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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美 북한전문가의 6·25비사 본격증언

“워싱턴은 극동사령부 G2의 남침경고를 묵살했다”

  • 김영훈 < 美 연합감리교회 정회원목사 >

“워싱턴은 극동사령부 G2의 남침경고를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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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국제정치 상황으로 보면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외교력을 강화하고 안보상 안정을 이루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래서 한반도에서 선제공격이나 전쟁을 벌일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 중국의 장개석이 모택동에게 참패하고(1949년 9월) 대만으로 쫓겨간 직후인 1950년 당시 미국의 정책은 아시아 실세인 중국(Red China)을 자극하지 않고 세계평화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한반도의 전쟁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 ‘애치슨라인’은 국무장관으로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것이었다. 미국은 중국과 소련에만 신경을 쓴 것이 명백하다. 그러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것이 바로 6·25전쟁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관심사는 미국이 광복 이후 5년 동안 무력도발을 꾸준히 준비한 북한을 왜 묵인했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미국의 정보팀들은 ‘북한의 남침준비를 알고도 무시했느냐’ 또는 ‘정말 모르고 있었느냐’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알고도 무시했다면 의도적인 묵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민의 원망은 얻을지언정 국제정치적 입장에서 어떤 의무나 잘못은 없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당시 한미간에 ‘상호방위조약’ 같은 것을 맺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간 최초의 조약은 1882년 중국의 천진에서 맺은 조약이다. 이로써 최초의 통상관계가 수립되었다. 이 조약에 ‘두 나라 중 한 나라가 제3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취급되는 경우 상호원조를 약속한다’는 조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무역이나 상업 부문의 조항일 뿐 방위에 관한 해석으로는 볼 수 없다. 또 조선왕조와 맺은 조약이므로 법적 의무조항에 대한 해석은 복잡하다.



아무튼 미국의 묵인 아래 북한의 전쟁준비가 완료되고 6·25전쟁이 일어났다고 해도 우리는 별로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대만(장개석의 국민정부)과 중국대륙의 공산정권 사이의 관계, 소련의 유럽제국에 대한 공산주의의 팽창 문제였다. 북한의 전쟁 준비나 그 움직임에 대해서는 거의 무시하고 있었다.

평생을 전쟁터에서 살아온 전쟁전문가들이 전쟁의 냄새를 맡았음에도 정치인들은 이같은 직감을 말하는 군인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전쟁이 바로 그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도쿄의 정보 보고가 워싱턴에서는 무시됐다. ‘6·25 한국전쟁’이 터졌을 때 전세계가 놀랐고 한결같이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적인 대처를 해야 했던 도쿄 주재 미극동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그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무시무시한 악몽을 꾼 느낌이었다. 그것은 9년 전 일요일 아침 같은 시간에 필리핀 마닐라 호텔에서 연락받은 것과 똑같은 전쟁선언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외쳐댔다. ‘이건 안돼!’ ‘다시 일어나면 안돼!’ 그리곤 다시 중얼거렸다. ‘난 자야 해! 꿈을 꾸면서…’ ‘다시 전쟁을 치러선 안돼!’ 그렇게 놀라 당황했다.”

뿐만 아니라 미 의회에서 자존심 높은 상원의원으로 꼽히는 스틸러스 브리지스 의원(예산위원, 공화당), 케네스 맥컬러 의원(민주당, 예산위원장)은 “어떻게 김일성의 남침준비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느냐?” “도대체 CIA는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이런 엄청난 전쟁준비를 몰랐단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정보관계자들(그 당시 CIA국장인 힐렌 쾨터장군 포함)을 불러 청문회를 열고 흥분된 어조로 “미국이 동양의 골칫덩어리들에 의해 순 병신이 됐다”고 말했다.

트루먼 대통령도 ‘CIA 보고서’를 읽고난 후 화가 난 어조로 “난 CIA가 정보기관인 줄 알았지 게시판(a bulletin board)인 줄은 몰랐다”고 빈정거릴 정도였다.

미국 정가에서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줄은 전혀 몰랐다는 표현이다. 그만큼 북한을 낮게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정보에 어두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한체제의 현재 능력’이라는 1950년 6월19일자의 ‘CIA 보고’를 보자. 한마디로 북한은 ‘전쟁수행능력은 없고, 경제 건설, 노동당 창건과 공고화, 간부육성 같은 내부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남한에 대해서는 종전에 하던 방식의 연장선으로 게릴라 활동 전개, 남한 정부 전복을 위한 사보타지 및 파업 조종, 공산주의의 우월성을 선전 선동하는 활동을 하면서 소련공산주의자들의 위성국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오판

결과적으로 볼 때 CIA가 6·25 전쟁을 불과 일주일 앞둔 정보보고서에서 이런 정도의 분석을 했다면 실로 엄청난 과오다. 무능한 분석관이 있었거나 엉터리 보고서가 올라갔을 것이라는 추측밖에는 할 수가 없다.

다만 CIA는 장기적인 군사행동은 가능할 수 있으나 소련의 지원에 달려 있을 뿐이라고 간단하게 평가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비록 북한이 남한보다 우세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치더라도 소련과 중공의 참여없이는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상황 때문에 북한에서는 전쟁수행작업이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① 남한의 반공 ②남한 국군의 저항 ③공산정부에 대한 빈약한 지지 ④행정능력과 기술자의 부족현상.

이에 견주어 도쿄 미 극동사령부의 같은 날짜 정보보고서는 꽤 구체적인 것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전쟁 준비에 대해 감을 잡은 듯한 내용을 담았다.

윌로비 장군(Gen. Charles Willoughby)이 이끈 정보참모부(G-2)의 보고서(1950년 6월19일자 2840호)는 인민군 제6사단(사단장 방호산)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인민군 제6사단의 남진

인민군 제6사단은 1950년 5월10일까지는 해주에 사단본부를 두었으나 신막으로 남진 배치됐다. 원래 신의주에 있다가 황해도 재령과 사리원 근처로 이동한 것은 전쟁시 주력부대로서 서부전선의 최강부대였던 까닭이다.

이들은 1945년부터 1949년까지 모택동 휘하에서 장개석군을 물리친 실전경험이 있는 CCF(Chinese Communist Force, 중공군) 출신이었다. 실제로 인민군 6사단은 6·25전쟁이 터진 뒤에 서울을 점령하는 인민군 제4사단을 지원하면서, 수원을 거쳐 충청도 전라도 등지를 점령하는 주력부대가 되었다.

물론 낙동강 도강 작전에도 투입되었다. 특히 이 부대 사단장인 방호산은 이중영웅의 칭호를 받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그러나 그는 전쟁 후에 김일성 일파의 비판을 받고 숙청된다).

이 보고서는 안타깝게도 6사단의 이동상황을 사단 전체의 이동이 아니라 6사단 3연대의 이동으로만 보았다. 38선 근처로 집결하는 전투상황의 부대이동으로는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민군 제1사단에 대한 보고엔 1950년 4월22일까지 평양에 주둔했다가 역시 38선의 집결구(集結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사항을 담고 있다.

1사단은 소련제 탱크 50대를 보유했으며 기계화부대로 무장된 제2대대 제1중대 및 기갑부대(unit 156), 통신대대, 공병대대, 400명에 이르는 탱크부대 요원을 거느린 것으로 보고하고, 남촌점에 집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인민군 제3사단은 철원에서 금화로 이동하고 있는 바, 역시 38선 근접지역을 집결구로 하여 이동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전에 중공군에 있었던 조선인 출신 병력으로 편성된 부대가 청진으로부터 38선 근방 강원도 양양으로 이동한 것 역시 집결구 이동으로 보았고, 여기엔 200마리의 말로 편성된 기마병도 포함돼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 보고는 지하에 숨겨졌던 무기적재소(태광리 소재)가 발견되었으며, 1개 대대가 3년간 쓸 수 있는 무기가 적재되어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인민군에게 무기를 지급하려는 시도인 것 같다고 분석하면서도 너무 큰(?) 사항이라서 ‘의심스럽다’고 주(註)를 달았다. 마지막으로 이 G-2 문서는 모든 운전사, 특히 트럭운전사들이 징발되어 훈련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트럭도 군에 징발당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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