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호

자타공인 최고의 ‘취업 명문’

  • 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입력2005-03-23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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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취업률과 입시경쟁률을 자랑하는 명지전문대. 내실을 중시하는 학풍, 시류를 앞서가는 커리큘럼, 늦깎이 학생들의 면학 열기로 ‘명문’의 반열에 올라섰다. 새 캠퍼스 이전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명지전문대의 저력.
    명지전문대 경영과 2학년 양은주(20)씨. 학교 방송반원인 양씨는 방송제 준비, 학비 마련 등을 위해 1년간 휴학할 생각이다. 이른바 명문대 재학생들도 아르바이트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양씨는 느긋하게 맘에 드는 일자리를 고르고 있다.

    “몇몇 곳에 전화를 걸어 명지전문대 경영과생이라고 했더니 두말 않고 이력서를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개중엔 임시직이 아니라 정식 채용하겠다는 곳도 있어요. 휴학하는 것일 뿐 졸업은 아직 멀었는데도 문제될 것 없다고 하네요.”

    ‘취업 명문’ 명지전문대의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명지전문대의 취업률은 주·야간을 막론하고 웬만한 4년제 대학을 훌쩍 뛰어넘는다. 2000년 졸업생의 졸업 전 순수 취업률은 75.6%. 타 대학 통계에서 흔히 ‘취업자’로 둔갑하는 진학자나 군입대자, 확인 미상자는 제외한 수치다. 졸업 후 6개월 이내를 기준으로 따지면 취업률은 100% 가까이 올라간다. 이 정도면 4년제, 2년제를 통틀어 전국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최고의 경쟁률, 최고의 취업률



    높은 취업률은 입학경쟁률로 이어져 2000년 입시에선 29.8대 1로 전국 158개 전문대 중 최고를 기록했다. 2001년에도 34.2대 1로 34.8대 1을 기록한 한국철도대학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합격선도 덩달아 높아져, 특히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된 올해는 인기과의 경우 예상 커트라인이 360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전문대학의 설립 목표가 실용 교육에 있음을 감안할 때, 명지전문대의 높은 취업률은 분명 평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겠다.

    그러나 교육계에서 명지전문대를 ‘한국 전문대학의 리더’라 일컫는 것은 단지 취업률이 높아서만은 아니다. 5개 계열 23개학과에 재학생 수 6000여 명으로 ‘종합대학’의 면모를 갖춘 점, 연구 실적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교수진, 컴퓨터·정보통신·유아교육·사회복지·세무회계 등 학과 특성화 성공, 재단의 적극적 투자와 투명 경영. 높은 취업률은 이렇듯 도드라진 명지전문대만의 장점들이 어우러져 일구어낸 최고의 성과물이다.

    명지전문대의 우수성은 각종 대학평가에서도 입증돼 왔다. 1998년에는 전국 전문대학 평가 종합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1998~2000년에는 교육부 우수 특성화 프로그램 대학으로 지정돼 각 분야에서 총 23억3000만원의 국고를 지원 받았다.

    올해는 중소기업청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 신규 참여대학으로 선정됐다. 또 ‘설계기술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 및 ‘수도권 산업구조특성에 적합한 정보통신분야 주문화 교육 학교’로도 지정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모두 6억원을 지원받았다.

    명지전문대를 타 전문대와 구별짓는 특징 중에는 ‘이름’도 있다. 1~2년 전부터 상당수 전문대학들이 이름에서 ‘전문’이라는 단어를 빼기 시작했다. 대신 ‘정보’니 ‘산업’이니 하는 단어를 넣는 것이 유행이다. 학제에 변화가 온 것도 아닌데 명칭을 바꾼 것에는 전문대학임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듯도 하다.

    명지전문대는 이 조류를 ‘거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다. 물론 여기에는 ‘전문’이란 단어를 뺐을 경우 같은 재단의 4년제 종합대인 명지대학교와 혼동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다. 그러나 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문대가 전문대 아닌 척 하는 것은 국민과 소비자, 그러니까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이름을 바꾸지 않는 근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명지전문대는 1974년 명지대학교 부설 명지실업학교로 출발했다. 행정실무(현 행정정보과)·경영관리(현 경영정보과)·응용미술(현 산업정보디자인과) 등 3개 과로 시작해 이듬해인 1975년에는 전문대 최초로 전자계산과(현 컴퓨터과)를 신설했다. 타 전문대보다 10년 이상 앞선 선택이었다.

    1976년에는 공업경영(현 산업시스템경영과)·기계설계·전기·전자·토목·공예(현 공예디자인과)·도안과(현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를 설치했다. 같은 해 전자계산소를 설립하고 전문대 최초로 컴퓨터를 도입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출발부터 ‘서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기술인력 양성 교육기관’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명지대는 설립 당시부터 높은 입시경쟁율과 취업률을 보였다. 시류에 따라 과 이름과 커리큘럼을 발 빠르게 바꿔가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무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 데다, 4년제 대학(명지대학교) 운영 경험이 있는 교수·직원들이 대거 참여해 효율적인 시스템과 우수한 교육 환경을 선보인 덕분이었다.

    명지전문대는 75%의 교수확보율을 자랑한다. 교수·전임강사 등 전임 교원 수만 141명. 이 중 72%인 101명이 박사학위 소지자다. 실무 경력을 중시하는 전문대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수치다. 그렇다고 ‘가방 끈 길이’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니어서, 세무회계과의 경우 9명의 전·겸임 교원 중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가 4명, 세무사가 3명에 이른다. 실무 교과를 담당하는 시간강사들도 전원이 석·박사 학위를 가진 공인회계사·세무사다.

    홍일선 학사관리처장은 “요즘도 우수 교원 확충을 위해 타 전문대는 물론 수도권 유수 4년제 대학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급여는 교수들의 자존심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상위권을 유지하도록 많은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명지전문대는 교수 임용 과정이 투명한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교수 전원이 기독교나 천주교 신자로 구성된 점도 한 요인일 것이다. 종교인으로서의 양심에 기댈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강한 공동체 의식이나 술·담배·잡기 등을 멀리하는 생활방식이 단정한 학풍을 조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듯 했다.

    명지전문대는 교육과정이 독특하다. 전문대학의 특성과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우선 전공필수 과목을 폐지했다. 세분화된 영역별 전공 이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1학년 1학기부터 자신이 선택한 전문 분야를 집중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전공 최소학점도 62학점에서 54학점으로 축소했다. 관심 있는 타 전공 강의를 여유 있게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실질적인 부전공 혹은 복수전공 시스템이다. 아울러 영어, 컴퓨터, 사무처리 등 기업체가 요구하는 ‘필수 능력’을 배양하는 ‘전문과정’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교수가 스터디 그룹 운영

    1998년부터는 학과별 전공코스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문식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주문식 교육이란 기업체가 요구하는 인력의 성격과 수준, 수요 등을 미리 연구해 그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23개 학과에 46개 전공코스가 설치돼 있다.

    2001년에는 교육부에 제출한 주문식 교육 지원사업계획이 통과돼 정보통신과를 신설했다. IT 전문 인력이 부족한 시대적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교수와 학생은 전공별 심화과정과 프로젝트 교과 운영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전임 교수 전원이 스터디 그룹을 하나씩 운영하도록 한 것도 특징적이다. 이 모임을 통해 다양한 과외 수업과 현장 수업이 이루어진다.

    아울러 실무 교육에 치중하는 학교인 점을 감안해 학생 1인당 1종 이상의 기사 자격증을 따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공계열 학생들은 재학중 보통 3~4개의 자격증을 취득한다. 산업시스템경영과 2학년 이현준(20)씨는 “원만한 사회 생활을 위해 사회체육과 수업을 통해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도 땄다”고 말했다.

    명지전문대의 각 학과는 독특한 영역과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졸업 전 이미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자랑하는 과도 적지 않다. 유아교육과가 대표적인 예다.

    1977년 개설된 유아교육과는 전문대, 종합대를 막론하고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9년 2월 교육부 선정 최우수 학과로 지정됐고, 같은 해 4월에는 전문대학 재정지원 특성화사업으로 선정됐다. 취업률은 100%다.

    유아교육과의 ‘힘’은 명지유아교육관에서 나온다. 1993년 완공된 교육관은 유아교육과와 부속유치원의 전용 교육시설로, 학생들은 이 곳에서 상시 실습 및 수업 참관을 통해 실무 능력을 기른다. 유치원 관계자는 “유명세 탓에 매해 1000여 명이 찾아와 시찰·견학을 한다”고 밝혔다.

    세무회계과는 철저한 실무교육으로 유명하다. 전문대인데도 12명의 세무사 시험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홍일선 학사관리처장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야간 과정에 등록해 수업을 들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기업이나 회계·세무 법인 들로부터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컴퓨터과는 1978년, 국내대학 최초로 학적·입학·재무 관리 전산화에 성공했을 만큼 앞서가는 아이디어와 전문성으로 무장해 있다. 전산 분야의 선각자라 할 만하다. 덕분에 졸업생의 약 70%가 정보통신 분야 CEO와 중견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다. 종합대·전문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인력도 30여 명에 이른다.

    산업정보디자인과는 올해 전문대 입시에서 106.1대 1의 학과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멀티미디어, 가상현실디자인부터 스포츠용품, 자동차,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 디자이너를 양성한다. 취업률도 90%를 상회한다.

    이밖에도 명지전문대에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전문분야가 확실하고 취업률도 높은 과가 여럿 있다. 지적정보과는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한지적공사·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등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부동산경영과·사회복지과·행정정보과 등도 이름이 높다.

    명지전문대 교육과정의 핵심은 산학협동이다. 방학 동안 대다수 학생들은 각 기업체에 현장 실습을 나간다. 결과는 고스란히 학점에 반영된다. 실습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실습할 기업체를 선정·섭외하고 뒷바라지하는 것은 모두 교수들 몫. 협력 대상은 주로 우수 중소기업이다.

    학교와 기업의 관계는 철저한 상호부조다. 기업은 학교에 현장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는 우수인력의 안정적 공급과 공동 기술 개발, 사원 재교육을 담당한다. 이 중 근로자 재교육을 위해 학교가 마련한 것이 무시험 전형의 산업체 위탁교육과정. 이외에도 각 과별 야간과정과 특별과정이 있어 저녁 시간이면 캠퍼스는 주경야독하는 직장인 학생들로 북적인다.

    늦깎이 학생들의 면학 열기

    전문대학의 특성상 주간과정에도 직장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다수 입학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총학생회장인 사회체육과 2학년 이재용(28)씨는 전직 테니스 강사, 유아교육과 학회장 홍미숙(25)씨는 삼성종합화학 근무 경력이 있고, 컴퓨터학과 학회장인 윤정중(32)씨는 입학 전까지 현역 육군 중사로 활동했다. 세무회계과 학회장이자 2000년도 입시에서 수능성적 377점으로 전체 수석을 차지했던 김진수씨도 26세다.

    총학생회 부회장인 세무회계과 2학년 조태원(27)씨는 “과마다 적게는 19세부터 많게는 30대 초중반 학생들이 섞여 있지만 큰 불편은 없다”고 했다. 조씨 또한 고교 졸업 후 3년여의 직장 생활과 군복무 후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케이스다.

    “직장생활을 거친 학생이 많은 덕분에 면학 분위기는 최고입니다. 정말 필요해서, 꼭 공부를 하고 싶어 입학한 사람들이거든요. 대학생이 됐다 해서 마음 달뜰 일도 없고, 오로지 관심은 어떻게 하면 한 자라도 더 배워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까에 맞춰져 있죠.”

    조씨는 “우리같은 늦깎이 학생들에게 명지전문대는 최고의 학교”라며 “학생들 사이에는 ‘4년제에 서울대가 있다면, 2년제에는 명지전문대가 있다’는 자부심이 굳게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중반 들어 학교에 불어닥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여학생 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어쩐지 ‘남성적’으로 느껴지는 세무회계과만 해도 여학생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산업시스템경영 등 이공계열도 여학생 수가 50%에 육박한다.

    박윤빈 학생지원처장은 “지방 4년제 대학 입학을 꺼리는 수도권 여학생들이 전문대로 대거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입학 커트라인을 올리는 데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중상위권 여학생 사이에, 4년제 대학 나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느니 2년 동안 확실히 배워 졸업 후의 삶에 대비하겠다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인 것 같아요.”

    명지전문대 교직원들은 요즘 캠퍼스 이전 작업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창설 이래 명지대학교와 한 캠퍼스를 써 온 명지전문대로서는 독립캠퍼스 조성이야말로 숙원사업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준비가 열매를 맺어 마침내 옛 명지부속중·고등학교 자리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2학기부터는 예체능계열을 제외한 전 학생이 새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조만간 예체능관 건설도 시작할 예정이다.

    새 캠퍼스는 겉치레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명지전문대의 학풍 그대로 효율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건설했다. 그동안 부족했던 학생 전용공간 확충에도 힘을 기울여, 지하 주차장 주변을 에둘러서 수십 개의 동아리방도 만들었다.

    독립캠퍼스 조성과 시설 현대화는 명지전문대가 추진중인 ‘비전21 중장기 발전계획 10대 과제’의 일부다.

    서정선 학장은 “정보산업화 시대로 상징되는 21세기에는 대학도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며 “대학 특성화와 직업능력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운영, 산학협동 및 취업 지도 활성화, 교육행정의 개혁과 정보화의 체계적 추진에 학교 운영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명지전문대는 이전부터 고객(학생·학부모) 중심 학사 운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아왔다. 입시 과정만 해도 그렇다. 원서 작성은 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기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예체능계의 경우도 실기고사 내용과 프로그램을 미리 공개함은 물론, 시험 과목을 간소화하고 평가 방법을 정량화해 주관적 평가로 불이익을 받는 지원자가 없게 배려했다.

    명지전문대처럼 지원자가 몰리는 학교에서는 전산 처리도 큰 문제다. 김현주 정보관리센터실장은 “전통적으로 전산 분야에 강한 학교 특성을 살려 완벽한 전산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이 때문에 5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 1999~2001년 입시 때도 큰 무리 없이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뭐니뭐니해도 학교가 총력을 기울이는 분야는 취업이다. 명지전문대에서 취업을 담당하는 부서는 취업마케팅실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취업 지도에 마케팅 개념을 도입한 것이 특징. 기업체 순례를 정례화해 매해 교수 50여 명이 180개 업체, 취업마케팅실에서 90개 업체 등 총 270개 업체를 방문한다.

    “취업마케팅실은 학장 직속기구일 뿐 아니라 예산 규모도 큽니다. 취업 전담 직원도 실장 이하 6명이나 되지요. 일상적인 재학생 및 졸업생의 취업 추천·지원·관리는 물론이고, 취업대상산업체 집중 관리, 구인구직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인프라 형성에도 적지 않은 역량을 투여하고 있어요. 그 핵심이 ‘수요자 중심 멀티미디어 지능형 취업마케팅 시스템’입니다. 이걸 활용하면 채용을 원하는 기업 측에서 웹메일로 취업 대상자에게 개별 연락을 한다든가, 취업 대상자를 자동 검색해 휴대폰으로 호출하고, 재학생 및 졸업생의 동영상 전자이력서를 자동 검색해 동화상으로 면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임종은 취업마케팅실장의 설명이다.

    이렇듯 뛰어난 교육 환경과 취업률을 자랑하는 명지전문대이지만 학생들에게는 해결되지 않는 고민거리가 있다. 바로 ‘4년제 종합대학’에 대한 아쉬움이다.

    ‘4년제 편입’의 명암

    경영과 2학년 양은주씨는 “학생 중 20~30%가 4년제 대학 편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가 마음에 안들어서는 아니예요. ‘과’에 대한 불만이랄까요. 사실 그런 거는 4년제 대학 학생들도 심심치않게 하는 고민이잖아요. 문제는 전과를 하고 싶어도 학교 내에선 원하는 과를 찾을 수 없다는 거지요.”

    그러나 편입을 원하는 모든 학생이 뜻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편입도 일종의 ‘입시’라 별도의 준비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세무회계과 조태원씨는 “아무래도 나이 어린 학생 중에 편입을 꿈꾸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전문대학을 선택할 때 이미 끝냈어야 할 고민을 너무 오래 끄는 것 같아 답답해 보일 때도 있다”고 했다.

    어쩌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대학다운’ 분위기인지도 모른다. 한 학생의 푸념대로 “맘 놓고 향유할 틈도 없이 2년 내내 공부만 하다 끝나버리는” 대학생활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그래서 명지전문대 학생들은 학교 행사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 중에서도 매년 5월 말 열리는 종합체육대회는 학교측에서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박윤빈 학생처장은 4년제 편입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고 했다.

    “편입 후 인사를 하러 와선 ‘제대로 배워 간 덕분에 공부가 한결 수월하다’고 고마워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그렇게 공부에 매진해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명지전문대)에 교수로 부임한 사람만도 7명이나 되는 걸요. 그들은 그들대로 배려하되, 능력 있는 산업 역군이 되기 위해 명지전문대를 선택한 학생에게는 기대에 걸맞은 환경과 교육,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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