중국 및 러시아의 협조를 구해서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의 길을 찾아야겠다, 이것이 제가 보는 한반도 주변 국제관계의 틀입니다.”

―미국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을 만나셨지요? 무슨 얘기를 나눴습니까?

“정치인들이 서로 만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닙니까?”

―향후 정국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두 분이 미국에서 만났다니 호기심을 갖는 게 당연하잖아요?

“특별한 얘기를 나눈 건 없어요. 부시 취임식장 얘기도 하고, 이인제 최고위원도 미국 사람들을 만났잖아요. 그런 얘기도 나누고, 국내정치 문제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런 얘기를 할 상황도 아니었고…. 최고위원 경선 전부터 이인제 최고위원이 한번 식사나 하자고 했었는데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거든. 그러던 차에 미국에 갔고 그 얘기가 나와서 만났던 겁니다.”

―김종필 명예총재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도 따로 만나지 않았습니까?

“JP 총리와는 제임스 베이커 리셥션에서 나온 뒤에 다른 몇 사람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박근혜 부총재와는 취임식장에서 만났고…”

―그러니까 그런 회동에 어떤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그런 자리마다 다른 분들도 합석했는데 정치적인 얘기를 어떻게 합니까?”

―그분들을 국내에서 만나면 화제가 되고 언론이 따라다니고 하겠지만, 외국에서라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오히려 그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깊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거 전혀 없어요. 어느 언론에는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 나왔더라고요.”

―누군가 한 최고위원을 만난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글쎄, ‘일요신문’에 보니까 한화갑이는 킹메이커를 하기로 했다고 측근이 말했다고….”

―말이 나온 김에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것을 묻겠습니다. 한 최고위원께서 ‘킹’이 되려고 하느냐, 아니면 ‘킹 메이커’가 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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