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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연재 ③|난치질환에 도전한다 ·탈모증

모발심기·식이요법·기공반지요법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모발심기·식이요법·기공반지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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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대머리는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약물치료로 예방할 수 있고 ‘빛나리’가 되는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피부과 전문의들의 말.

문제는 탈모를 조기에 알아차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정상적으로 1㎠ 당 140개(전체는 7만∼8만개) 정도의 모발이 있는데 이중 반 정도가 빠져도 외관상으로는 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과 주변 식구들이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펴야만 알 수 있다. 특히 부모가 대머리인 경우는 사춘기가 지난 자식의 탈모가 진행되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 외가로부터 유전이 내려올 수도 있기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대머리가 아니더라도 외할아버지나 외삼촌 중에 대머리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자신에게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암시하는 징조들은 많다. 일단 김정철교수가 제시한, 아래와 같은 징후가 나타나면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하면 된다.

●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질 때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베개에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서 하수구로 까맣게 흘러가고 빗질을 할 때도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을 깨닫는다. 이쯤 되면 대머리 위험신호다. 하루에 70개 전후로 빠지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보다 더 많이, 가령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계속해서 빠질 때는 문제가 된다.



● 이마가 자꾸 넓어지면 남성은 사춘기가 지나면 누구나 이마의 헤어라인(hairline)이 원형에서 M자 형으로 바뀌게 되는데,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사람의 경우 헤어라인이 위로 후퇴하면서 M자도 더 깊어진다. 그런데 이마와 머리의 경계가 분명치 않기 때문에 매일 같이 거울을 들여다봐도 이마가 벗겨지는지 어떤지 잘 모르는 수가 많다. 이런 때는 옛날에 찍은 사진과 지금의 얼굴을 비교해 보면 참고가 된다. 일반적으로 주름살이 있는 곳은 이마, 없는 곳은 머리 부분으로 보면 된다.

●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면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대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부드러워진다. 그러나 앞쪽 머리카락이 뒤쪽 머리카락에 비해 가늘고 부드러워지면 대머리가 기다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남성형 탈모’인 대머리는 모발이 빠져서 안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굵던 머리카락이 점차 가늘어져 솜털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머리카락은 일정 기간(3∼5년) ‘자라고-쉬고-빠지는’ 모주기(hair cycle)가 있으며, 빠진 자리에서 3개월 후 새로 모발이 난다. 그런데 대머리가 진행되면 모낭(hair follicle)에 존재하는 모유두(dermal papilla)가 작아지면서 머리털의 굵기도 가늘어지며(솜털 형), 동시에 모주기가 짧아져 조금 자란 후 빠져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두부와 정수리 부위의 모발에서만 일어난다. 전두부의 머리털은 가늘어지는데 후두부의 털은 변화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모발의 발생이 다르다는 이론이 설득력이 있다. 즉 전두부와 후두부의 머리털은 종류가 다른 셈이다.

● 몸의 털이 굵어지면 대머리의 또 다른 징조는 가슴 털과 수염이 굵어지는 것이다. 대머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은 팔, 다리, 가슴의 털이 유별나게 길고 많다는 사실이다.

● 비듬이 많아지면 비듬에는 건조성의 마른 비듬과 지루성의 젖은 비듬이 있다. 마른 비듬은 웬만한 사람이면 조금씩 다 있는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머리 밑을 긁을 때 손톱 사이에 끼이는 젖은 비듬이다. 젖은 비듬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피지선의 피지 분비가 왕성해서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머리 밑이 가려워지면서 비듬이 심하고 특히 젖은 비듬이 많아지면 대머리의 전구증상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현상은 대개 빠르면 반년, 길게는 2년쯤 지속되다가 비듬이 일단 적어지면서 탈모가 시작된다. 특히 젊은 층의 탈모가 이런 과정을 밟는다.

이런 징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과 가족들이 판단하기 어려우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백가쟁명 약물 치료법

현재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는 ‘우리 약이 발모에 최고’라는 백가쟁명의 양상을 띠고 있다. 발모제, 양모제, 탈모방지제 등의 이름으로 시판되는 약물들이 수두룩하고 전문적인 탈모관리센터도 등장해 ‘대머리’ 고객들을 손짓한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이 대머리 치료제로 인정하고 있는 전문 의약품은 ‘프로페시아(Propecia)’와 ‘로게인(Rogaine)’ 뿐이다.

프로페시아(피나스테라이드라고도 함)는 앞에서 살펴본, 대머리와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 피나스테라이드가 5mg 함유된 것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이며 피나스테라이드가 1mg 함유된 것이 대머리 치료제인 ‘프로페시아’인데 둘 다 경구 복용약이다.

그런데 사람에게 나쁜 작용을 하는 DHT는 사실 태아에서 남성의 외부 성기 생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대머리가 진행되는 임산부가 복용을 하게 되면, 태아가 남아인 경우 DHT 생성을 억제해 외부 성기가 생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절대 금지해야 한다.

프로스카나 프로페시아는 전문 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프로페시아는 1998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돼 현재 전세계 4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5월부터 국내에도 시판되고 있다.

국내에 이 약을 보급하고 있는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한국MSD는 최근 국내 남성형 탈모 증세를 보이는 일란성 쌍둥이 9쌍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한 결과, 프로페시아가 머리카락을 빠지지 않게 할 뿐 아니라 자라게 하는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임상 연구를 맡은 서울 강남의 S&U피부과 김방순원장은 “동일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프로페시아가 탈모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정철교수는 프로페시아는 정수리 부분에만 효력이 나타나고 완전 대머리들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말한다. 즉 전체 7단계 대머리 진행 과정(놀우드 분류법) 중 2∼5단계에만 효과가 있다는 것.

또한 복용을 중지하면 2∼3개월 이내에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효과를 유지하려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프로페시아의 부작용으로 100명 중 2∼3명 정도는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40대 이상 남성의 경우 생리적으로 성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심리적으로 프로페시아 때문에 성기능이 감소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우며, 5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프로페시아가 거의 효과가 없다고 한다.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는 사람 중에는 2∼3개월 복용하고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복용을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면 모발이 자라면서 점차로 굵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발이 빠지고 새로 날 때 굵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6∼12개월은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프로페시아가 개발되었다고 발표되었을 때 모발이식 전문가들은 많은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모발이식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모발이식 전문가들의 말. 즉 프로페시아는 주로 정수리 부위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효과가 거의 없는 앞부분은 모발이식을 하고 정수리 부위는 프로페시아로 해결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경북대병원 김정철 교수는 20∼30대 모발이식 환자의 90% 이상에게 프로페시아를 처방하고 있고, 서울의 신학철 박사(신학철피부과 레이저 클리닉 원장) 역시 모발이식과 프로페시아 처방을 병행해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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