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박 과장은 그간 ‘연금은 손해’라고 믿고 있었다. 연금이란 게 오래 사는 사람에게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자신은 그렇게 오래 살 거란 생각을 안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80세에 달한다. 의학기술 발달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60세부터 연금을 수령한다면 족히 20~30년은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연금이 없다면 그 긴 기간을 가난하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은퇴 후 필요한 노후 생활비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은퇴 전 소득의 60~70%다. 국민연금에 30년간 가입했다면 은퇴 전 소득의 최소 30~35%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의 절반이 충당되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평생 지급’과 ‘실질가치 보장’이다. 수령 시작 시점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안정적으로 지급된다. 더구나 매년 물가상승분만큼 연금액도 상승해 평생 동안 실질가치가 보장된다. 2003년에 월 65만원의 연금을 받았던 사람은 7년이 지난 지금, 물가상승분이 반영된 월 80만원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입 기간 중 질병, 부상, 사망으로 인한 소득 감소분까지 보장해준다. 즉 질병이나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해질 경우 장애연금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당사자가 사망했을 경우 배우자에게 유족연금이 지급된다.
이 주임은 “국민연금 지급률이 계속 낮아지면서 일각에선 이러다 푼돈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현재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연평균 7%다. 여느 민간연금이나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팁 하나를 알려줬다. 전업주부처럼 지금까지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가입하는 게 좋다는 것.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균수명이 7년 정도 더 길어요. 남편 사망 후 혼자 생존해 있는 시기가 그만큼 길다는 이야기죠. 특히 마땅한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들로서는 노후준비가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수입이 없어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분들도 최저 불입액인 월 8만9100원부터 납입할 수 있는데, 이 돈을 10년간 납부하면 만 60세부터 월 16만원 정도 받게 됩니다. 20년간 수령한다면 수익률이 연 12%에 달합니다. 여기에 물가상승률만큼 수령액이 더 늘어나니 실질 수익률은 더 높아지죠.”
선진국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국민연금 기금은 구조적으로 언젠가 소진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2060년이면 기금이 고갈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수경 주임은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정부에서 계속 연금을 지급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안심하고 국민연금을 바탕으로 노후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은퇴했을 때 국민연금을 바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지금은 60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2013년부터는 5년마다 1세씩 수급 개시 연령이 올라가 2033년이 되면 65세부터 연금을 받게 된다. 만일 직장에서 55세에 퇴직한다면 10년 동안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다. 이 기간에 사용할 자금을 따로 준비해둬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노후준비가 필요하다.
“국민연금공단 노후설계컨설턴트(문의 번호 1355)를 통해 은퇴 준비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고, 인터넷 사이트 ‘내연금(http://csa.nps.or.kr)’을 이용하면 스스로 자신의 노후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한 재무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 많이 이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