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입지, 창업비용 최소화
고객의 ‘needs’와 ‘wants’ 연구
하루 매출 1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시장 흐름 잘 타야”
고미고미
대표 김대현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중앙공원로31번길 42 서현파크플라자 107호
2017년 한 해 창업 시장은 너무 어려웠다. 2018년 무술년에도 4고(유가, 금리, 환율, 임금)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200원대이던 유가는 1600원대를 넘어섰고, 금리는 미국을 시작으로 많은 국가가 오랜 기간 이어지던 초저금리에서 벗어나고 있다. 1170원 안팎이던 환율도 1080원 선으로 떨어지면서 원화절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그리고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급등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장사하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 되었다. 예비창업자들이 창업에 나서기엔 위험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다.
“빈둥거리는 꼴을 못 본다”
김대현 고미고미 사장은 저염 음식, 화학조미료 첨가하지 않는 음식으로 입지의 불리함을 극복했다. [김성남 기자]
휴대전화 도매점에서 2년 동안 일하며 신뢰와 능력을 쌓은 그는 27세이던 2000년 여름, 조그마한 휴대전화 가게를 열었다. 그의 능력을 지켜본 휴대전화 도매점 사장이 외상으로 물건을 대줬다. 창업비용은 가게 임차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 그리고 간판 및 비품 등에 300만 원을 들인 게 전부였다.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서일대학교(당시 서일전문대) 정문 앞 7평짜리 조그마한 가게였다.
장사 수완이 탁월했던 그는 당시 월 700만 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영원히 호황을 누릴 것 같았던 휴대전화 판매 사업은 단말기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2002년 초 문을 닫아야 했다. 젊은 나이에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어떤 사업을 새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식자재 유통 회사에 근무하던 친구로부터 취직 권유를 받았지만 취업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식자재 유통에 관심이 생겼고,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 분야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31세에 다시 창업을 했다. 대형 주차장 한 귀퉁이에 있는 컨테이너를 월 사용료 20만 원에 빌려 창고로 쓰고 1t 중고 트럭을 구입한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시작한 식자재 유통 사업은 1년 만에 직원 4명을 둘 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2008년 결혼과 함께 작은 식당도 개업했다. 당시엔 식자재 유통 사업을 하던 업체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식당을 겸업하는 게 유행이었다.
식자재 유통 사업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중앙공원로 서현역 인근에 자리 잡은 식당은 7평짜리 점포였는데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60만 원이었다. 창업비용으로 총 4000만 원이 들었다. 권리금은 없었고 보증금을 제외한 주방 기물과 집기 비품, 그리고 간판 등 인테리어에 총 1000만 원이 들었다.당시만 해도 서현역 주변 상권은 아파트를 제외하고 활성화가 안 된 상태였는데 그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음식점 경험도 없었고, 음식을 만들 줄도 몰랐다. 식자재 유통 사업을 하면서 곁눈질로 배운 것이 다였다.
그렇게 시작한 식당은 고미국수라는 상호를 내걸었고 메뉴 4가지(잔치국수, 비빔국수, 메밀, 만두)로 국수 전문점을 열었다. 그 결과 3개월 정도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되었다. 하루 매출 10만 원으로 직원 1명의 인건비는 고사하고 월세도 못 줄 정도였다. 그래도 식자재 유통 사업이 잘되고 있어 견딜 수는 있었다. 하지만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전단지를 돌려보기도 했지만 1000장을 돌리면 고객 1명 올 정도로 성과가 없었다.
그는 홍보 전략을 바꿔 전단지에 ‘전단지를 가지고 오면 10% 할인한다’는 내용과 함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착한 식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고객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하루 매출 30만 원이 넘더니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100만 원을 돌파했다. 2010년엔 바로 옆 가게를 인수해 15평 매장으로 확장했다.
상호도 국수 전문점에서 국수와 찌개 전문점인 고미국수와 고미찌개로 바꾸었다. 당시에 서현역 상권은 직장인이 많았기 때문에 국수만으로는 그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었다. 이렇게 고객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메뉴 수는 늘었지만 장사는 계속 잘되었다.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5년 메르스 사태에도 끄떡없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그대로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 식당 콘셉트를 바꿨다. 국수와 비빔밥으로 메뉴를 개편하고 상호도 저염식당 고미고미로 바꿨다. 소금을 적게 사용하는 저염식당이라는 콘셉트가 고객에게 어필하면서 지금까지 대박집으로의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80평 중형 매장인 시래기가 맛있는 한정식 전문점 고미꽃시래도 개업했다.
대박집의 조건
고미고미는 천연 양념만 사용하고 산지에서 직송한 재료로 조리한다. [김성남 기자]
그가 처음 국수 전문점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잔치국수 육수엔 변함없이 남해산 멸치와 디포리, 무, 대파(흰 부분의 파와 뿌리만 사용), 다시마(귀부분만) 등 천연 양념만 사용하고, 여기에 쫄깃거림이 더한 중면을 사용한다. 그리고 여름철 대표 메뉴인 콩국수는 경기도 연천 옥계리의 장단콩을 직접 구매해 사용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름철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음식이 되었다.
또 하나의 인기 메뉴인 웰빙비빔밥은 산지에서 직송한 당근, 버섯, 상추, 콩나물, 무, 제철 나물을 사용하고 직접 담근 매실청으로 만든 양념을 넣는다. 이렇게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식당, 소금을 많이 넣지 않는 저염 식당, 혼자 밥 먹을 수 있는 식당,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식당 콘셉트로 고객의 ‘needs’와 ‘wants’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춘 게 고미고미의 성공 요소라 할 수 있다.
빅데이터로 풀어본 상권 입지 분석
점포를 중심으로 반경 500m 1차 상권을 범위로 정하고, 상권 분석 6단계와 입지 조건 분석의 틀로 상권을 살펴봤다.도로
1차 상권 범위 안에는 도시 간 연결하는 간선도로인 왕복10차선 도로 성남대로와 시내도로의 주요 간선도로인 8차선 도로 서현로, 6차선 도로 분당로와 중앙공원로, 그리고 간선도로인 4차선 도로 황새울로 360번길과 황새울로, 서현로 180번길, 황새울로 311번길, 황새울로 312번길로 조성되어 있다. 지선도로인 2차선 도로는 중앙공원로 39번길과 중앙공원로 31번길, 황새울로 341번길, 황새울로 330번길 등이 있다.서현역 주변과 고미고미가 입점해 있는 서현파크플라자 주변은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골목길이 없다. 따라서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는 상권이다. 해당 상권은 중앙공원로 31번길에 접해 있는 서현파크플라자의 우리은행이 핵심 점포가 되고 중앙공원로 31번길과 39번길이 상권의 중심이 된다.
방위
일반적인 상권 조사는 8방위(동서남북, 북동, 동남, 남서, 서북)를 사용한다. 8방위에 의해 반경 500m 꼭짓점을 연결하면 그것이 바로 1차 상권 범위가 된다. 고미고미를 중심으로 상권 범위 안의 동쪽 꼭짓점은 삼성한신아파트 107동, 서쪽 꼭짓점은 분당구청, 남쪽 꼭짓점은 한양아파트 301동, 북쪽 꼭짓점은 이매촌한신아파트 205동, 북동쪽 꼭짓점은 서현로 237번길 17 주택, 동남쪽 꼭짓점은 kspo올림픽스포츠센터, 남서쪽 꼭짓점은 황새울광장 야외공연장, 서북쪽 꼭짓점은 JS호텔분당이 된다. 각각의 꼭짓점을 연결하면 총면적 70만4698㎡(21만3171평)가 상권 범위가 된다.고미고미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범위의 1차 상권을 주상권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이 상권은 우리은행 분당시범단지지점을 중심으로 중앙공원로 31번길이 동서남북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중앙공원로 31번길이 교차하는 우리은행사거리를 중심으로 사분면으로 나누는데 북동쪽의 2사분면 상권과 서북쪽 1사분면이 서현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동남쪽 3사분면과 남서쪽 4사분면은 학교와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으로 비활성화 주택가 특성이 강한 지역이어서 예비창업자가 입점하기에 위험부담이 크다. 고미고미는 상권이 비활성화되어 있는 동남쪽 3사분면에 위치해 있다.
TG
해당 상권 범위 안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설물을 TG(Traffic Generator·교통발생원)라고 하는데,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주동선과 연관돼 있다. 고미고미가 속한 1차 상권 범위의 TG는 서현역과 AK플라자 분당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고미고미는 서현역 3번 출구에서 180m, 1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1번 출구에서 230m,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상권과 입지는 열악하지만 고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동선
사람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길을 주동선이라 하는데 이곳 상권은 신흥역 4번 출구와 5번 출구를 중심으로 황새울342번길 500m 거리가 주동선이다. 고미고미는 핵심 주동선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퇴근길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부동선 중 가장 괜찮은 동선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음식점으로는 그나마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업종
업종 파악은 1차 상권 범위 안에 있는 전체 점포 수와 업종별 점포 수를 조사함으로써 업종 분포 비율을 알 수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을 이용하면 분석 자료를 볼 수 있다. 총 2382개 점포 중 음식업은 986개로 41.4%, 서비스업은 267개로 11.2%, 도소매업은 1129개로 47.4%로 나타났다. 특히 선택업종인 한식백반 업종 비율은 166개로 7%의 적지 않은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상권의 업종 비율보다 음식업과 서비스업 비율이 낮고 도소매업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서현역사에 백화점인 AK플라자가 입점해 있기 때문이다.상대적으로 고미고미가 소재한 서현파크플라자 상가는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주택가 특성이 강한 지역에 있어서 생활밀착형 업종인 슈퍼마켓, 보습학원, 개인병의원, 약국, 공인중개사 사무실, 인테리어 가게, 청과물 가게, 피자, 베이커리, 치킨 전문점 등 배달 전문점, 세탁소, 반찬가게, 문구점, 미용실 등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잠재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집객력이 뛰어나 음식업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리고 (주)나이스지니데이터 나이스비즈맵 자료에 의하면 고미고미의 직접 경쟁 점포인 일반한식/백반 점포 수가 80개로 전체 업종 수 대비 10.72%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특별한 차별성이 없으면 장사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권임을 알 수 있다.
상권유형
상권 유형은 아파트 밀집 지역이자 주택가 특성이 강한 상권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에는 고미고미가 입점한 지역이 성장성 15.2점, 안정성 11점, 영업력 4.9점, 구매력 15.6점, 집객력 7.7점, 총 54.4점으로 5등급 중 3등급으로 나온다. 1등급이 상권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나이스비즈맵에서는 상권 유형을 좀 더 자세하게 분류하는데 주거지역 48%, 역세권 36%, 상업지역 10%, 기타 지역 4%, 그 외 2%로 나타나고 있다. 쉽게 말해 주거지역 특성이 강한 역세권 상권이어서 가족 단위 및 직장인 고객을 동시에 겨냥한 음식점을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입지
입지 분석에는 입지 조건 조사가 핵심인데 가시성, 접근성, 인지성, 홍보성, 주차편의성을 점수화해서 평가한다. 가시성은 50점 만점에 보통 이하 수준인 30점, 접근성은 20점 만점에 보통 수준인 14점, 주차편의성은 15점 만점에 보통 이상 수준인 12점, 인지성은 10점 만점에 7점, 홍보성은 5점 만점에 3.5점, 이렇게 평가 항목마다 점수를 매겨보니 고미고미는 총 67.5점으로 출점하기엔 위험 부담이 높은 입지의 점포였다. 입지 기준 90점 이상은 적극적으로 출점할 곳, 80점 이상은 출점 가능한 곳, 70점 이상은 출점을 고려할 곳, 60점 이상은 출점에 신중할 곳, 60점 이하는 출점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SWOT
고미고미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요인을 분석해보면 강점은 건강식, 맛집이다. 약점은 상가건물 후면 점포로 입지조건이 나쁘고 소규모 매장으로 홀과 주방이 좁아 직원이나 고객이 불편하다. 기회요인은 없고 상권 주변에 가성비 좋은 경쟁 업소가 들어서게 되면 매출이 떨어지고, 4고(유가, 금리, 환율, 임금)로 원가 비중이 높아져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동시에 떨어질 가능이 커지는 위협요인이 된다.빅데이터
지도로 본 고미고미 상권 입지.
선택업종의 요일별 매출 비율을 보면 금요일(1222만 원)이 가장 높고 토요일(1139만 원), 목요일(967만 원), 일요일(913만 원), 화요일(894만 원), 수요일(814만 원), 월요일(742만 원) 순으로 금요일과 토요일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는 월요일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마케팅 전략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대별 매출 비율은 저녁식사 시간인 17시부터 21시까지(2585만 원)가 가장 높고, 점심식사 시간인 11시부터 14시까지(1943만 원), 21시부터 24까지(1249만 원) 순으로 저녁식사 시간의 매출이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침식사 시간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다.
성별, 연령대별 매출에서는 남성이 4063만 원, 61.9%로 높게 분석되고 연령대별로는 40대가 2288만 원, 34.8%로 가장 높다. 결과적으로 일반한식/백반은 30대와 40대 고객 연령층이 높기 때문에 이 연령대가 선호하는 메뉴를 개발하고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인구는 5483가구에 주거인구 1만4772명과 직장인구 2만6774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장인구 연령층은 40대가 8645명, 30대 6642명, 20대 5577명으로 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주거인구 연령층은 여성 비율이 52.7%로 남성보다 높고 40대가 2932명, 19.9%로 가장 높으며, 60대 2270명, 30대 2163명, 10대 2065명, 50대 2034명, 20대 2019명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거 형태는 1차 상권 범위 총 5483가구에 아파트가 4242가구로 77.4%, 비아파트가 1만1241가구로 22.6%를 차지해 아파트 밀집 지역 상권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상권 활성도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상권 확장도 제한적이어서 크게 성장하거나 발전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