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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 IT기술 전도사’ 이현숙 유엔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교육원장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 한 번도 좌절하지 않은 것처럼”

  • 이남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한국 IT기술 전도사’ 이현숙 유엔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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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때 시위에는 참가하지 않으셨나요?

“운동에 나서지 않았지만, 웅변을 한 경력 덕분에 학생대표로 반정부 선언문을 읽은 적은 있어요. 당시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버지가 제게 품었던 희망을 실현하는 일이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는 제가 대학교수가 되기를 바라셨거든요. 아버지가 기대하신 대학을 가지 못해 더욱더 아버지의 바람을 이루고 싶었어요.”

▼ 부친이 돌아가신 후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어머니가 훨씬 엄격하게 변하셨어요. 밤 9시가 통금시간이었죠.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싶어도 집에 돌아가야 했어요. 그때는 남자 손을 잡으면 바로 시집가야 하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의 대학시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남편 조삼광(55) 박사다. 그는 유엔ECA(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 에서 아프리카 대륙 민간 부문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부부가 유엔 산하 기구 고위간부라는 보기 드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영남대 경제학과 77학번인 조 국장은 이 원장보다 네 살이 많다. 그를 이 원장은 ‘형’이라고 불렀다. 늘 공기처럼 옆에 머물던 남자는 무공해 여대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남편이 제게 부쩍 잘해주기 시작했어요. 3학년 2학기 때 남편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차 마시자’고 청해, 처음으로 캠퍼스 밖을 벗어나 1대 1로 데이트를 했죠. 남편이 저 때문에 공부를 했대요. 저를 만나려면 도서관에 와야 했으니까요.(웃음)”

1985년 결혼한 두 사람은 곧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남편이 미국 오하이오주립대(OSU)에 먼저 자리를 잡고, 석사 과정을 마친 이 원장이 몇 개월 후 합류했다.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박사 과정까지 같은 대학에서 밟았다.

‘조건부 입학생’의 도전

파란만장한 모험은 이 원장이 전공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1986년 미국에 갔더니 컴퓨터가 일반화되진 않았지만, 다양한 업무에 사용되더라고요. ‘아! 세상이 컴퓨터를 통해 바뀌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osu에 경영정보학과라는 새로운 학과가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요. ‘심리학과 컴퓨터공학이 연결된 학문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경영정보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거죠. 제가 오하이오주립대 1호 정보경영학 박사예요.”

물론 백그라운드 없이 박사과정에서 새로운 전공을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일단 입학 허가부터 얻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는 터키인 주임 교수를 찾아가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관계되는 경영학과 컴퓨터공학 학부 과정도 동시에 듣겠다”고 간청했다. “영어는 잘 못해도 수학은 잘한다”며 억지도 부렸다.

“제가 워낙 용감하고 씩씩해요.(웃음) 제 가능성을 보셨는지, 교수님이 ‘일단 GMAT 시험을 쳐보라’고 하시더군요. 열심히 GMAT를 공부했지만, 겨우 커트라인을 넘겼어요. 결국 1년 뒤 다시 테스트를 받기로 하고 ‘조건부 입학’이 결정됐어요.”

불안정한 입지는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경영학과 회계학, 컴퓨터공학 학부 수업을 들으며 기초부터 다지기 시작했다. 맥주 500cc 잔에 커피를 한가득 담아 마시며 밤새워 공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조건부 입학’이라 학비를 지원받을 수도 없는 상황. 돈을 아끼기 위해 늘 도시락을 싸갖고 다녔다.

“경상도 남자인 남편이 결혼 초기에는 집안일을 거의 도와주지 않았어요. 살림은 여자의 몫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요즘은 많이 바뀌었지만.(웃음) 영어를 잘 못하니 매일 밤 수업 내용 녹음을 다시 듣고, 다음날 예습을 하느라 바빴어요. 그러다보니 조금씩 실력이 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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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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