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호

[시마당] 부표 

  • 이실비

    입력2025-06-1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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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의 기억들에 베인다

    벌어지고

    쏟아지는

    (                    )

    흉터



    흉터는 뼈를 가졌다

    그 뼈를

    큰 솥에 넣고 평생 고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집이 싫어

    바다로 갔다

    선 채로 떠다녔다

    웃겼는데 편안했다

    그러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찰랑거리는 물결과 파도 알갱이를 가까이서 보는 삶이었다

    찢기면 천천히 가라앉을 수 있는 부표였다

    턱 코 눈 머리까지 순서대로 잠겨

    물 밑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나한테 친절했다 친절하면 따라간다

    바다 밑에는 성당이 있었다

    나는 성당에 가본 적이 없어

    그렇게 말하자

    신기한 듯

    커지던

    눈동자

    갖고 싶었다


    이실비
    ‌● 1995년 강원 속초 출생
    ‌● 202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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