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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 박상준 < SF·과학 해설가 > cosmo@nuri.net

복제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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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각국은 인간복제와 관련된 제도적·법률적 규제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 와중에 여러 종교 및 사회단체들도 저마다 치열하게 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는 인간복제라는 원론적인 차원을 넘어서, 배아복제를 반대한다거나 인간의 기준이 어디서부터냐 하는 각론 수준까지 논쟁이 진전되었다.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아직 복제기술의 성공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현재 포유류 복제는 암컷에서 채취한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여기에 복제하고 싶은 대상의 체세포 핵을 삽입, 배아로 성장시킨 뒤 암컷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제까지 세계 각국에서는 이 방식으로 소, 돼지, 원숭이 등의 복제에 성공했지만 전반적인 성공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복제양 돌리의 경우에도 복제 난자 277개 중 단 한 개만 성공할 수 있었다.

인간복제 반대론자들은, 이처럼 높은 실패율은 무시한 채 단지 성공할 경우만 부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패율이 높은 것과는 별개로 자궁 내 유산, 급사 증후군, 치료 불가능한 유전적 결함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에도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처럼 처음부터 실패하거나 도중에 사망하는 복제인간은 현재로서는 그대로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도 ‘결국 복제인간 탄생은 시간문제’라며 공개 실험을 선언하고 나선 과학자들이 있다. 미국 켄터키대 생식학과 파노스 자보스 교수와 이탈리아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교수는 지난 1월28일 “인간복제 연구를 위해 10쌍의 불임부부가 자원했으며, 지중해의 한 국가로부터 연구를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간복제 연구 목적은 불임치료로, 윤리적이고 자격 있는 연구팀에 의해 공개적으로 행해질 것이며, 현재 세계적으로 인간복제가 연구되는 만큼 우리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시도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즉 자신들과 같은 연구진이 공개적으로,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히고 연구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리처드 시드 박사나 종교단체인 라에리안협회가 후원하는 클로나이드사처럼 인간복제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팀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들의 계획에 따르면 복제인간은 2003년경에 태어날 예정이다.

한편 인간복제가 아닌 제한적 연구 목적의 배아세포 복제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복제기술을 신체의 특정 부분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의료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초기에 배아세포의 복제는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과연 그 과정에 어쩔 수 없이 도태되는 배아세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폐기처분하면 그만인가.

복제기술의 효용

이 문제는 과연 배아세포를 인간으로 간주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판단 여부와 맞물려 있다. 세포분열이 시작된 뒤 14일 정도가 지나면 독립된 생명체로서 뚜렷한 생물적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 시기를 한 인격체의 기준점으로 삼자는 의견도 있고, 아예 배아복제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으로는 불임연구 같은 제한된 목적만 허용하여 엄정하게 감시하자는 견해도 있다.

이상은 우리나라의 경우고, 현재 영국에서는 여러 종교단체가 반대하고 있지만 연구를 위한 인간배아세포 복제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상·하원에서 통과된 상태다. 연구 목적의 배아세포 복제를 허용한 나라는 영국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인간복제를 시도하려는 과학자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제인간을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생명체 복제는 의학적으로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질병을 앓으면서 신체 장기의 일부를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치명적인 종양이 발생한 위장을 통째로 제거하는 경우도 있고, 한편으론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생체복제 기술을 이용하면 해당 부분만 고스란히 복제하여 이식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는 인체의 어느 부분이든 교체가 가능하다. 당뇨·심장 이상·알츠하이머병 등 세포의 퇴화로 일어나는 광범위한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의 체세포를 떼어내 복제하는 것이어서 생리적 거부반응 같은 것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부모자식 간에도 혈액형이 다르면 수혈이 불가능하지만, 생체복제기술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 일부를 떼어냈다가 다시 붙이는 과정이므로 부작용이 없다. 생체복제로 인해 인류가 얻게 될 의학적 혜택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는 사실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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