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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홍신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도 정풍운동 필요하다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한나라당도 정풍운동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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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원은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에는 개혁성향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정작 총선에서는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 원내 소수당이라는 한계는 현실 정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결국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둘로 쪼개지고 말았다. 김의원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것보다 기존 정당을 개혁하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김의원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현실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이 신당을 만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김의원은 “지금 상황은 여야 정치권이 개혁신당의 출현을 돕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통령선거 이전에 새로운 정당이 탄생할 것으로 보십니까?

“저는 지방자치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 나올 것으로 봐요. 그것이 새로운 정당이든 정당 형태의 시민운동이든 하여튼 무엇인가는 등장합니다.”

―김의원께서 참여하고 계시는 ‘화해와 전진을 위한 포럼’(화해전진)이나 ‘정개모’를 염두에 둔 말씀인가요?



“‘화해전진’이나 ‘정개모’가 그렇게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늦었고 또 어려울 겁니다. 아마 그것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거예요. 이미 그런 조짐을 여러 곳에서 읽었고,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만난 그룹도 있어요. 정치권이 이대로 가면 개혁정당의 탄생은 필연이에요.”

―개혁정당이 탄생할 경우 여야의 개혁파 의원들이 참여하는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당장은 쉽지 않을 거예요. 제3세력의 등장과 동시에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이루어지기는 어렵지만, 부분적 정계개편은 가능하다고 봐요. 그러고 나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면 그때부터 가속이 붙겠죠.”

―그런 움직임에 가담할 생각이십니까?

“지금은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에요. 아직 정리되지 않았거든요.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잘못하면 폭발력이 생길 수도 있고…. 저는 상관이 없지만 공개될 경우 다른 쪽에 피해를 줄 수도 있잖아요.”

김의원은 일단 개혁신당 창당보다 한나라당 내부의 개혁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한나라당보다는 이회창 총재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이총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독선적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토론을 벌이다 보면 의외로 생각이 열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요즘 한나라당에서는 대통령후보가 이회창 총재로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의하십니까?

“엄밀하게 보면 대통령 후보가 결정된 건 아니죠. 경선을 한 것도 아니고. 다만 대안부재론 때문에 이회창 총재가 주목받는 겁니다. 그런데 한번 면밀하게 따져보자고요. 과연 누가 대중적 지지도에서 이총재의 대타로 나설 수 있느냐? 한나라당 안에서는 현실적으로 없잖아요. 그러나 이총재도 대안부재론만으로는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회창 총재가 좋은 대통령감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한나라당이 지금보다 훨씬 개혁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젊은 세대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젊은 세대는 개혁적 마인드가 강하고 기성세대는 보수성향이잖아요. 그렇다면 개혁적 마인드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김대중 대통령과 김의원은 인연도 깊고 악연도 많다. 멀게는 김의원이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김의원이 현실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에는 한번도 같은 배를 타지 않았다. 김의원은 1991년부터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을 지내다 서경석(徐京錫)씨 등과 개혁신당에 참여했다가 민주당에 합류했다. 바로 이때 김대통령은 이기택(李基澤)씨가 이끌던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회의를 창당했던 것. 결과적으로 김의원은 정치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김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품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김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기대가 너무 컸어요. 솔직히 정권교체가 아쉽기는 했지만, 정권교체가 되면 세상이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김대통령이 저한테 같이 정치하자고 여러 번 손을 내밀었잖아요. 고마운 분이죠. KBS사태 때 내가 방송을 그만두게 되자 가장 먼저 위로해준 분이 DJ였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같이 못 한 걸 늘 미안하게 생각해 왔어요.

정권이 교체된 뒤 주변 사람을 통해 김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적이 있어요. 거기에는 ‘지역감정을 해소해야 한다. 경제 살리기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대통령이 돼야 한다. 만델라 이상의 화해를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어요. 이걸 얘기하니까 주변에서 모두 놀라더라고요. 어떻게 당신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거였죠.

바로 이런 배경 때문에 제가 김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겁니다. 애정이 있으니까 비판하는 거지, 애정이 없으면 뭘 신경 씁니까. 그냥 내버려두지. 그런데 지금은 어떠냐? 실망을 하다 지쳐 비판을 더 하고 싶은 욕망마저 꺾였어요. 슬픈 일이죠. 하지만 나는 아직도 한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어요.”

―2월에 김대통령에게 고해성사를 요구하는 편지를 쓰셨잖아요. 방금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김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겁니까?

“국무총리만 해도 그래요. 그냥 자민련 몫으로 주는 게 아니죠. 이한동 총리보다 경쟁력 있는 분들이 많잖아요. 장관도 마찬가지예요. 자민련 사람들이 실력을 갖췄다면 말을 안 해요. 만일 지금 김대통령이 인사 탕평책을 쓰면 민심이 완전히 뒤집어질 겁니다. 영남에도 능력있는 사람들 많아요. 그런데 왜 안 써요? 지금 여당이 소수잖아요. 야당을 마냥 적대시하지 말고 야당도 따라올 수밖에 없도록 정치를 하면 돼요. 선진국을 보세요.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니까 소수 정당도 인기를 끌잖아요. 야당에는 우리 같은 개혁파도 있지 않습니까. 여당의 힘이 모자라면 크로스보팅 해주면 되잖아요.”

김의원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도 가까운 사이다. 하지만 최근 김의원은 김명예총재에게도 화살을 날렸다. 자민련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JP대망론’에 대한 공격이었다. 이와 관련, 김의원은 “공은 공, 사는 사”라고 말했다.

―JP의 요즘 행보를 어떻게 보세요.

“사적으로 JP는 가까운 선배입니다. 가끔 만나서 토론하고 술도 마셔요. 저는 JP의 인품도 인정해요. 그릇이 크거든요.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 이겁니다. 나는 지금 JP가 깔끔하게 물러나 나라의 큰어른이 됐으면 좋겠어요.

1000만원짜리 골프 모임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기 위치를 생각해서 자제했어야죠. 또 부모의 묘를 옮겼다고 하는데, 만일 그렇게 해서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가 뭐가 되겠어요. 오히려 깨끗이 화장해서 모범을 보여줘야죠. 장조카가 이장했고 자기는 몰랐다는데, 정말 몰랐겠어요? 남들이 옮기자고 해도 자기가 나서서 말렸어야죠.”

―올해 초에 CIA가 작성한 ‘JP파일’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 있나요?

“그 얘기는 도의적 약속 때문에 공개할 수 없어요. 간단히 말하면 5·16 이후 우리 정치상황과 연관된 것들이에요. 공화당 창당과 그 이후, 뭐 그런 내용입니다.”

당론과 소신,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국회의원은 당론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국회의원은 작은 입법기관이므로 자유의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이 점에 관한 한 김의원은 절대적으로 소신을 존중한다. 어떻게 보면 그에게는 당론이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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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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