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호

100억 사재 출연해 예도(禮道) 장학재단 설립하는 ㈜ 사이몬 이국노 회장

  • 글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사진 / 지호영 기자

    입력2010-12-23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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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억 사재 출연해 예도(禮道) 장학재단 설립하는 ㈜ 사이몬 이국노 회장
    정명(正名).

    ‘논어’의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명칭의 개념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정명 사상에 매료된 ㈜사이몬 이국노 회장은 최근 정명을 호로 삼았다. 이 회장은 “한마디로 ‘이름값 하고 살자’는 뜻”이라고 했다. 이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사훈은 ‘입정(立正·바르게 세우자)’이다.

    이 회장은 3만원으로 회사를 세워 30여 년 만에 연매출 7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일궈낸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CEO다. 그가 사훈과 아호에 담긴 ‘올바름’을 실천하기 위해 최근 거액의 사재를 출연해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장학재단 하면 보통 ‘성적이 우수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는 일’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이 회장이 설립하는 장학재단의 수혜 대상자는 이와는 크게 다르다. 장학생 선발의 첫째 조건이 ‘예(禮)’와 ‘도(道)’를 갖추었느냐다.

    “공부만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얘기가 있지요. 건강한 신체를 바탕으로 예와 도를 갖추고 국가관과 애국심이 있는 학생이라야 사회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암만 잘해도 자기만 아는 사람은 사회에 보탬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도 공인 7단으로 대한검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다운 발상이다. 육군대장 출신의 김진선 장군과 경찰청 차장을 지낸 김홍권 목원대 교수,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과 안중호 서울대 경영대 교수 등 재단법인에 참여할 이사들의 면면에서도 ‘예’와 ‘도’에 대한 이 회장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검도 8단 승단을 준비하는 이 회장 자신도 “문무를 겸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무예만으로 8단에 승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인격 함양과 정신 수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명심보감’과 ‘논어’ 등 고서를 섭렵하고 있다고.

    현금과 부동산 등을 순차적으로 출연해 1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세우고 나면 이 회장은 무도관을 세워 누구나 무예를 닦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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