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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홍신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도 정풍운동 필요하다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한나라당도 정풍운동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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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당내에서 ‘상습적 당론거부자’로 불린다. 그는 당 노선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 그는 국가보안법 캐스팅보트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장파의 정풍운동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 김의원은 한나라당의 정풍운동 필요성도 제기했다.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이 정풍운동을 벌이는 동안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의 행보가 관심을 끌었다. 몇몇 의원은 내부 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비록 정풍운동 동참과 관련, “시기와 방법이 적절치 않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이들은 특히 국가보안법 크로스보팅을 관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움직임의 한가운데에 김홍신(金洪信) 의원이 있다. 인터뷰는 6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최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민주당 소장파의 정풍운동을 ‘아름답다’고 평가하셨습니다.

“미래를 바꿔나가는 내부 진통이고, 바람직한 자성의 목소리이며, 국민이 원하는 곳으로 가려는 몸부림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죠. 민주당 의원들의 용기를 지켜보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아마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대부분이 같은 생각일 겁니다.”

―이번 사태가 정치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십니까?

“지도부의 독단이나 정쟁, 부당함 등을 제어하는 쪽으로 갈 겁니다. 그건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죠. 야당도 정치개혁모임(정개모)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크로스보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 동안 진정한 의미의 크로스보팅이 없었잖아요. 이번에 국가보안법을 가지고 한번 해보면 우리 정치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봐요.”



이회창 총재는 실험정치인

―정풍운동은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도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동참은 이미 예견돼 있습니다. 우리도 정풍운동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하거든요. 내부 토론에서 지금 행동하자는 측과 계기가 있을 때 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결론은 ‘남이 하니까 따라서 하는 식으로 부화뇌동하지 말고 원론대로 하자. 기회가 왔을 때 훨씬 강하게 나가자’는 쪽으로 나왔습니다.”

―한나라당에도 정풍운동이 필요하다고 보신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입니까?

“민주당과는 달라요. 민주당은 카리스마 정당이지만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그런 카리스마가 없잖아요. 이회창(李會昌) 총재만 해도 지역기반이나 정치자금, 당내 뿌리 같은 게 없어요. 이런 측면에서 이총재는 특이한 실험정치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정치사에서 실험정치인은 거의 실패했는데, 이총재는 그나마 성공한 사람입니다. 이제 그 실험정치를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는 한나라당이 민생정치, 대안정치를 실천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그것이 한나라당 정풍운동의 핵심이죠.”

김의원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상대적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두 당의 경계선에 ‘3김정치’라는 표식을 달았다. 따라서 김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민주당의 정풍운동이 3김정치의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인 데 반해, 한나라당의 정풍운동은 이회창 총재의 정치실험을 성공시키는 프로그램이 된다. 하지만 김의원은 “상대적으로 볼 때 두 당의 정풍운동이 다르다는 얘기다. 절대 비교를 한다면 한나라당도 민주당 만큼 비판받을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랄까, 성격을 어떻게 보십니까?

“글쎄요.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정당이죠. 다양한 이념이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오죽하면 ‘개혁적 보수’라고 표현하겠습니까? 그 이상 달리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개혁마인드가 강한 개혁적 보수이고, 한나라당은 보수적 색깔이 짙은 보수적 개혁이고….”

―최근 한나라당의 보수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개혁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정개모 식구들에게 ‘등산론’을 자주 얘기해요. 큰 일을 하기 위해서 작은 일로 충돌하지 말자는 거죠. 고개 빳빳이 들고는 정상까지 올라갈 수 없습니다.”

―정상에 오른다는 게 무슨 의미죠.

“지금으로서는 개혁입법을 통과시키고 민생현장으로 돌아가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겁니다.”

―남북관계는 어떻게 보십니까. 한나라당 내에서 개혁파의 목소리는 거의 묻혀버린 느낌인데.

“저도 그 점을 뼈아프게 생각해요. 일단 수적으로 열세이다 보니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어요. 옳든 그르든 수적으로 밀리면 통과시킬 수 없잖아요. 국가보안법도 만일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정해버리면 국회에 상정조차 못 해요. 그래서 우리는 ‘당론을 정하지 말라. 크로스보팅을 해라. 만약 당론을 정하면 거부할 것’이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당에서 개혁파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는 것 아닙니까?

“우선은 미래지향적 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게 국민이 바라는 일이잖아요. 지금 새집을 지어서 다시 시작하려면 실패율이 너무 높다는 게 개혁파의 공통인식이에요. 저도 과거에 그걸 해봤잖아요. 개혁 신당에 참여해보았는데 잘 안됐어요. 만일 집을 고칠 수 없으면 어떻게 할 거냐? 저는 결국 새로운 정당이 나올 것이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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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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