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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의 빛과 그림자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arrot@donga.com

교수사회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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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방사립대 보다도 교수의 처우가 떨어진다는 전문대 교수들의 사정은 어떨까. 경기도 A전문대의 조모 교수는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급여만으로 보면 전문대 교수는 교수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지방 전문대에서 2년째 전임으로 강의를 하는 H씨(33).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그의 연봉은 2000만원이 넘지 않는다. 이는 대기업 신입사원의 급여보다도 낮은 수준.

“최근엔 전문대 교수의 상당수가 박사 학위를 갖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자질과 능력은 더욱 좋아지는데 급여는 이에 따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전문대 교수를 하려고 하겠습니까.”

H씨는 “전문대의 교수대접이 이 모양인 것은 재단이 학교를 교육기관이 아닌 사업체로 보기 때문”이라며 “교수 처우를 개선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건물의 외관이나 인테리어를 개선해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어처구니 없다”고 말했다.

전문대이면서도 4년제 대학 수준의 연구여건을 보유하고, 교수 처우도 종합대학에 버금가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M대, I대, D대 등이 대표적인 예. 하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대다수 전문대 교수들의 생활은 교수라는 지위가 주는 사회적 무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급여수준이 낮은 전문대와 지방사립대 교수들은 “급여가 적어도 서울지역 사립대 수준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문 사립대 교수의 경우 부수입을 얻을 창구가 다양하다는 점도 지방대 교수들이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지방사립대의 한 교수는 명문대 교수를 ‘귀족 사립대학 교수’라고 불렀다.

지방사립대와 전문대 교수들이 “그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하는 서울 사립대 교수들의 급여 수준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지역 사립대 교수들의 수입은 지방사립대 교수들보다는 많지만 ‘사회적 통념’과 다르기는 마찬가지다. 지방대교수들의 말처럼 고소득을 올리는 교수는 극히 일부의 한정된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서울지역 20개 대학의 교수연봉 비교표’를 입수해 보도한 적이 있다. 이전까지 교수 급여가 외부에 알려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학교 당국이 급여 수준을 ‘쉬쉬’ 하는데다 교수들도 외부 공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해서다.

서울 사립 S대 총괄지원팀이 급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한 이 자료에 따르면 초임이 가장 높은 대학은 고려대로 연 3965만원이며, 숭실대(3813만원), 광운대(3758만원), 서강대(3702만원) 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재직기간 10년차 기준으로는 고려대(5326만원), 이화여대(5246만원), 성신여대(5165만원), 숭실대(5153만원), 연세대(5081만원) 순. 정교수에 해당하는 30년차 기준으로는 연세대(8136만원)가 고려대(7591만원)를 제치고 가장 많은 급여를 지급했다.

초임 기준으로 볼 때 서울지역 사립대 중에도 급여가 가장 높은 대학과 낮은 대학 간에는 그 차이가 1000만원을 넘어선다. 일부대학의 20년차 급여가 타대학의 10년차 임금과 비슷한 경우도 있다.

대학별로 호봉테이블과 성과비 및 연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 자료와 교수들이 실제로 받는 연봉총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서울지역 사립대 교수의 급여가 지방대 교수급여보다 높은 것은 확실하다.

사립 명문대에 재직하는 K교수는 얼마 전까지 L그룹 산하 연구소에 정기적으로 출근하면서 자신의 월 급여와 맞먹는 임금을 받았다. 연봉 3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같은 또래의 지방사립대 교수와 비교하면, 그의 수입은 ‘재벌급’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K교수의 사례는 일부 인기학과 교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별달리 부수입이 없는 명문대 교수의 급여는 전문직 종사자와 비교하면 초라해진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수상은 K교수와 같은 일부 교수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전임강사 또래인 35세 의사 연봉은 6400만원, 조교수 2년차에 해당하는 38세 회계사의 연봉은 8300만원, 부교수 2년차에 해당하는 48세 변호사의 연봉은 1억3500만원에 이른다.

한편 국·공립대 교수의 연봉은 급여가 괜찮은 사립대의 60~70% 수준이다. 통상 재직 5년의 국립대 교수가 일부 사립대 교수 초봉보다 적다고 보면 된다.

서울대 교수의 급여는 전임강사 2년차 2760만원, 조교수 2년차 3128만원, 부교수 2년차 3544만원, 정교수 2년차 4159만원이다(99년 기준). 국립대 간 급여 차이는 크지 않으며 직업 안정성도 비슷하다. 지난해 지방 국립대에 전임강사로 임용된 P씨의 연봉은 2500만원 수준으로 서울대 전임강사와 별반 차이가 없다.

연봉제·계약제를 강요하는 정부

이처럼 교수 급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일부 대학교수를 제외하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높은’ 사회적 지위와 ‘낮은’ 객관적 소득 사이에서 딜레마를 느낄 정도로 교수의 임금은 저평가돼 있다.

대다수 교수들이 급여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교육인적자원부는 2002년부터 학문의 질과 교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공립대를 대상으로 교수연봉제·계약임용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교수들의 반발로 당초 계획에서 한 발 물러서 우선 신규 임용되는 교수에 한해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비판적인 교수들은 “결국은 모든 대학에 연봉 계약제가 도입될 것”이라면서 “경쟁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이 교수의 처우와 교수직의 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교수들이 연봉·계약제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분이 불안정해지고 급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 김병주 교수는 “기본적으로 교수와 연봉·계약제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은 여건이라면 우수한 인재가 대학에 남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고급 인력’이 국내 대학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지난해 전산과학을 전공한 교수 2~3명을 신규임용하기 위해 해외에서 활동중인 사람들에게 임용제안서를 보냈지만 영입에 실패했다. 자연대도 영국에서 재직중인 박모 교수를 임용하려 했지만 박교수는 열악한 연구여건을 들어 거부했다. 미국에 유학중인 박사과정 학생들도 가능하면 현지에서 ‘잡(job)’을 구하려는 추세다.

국·공립대가 연봉제를 도입하면 그동안 이 제도의 도입을 망설인 사립대들도 본격적으로 연봉·계약임용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1999년 1월 교육공무원법이, 같은해 8월 사립학교법이 개정돼 각 대학이 교수를 임용하면서 계약 조건을 규정해 채용할 수 있는 길은 이미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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