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호

화려한 기자생활, 6년의 정치입문 시련, 그리고 광명시 개조론

양기대 광명시장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10-12-22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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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명품 도시로 바꾸겠다
    • 분당 규모 신도시 건설
    • 초중고 혁명으로 학부모 마음잡기
    화려한 기자생활, 6년의 정치입문 시련, 그리고 광명시 개조론
    양기대(梁基大·47) 경기도 광명시장은 기자 출신이다. 동아일보에 있을 때 특종기자였다.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한국기자상’을 2번, ‘이달의 기자상’을 7번 받았다. 그보다 상을 더 많이 받은 기자는 거의 없다. 대통령 아들 비리 의혹, 총풍(銃風) 등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 많다.

    2004년 1월 사회부 차장을 그만두고 열린우리당(현 민주당)에 입당한다.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지낸 정동영 의원이 그의 전주고, 서울대, 언론계 선배다. 이런 인연으로 정계에 들어왔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내 여러 계파로부터 ‘정파적 인물’이라는 평은 잘 듣지 않아왔다고 한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 2008년 18대 총선 때 비교적 무난하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광명에서 출마했다. 두 번 모두 한나라당 후보에게 졌다. 2010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의 광명시장 선거에 다시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해 이번엔 당선됐다. 기자를 그만둔 지 6년여 만에 2전3기로, 마침내 선출직 공직을 맡은 셈이다.

    광명시청 시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기자는 그가 동아일보에 있을 땐 부서가 다르고 서로 다른 건물에 떨어져 있어 만난 적이 없다. “기자로 일할 때 공직자들을 비판했을 텐데 왜 공직자가 되었는가”라고 물어봤다. 그는 “감시만 할 게 아니라 부정부패 없는 사회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신문기자 출신 시장



    “검찰출입 기자를 5년 하면서 고위공직자들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중에 기초단체장도 많았어요. 공직자의 부패상이 심각하다, 이걸 바꾸지 않고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부정부패 일소’와 ‘통일한국 건설’이 내가 정치에 뛰어든 목적입니다.”(양 시장)

    기자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정치, 행정, 경영 분야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19세기말 이승만 기자는 황실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언론인으로 유명했다. 당시의 ‘메이저 신문’인 제국신문을 창간하기도 한다. 후에 이 기자는 학자, 정치인으로 변신해 대한민국이라는 한 나라를 건국한다. 반대로 기자가 정치인, 공무원, 기업가로 변신한 뒤 신통치 않았던 사례도 무수히 많다.

    ▼ 언론인 출신 시장의 장점, 단점을 평가해본다면….

    “시의 현안을 빨리 파악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죠. 남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도 큰 도움이 됩니다. 반면 ‘사물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행정 문화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어요. 이런 평을 듣지 않도록 화합과 소통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지 않아요.

    “그건 본인이 자기 것을 희생하지 않기 때문이죠. 시민과 공무원을 자주 만나는 데에 내 시간과 노력의 상당량을 투여하고 있어요. 또 취임하면서 ‘이권이나 인사와 관련해 단돈 1원이라도 받으면 시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어요. 나 스스로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족쇄를 채우는 거죠.”

    ‘소통은 자기희생에서 나온다’는 건 맞는 말인지 모른다.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소통, 소통을 입버릇처럼 외치지만 자기사람 요직 앉히기(고소영 인사), 자기자녀 특채 등 희생과는 거리가 먼 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니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 이치와 같다.

    ‘단돈 1원’ 이야기

    화려한 기자생활, 6년의 정치입문 시련, 그리고 광명시 개조론
    ▼ ‘단돈 1원’ 이야기를 광명시의 공무원이나 시민이 믿어주는 분위기인가요?

    “내가 공직의 부정부패를 고발해온 기자 출신이고 공개석상에서 일성(一聲)으로 그렇게 말했으므로 다들 그렇게 믿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취임하자마자 시의 중요한 수익사업인 체육시설 위탁운영 건에 대한 감사에 나서 투명성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고 정상화시켰어요.”

    ▼ 시장이 투명해야 도덕성을 무기로 시의 현안을 과감하게 집행할 수 있겠죠.

    “광명은 새로운 도시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지금 그 기로에 서 있어요. 신도시 개발에 준하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줄줄이 있습니다. 다행히 ‘시장이 돈 안 받고 공정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어 눈치 안 보고 이런 현안들을 힘 있게 추진하고 있어요.”

    시민과의 소통과 관련해 양 시장은 취임 후 소통위원회를 뒀다. ‘무슨 무슨 협의회장’과 같은 관변단체장들이 아닌 상인, 주부, 운전기사, 청소년 등 ‘진짜 서민’ 100명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전인자 광명시 공보담당관의 설명에 따르면 양 시장이 이들 소통위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서민의 바람을 행정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소통위원회와 직소민원제도 별도로 운영하면서 민원에 대해 신속하고 상세하게 처리결과를 전해주고 있다.

    광명시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로 시민과 소통하는 사업을 다른 지자체보다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광명시는 전체 시민 중 20~40대(20~49세)의 비율이 49.5%인 젊은 도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광명시 트위터(@gmcity), 양기대 광명시장 트위터(@ykd21)를 가동하고 있다. 2011년 1월부터는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예정이다.

    시의 업무 담당자 최은숙씨는 “스마트폰의 QR(Quick Response·빠른 응답) 코드와 연동되는 모바일 웹을 가동해 24시간 시민 소통창구로 삼겠다”고 말했다. ‘스마트 광명’으로 명명되는 이 로드맵은 정부의 스마트 워크 정책과 유사성이 있다. 정부는 2012년까지 모바일 국가망을 구축해 시공간 제약 없는 공공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한다.

    수도권 서남부에 위치한 인구 34만명의 광명시는 서울과 경계를 이루며 단일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광명시의 도시 이미지와 관련해선 ‘일산, 분당, 수원 등 수도권의 다른 도시에 비해 인지도, 비중이 낮아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이어지는 양 시장과의 대화 내용이다.

    ▼ 지하철 7호선 철산역에서 하차하면 광명인데요. 광명은 이처럼 광명시민이 아니면 지하철 타고 그냥 지나치는 도시로 인식되는데….

    “우리 시의 경우 토박이는 전체 시민의 5~7% 정도밖에 안 됩니다. 베드타운으로 인식되기도 하죠. 이러한 이미지를 벗고 자기만의 정체성을 지닌 정주(定住)하는 도시로 변신하기 위해 지금 도시의 틀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광명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서울로의 출퇴근 거리나 시간이 짧다는 점, 인구밀집지역인 수도권 내에서도 교통의 요지라는 점이죠. KTX 노선, 지하철 7호선, 제2 경인고속도로, 제3 경인고속도로가 지납니다. 2014년 강남~광명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 수서IC에서 광명까지 자동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수원~광명 고속도로도 같은 해 개통됩니다. 교통여건은 더욱 좋아질 거예요.”

    ▼ 도시의 틀을 다시 짜는 것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업은 무엇인가요?

    “(자리에서 일어나 시장실 한쪽의 대형 지도로 다가가면서) 시내에 분당 규모인 525만평(약 1760만㎡)의 ‘광명시흥 보금자리 주택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 예정돼 있어요. 여기엔 아파트, 주택뿐 아니라 산업단지, 대학, 종합운동장 등 자족시설이 들어서요. 이와는 별개로 4만5000가구 규모 뉴타운 사업이 추진됩니다. KTX 광명역 주변 역세권 개발도 본격화될 거예요. 교육 경쟁력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광명은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새로운 도시가 될 겁니다.”

    “정신없이 달려왔다”

    화려한 기자생활, 6년의 정치입문 시련, 그리고 광명시 개조론

    양기대 광명시장이 광명시 개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수도권에 미분양 아파트가 상당량 적체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명에 이처럼 아파트를 대규모로 건설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즉 사업성이 있을까요?

    “그 부분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광명시내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은 편이에요. 성공리에 분양될 것으로 봐요. 광명의 인구는 지금의 34만명에서 50만~60만명으로 늘어날 거예요.”

    ▼ 보금자리 신도시 사업은 보금자리특별법에 의해 LH공사가 추진하는 것이어서 기초단체가 관여할 여지가 적지 않으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그런 시각과는 정반대로 우리 시가 시의 미래 대계를 설계한다는 심정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사업형태가 갖춰진 겁니다. 취임 후 그 문제 때문에 정신없이 달려왔어요. 기자 시절 때부터 일복이 많았지만. 취임 후 단 하루 쉬었어요.”

    ▼ 원래의 신도시계획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광명신도시 건은 사업성이 밝은 편이어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었어요. 지난 7월인가 국토해양부로부터 잠정계획안을 받아봤어요. 수해방지, 교통, 환경, 자족기능이 거의 확보가 안 되어 있었어요.”

    2010년 9월21일 기습 폭우(강수량 208mm) 때 광명시는 주택 1398가구, 상가 234개소, 공장 57개소가 침수되는 피해를 본 바 있다.

    ▼ 그래서 정부에 항의했나요?

    “나는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인구수용 규모를 ha당 158명에서 137명으로 줄이고 영구임대주택을 공공분양 등으로 전환해야 하며 도시지원시설용지를 16.3%에서 20%로 확대해 달라고 했어요. 광명시의 미래 일이므로 물러설 수 없었어요.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중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어요.”

    ▼ 기초단체가 정부의 국책사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건 이례적인데요. 오히려 광명시의 이익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을 텐데요.

    “안 그래도 ‘시장이 저러다 밉보여 일이 제대로 안 되는 거 아닌가, 시장이 다치는 거 아닌가’라는 시민 여론도 있었습니다.”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사전 예약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광명시 측은 “시민들이 사업이 취소된 것으로 혼동하고 있으나 이번에 제외된 것은 국토해양부 통합심의위원회에서 광역교통대책에 대한 추가논의가 필요하다는 점 등에 따른 것으로 재심의를 거쳐 지구계획이 확정되면 사전예약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에 대해 양 시장은 “우리 요구의 90%가 충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과 이어지는 4차선 도로, KTX 광명역과 7호선을 연결하는 경전철이나 지하철을 조성하기로 했고 대학, 종합병원, 첨단산업단지, 물류유통단지, 종합운동장을 짓기로 했다는 것이다. 2010년말 300여 개 정도인 광명시내 기업 수는 테크노파크, 아파트형 공장 입주로 2011년말에는 1000여 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KTX 광명역은 4068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나랏돈이 투입되어 2004년 개통됐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6000여 명이다.(2010년 11월) 2010년 10월6일 국토해양부가 영등포역에도 KTX를 정차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광명역은 위기를 맞고 있다. 영등포역 정차는 오전 1편, 오후 1편으로 국한되기는 했지만 향후 정차편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일이다. 양 시장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라고 했다. 10월27일 그는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광명역 정상화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국토해양부 장관을 항의 방문했다. 다음날 광명시민 1000여 명은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양 시장은 정부 측에 광명역 정상화를 문서로 보증해달라고 요구했다.

    11월30일 정부는 광명시에 문서를 보내왔다. 영등포역 추가정차는 2014년 예정인 호남고속철 개통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점,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신안산선은 2012년까지 실시설계를 시행하고 월곶-광명-판교 복선전철사업은 예비타당성을 조사 중이라는 점, 2011년 말까지 광명역세권 사업을 완공하겠다는 점, 2012년 말까지 광명역 복합환승센터를 완공하겠다는 점이 들어 있다고 한다.

    광명역은 서울역과 함께 서울권역의 2개뿐인 KTX 역이라는 특이점이 있지만 광명시 이외 거주자들이 이 역을 찾는 일은 많지 않다. 광명시가 특별한 볼거리나 관광자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양 시장은 “폐광산의 관광자원화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KTX 광명역 주변을 관광지로

    ▼ 시내에 광산이 있었나요?

    “KTX 광명역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의 가학산 내에 폐광산이 있어요. 2011년부터 본격 개발해 관광지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시 예산으로 폐광산을 매입해 동굴 속에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각종 체험 코스 및 볼거리를 갖추도록 하는 거죠. 동굴 내 물이 많으므로 보트놀이도 가능할 겁니다. 일종의 동굴테마파크가 될 수 있어요.”

    ▼ 관광객이 폐광산을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요?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 상품이 될 수도 있다고 봐요.”

    ▼ 그렇게 보는 근거는 뭔가요?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들 중 많은 수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KTX 광명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서울 이외 관광지로 향합니다. 광명역에서 5분 거리에 좋은 관광 상품이 있으면 이들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유인할 수 있는 거죠. 동굴테마파크 외에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스피드 돔 경륜장, 대형 재래시장, 쇼핑타운을 광명시의 관광자원으로 적극 개발해나갈 생각이에요.”

    교육 문제는 한 도시의 발전 여부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양 시장은 초중고교 공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 학부모들의 마음을 잡겠다고 했다.

    ▼ 자녀 교육 때문에 학부모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문제가 광명에선 나타나지 않는가요?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인근의 서울 목동 등지로 이주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시가 공교육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 어떠한 내용으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건가요?

    “소하중학교가 11월19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받았습니다. 내년 3월 개교하는 운산고등학교도 혁신학교로 예비 지정될 예정이죠. 구름산초등학교와 온신초등학교는 이미 혁신학교로 되어 있습니다. 구름산초등학교는 교육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좋아요. 주변 도시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이 학교로 보내기 위해 이주해오고 있어요. 구름산초등학교, 온신초등학교, 소하중학교, 운산고등학교로 이어지는 혁신학교 벨트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어요.”

    “교육 때문에 이사 가는 일 없게…”

    ▼ 그렇다면 시내에서 혁신학교는 이 4개 학교가 되는 건가요?

    “시는 7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해달라고 도교육청에 요구해놓고 있어요. 내년에 2~3개 학교가 추가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혁신교육지구를 광명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어요.”

    ▼ 그런데 혁신학교가 무엇이고, 일반학교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 건가요?

    “혁신학교는 기존 학교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공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마련된 겁니다. 자율형 사립고처럼 교육과정의 30%는 학교자율로 변화가 가능해요.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줄일 수 있도록 행정보조직원을 채용할 수도 있죠. 교사가 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수업을 공개하며 교사끼리 함께 검토합니다.”

    양 시장은 “2009년 시의 교육 분야 투자 규모는 예산의 3.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4.6%로 확대됐다. 150억원 이상 되도록 하려고 한다”고 했다. 시는 2010년 2학기부터 시내 23개 모든 초등학교의 5~6학년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2학기 무상급식에 들어간 예산은 13억1400만원으로 시와 도교육청이 각각 50%씩 부담했다. 양 시장은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으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점을 감안해 시내 23개 초등학교에 ‘배움터 지킴이실’을 설치했다. 퇴직교사, 경찰관, 공무원 등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등교 때부터 하교 때까지 하루 8시간씩 학교 안팎을 순찰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한다. 이어지는 양 시장과의 대화다.

    ▼ ‘배움터 지킴이실까지 만들 필요가 있나’라는 시각도 있을 텐데요.

    “안전과 관련해 초등학생 딸을 가진 부모의 욕구가 정말 절절해요. 행정기관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효과는 있었나요.

    “설치 후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물론 학교 주변에서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요.”

    ▼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양극화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전 학생에게 지원되는 무상급식 외에 저소득층 학생을 특별히 돕는 제도가 있나요?

    “우리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예를 들어 가난한 독거노인에 대해선 행정기관이 예산으로 지원을 해줍니다. 그러나 자녀가 있으되 자녀로부터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는 노인은 공적 지원 대상에서도 빠져 어려움이 가중되죠. 학생들 중에도 일반 가정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생활 형편이 어려워져 학비를 못 내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돕는 시스템을 구축해두고 있어요. 시와 사회복지협의회가 기금을 조성해 이런 사람들을 돕고 있는 거죠.”

    ▼ 취임 후 보금자리 주택사업이나 KTX 역 문제와 같은 현안을 해결하느라 행정 개혁을 미루는 건가요?

    “행정 개혁은 중요하므로 소홀히 할 수 없죠. 업무 성격에 따라 여러 과, 팀, 국의 공직자들이 모여 종합적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어요. 곧 능력 위주 발탁인사로 행정조직을 대폭 개편할 예정입니다. 업무 부적격 공무원, 비위 관련 공무원, 민원인에게 현저하게 불친절하고 불성실한 공무원은 노조 추천 위원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일정기간 시정봉사단(공원 관리, 하천 관리, 재교육 수강 등)으로 일하게 됩니다.”

    정계 입문의 고통

    양 시장은 ‘희망은 힘이 세다’라는 저서에서 정계 입문의 고통을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2004년 1월 정치입문 후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지만 죄책감에만 사로잡힐 뿐이었다. 그 시련과 고통은 내가 자초한 것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열정과 패기만 가지고 정치에 뛰어들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왜 시장에 출마하는가. 이런 자문을 수없이 해봤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시장 한 사람의 마인드와 열정이 시를 크게 바꾸고 시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이 도시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바꿔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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