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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 그리고 아버지의 삭발
내가 이 세상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 세월은 고작 18년밖에 되지 않는다. 아버지는 내가 사범학교를 졸업한 이듬해 간경변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수(壽)는 61세였다.나의 아버지는 손이 귀한 집 삼대독자였다. 이십대 때 한 여인과 …
200303 2003년 02월 25일 -
서울대, 미8군, 색소폰과 차차차
내가 태어난 곳은 황해도 배천. 강화만으로 흘러드는 예성강 하구에서 약간 북쪽에 있는 소읍이다. 개성에서 서쪽 해주로 가자면 약 30km쯤 되는 지점인데, 지도에서 보면 바로 38도선 아래에 있으며 배천온천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
200303 2003년 02월 25일 -
“배부른 사람은 절대 환경운동 못해요”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 화성시에 연해 있는 시화간척지는 직접 현장에 가본 사람만이 그 스케일을 실감할 수 있다. 광활한 토지와 인공호수, 호수 위를 나는 수천의 물새떼, 끝없이 펼쳐진 갈대습지공원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200303 2003년 02월 25일 -
결핵과의 전쟁 벌여온‘백신의 황제’
“이 박사가 됩니다. 선거 전에 이런 얘기하면 안 되지만 당선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거가 실시되기 하루 전인 1월27일 오후 7시경. 김성호(金成豪) 보건복지부장관은 이종욱(李鍾郁) 박사의 당선을…
200303 2003년 02월 25일 -
목숨을 내놓고 춤을 얻다
그와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말은 종종 끊어지고 시선은 자꾸 비켜갔다. 순간순간 그는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생활하는 사람’이 아닌 것도 같았다. 무작정 한 길만 달려온, 그렇게 늘 자신을 바닥까지 소진해버려, 자잘한 감…
200303 2003년 02월 25일 -
‘스킬’보다 ‘탤런트’ 낙관보다 비관이 명약
2002년 6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선전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각고의 노력으로 4년 전 참패의 수모를 씻어내고 눈부신 영광을 안았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쟁쟁한 외국 선수들에 비해 ‘몸값’도 낮고 개…
200303 2003년 02월 25일 -
“힘 있을 때 굽혀라” ‘실속 변신’ 주도하는 현실주의자
2월7일 제28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한 SK 손길승(孫吉丞·62) 회장은 재계에서 뚜렷한 이미지를 굳힌 인물이다. ‘전문경영인 총수’라는 이미지가 그것이다. 국내에선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
200303 2003년 02월 25일 -
‘獨走 삼성’ 견인하는 이건희의 ‘실세 대리인’
이학수(李鶴洙·57)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구조조정본부장’은 스태프(staff) 성격의 직함이다. 구조조정본부는 이건희(李健熙·61) 삼성 회장을 보좌하는 참모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본부장의 라인(line)상 직함은 삼성전자 사장이…
200303 2003년 02월 25일 -
“DJ정권, 빅딜 약속 안 지켰다”
지난 6년 간 재계의 대변자 역할을 해온 손병두(孫炳斗·62)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 급작스런 결정은 재계 안팎에 적지 않은 파문을 던졌다. 손부회장은 “50년 지기인 손길승 전경련 회장과 함께 일하는 것이 부담스…
200303 2003년 02월 25일 -
“주한미군, 우리가 나가라고 해도 안나갈 것”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특사로 미국·일본을 다녀온 민주당 정대철(鄭大哲·59) 의원을 서울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 자택에서 만났다. 정의원은 마침 방미 시기가 우주선 컬럼비아호 사망자 추도식과 겹쳐지는 바람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
200303 2003년 02월 24일 -
“大小國 공존하는 지구대협동사회 건설하자”
지난해 11월14일 중국 선양(瀋陽) 랴오닝(遼寧)대학에서는 한국의 학자가 창안한 사상을 연구하는 연구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생존한 학자가 만든 사상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에 연구센터가 설립된 것은 중국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이 연…
200303 2003년 02월 24일 -
熱砂에 바친 젊은, ‘熱情 경영’ 싹 틔웠다
사장으로 일한지도 벌써 2년반이 지났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의 여파로 회사 경영이 어렵던 시기에 수장을 맡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또 언제 그렇게 흘러갔는지….나는 그 시간을, 하나를 위한 …
200302 2003년 02월 17일 -
MBC 연기대상 5개 부문 수상탤런트 장서희
“스타가 된다는 건 정말 꿈이었죠.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주인공 역을 해보고 싶었어요.”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주인공 은아리영 역을 맡아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한 탤런트 장서희(31)씨가 2002년 MBC 연기대상 5개 부문을 휩…
200302 2003년 02월 04일 -
프로축구 대구FC 초대 감독 박종환
“반세기 축구 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을 작정입니다.” 지난해 12월 K리그 참가가 확정된 신생팀 대구FC의 사령탑 박종환 감독(67)의 취임 소감이다. 대구FC는 국내 최초로 모기업 없이 지자…
200302 2003년 02월 04일 -
노동운동가 출신 대통령직인수위원 김영대
새해 벽두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엔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철학’을 공유하는 박사급 학자와 관료 출신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그곳에 중학교 중퇴 학력의 노동운동가 출신 김영대(45)씨가 끼여 있어 눈길을 끈다.김씨는…
200302 2003년 02월 04일 -
“공 치기 전에는 말하지 말라”
최경주는 한국에 들어오면 미국에서 PGA(미프로골프협회) 투어를 돌 때보다 더 바빠진다. PGA 스타의 반열에 오른 그를 모셔가려는 행사가 줄을 잇는 바람에 여간해서 시간을 뺏기 어렵다. 최경주의 일정을 관리하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
200302 2003년 02월 04일 -
[나의 앨범│김상현]
“독재체제에서 올바른 정치인이 갈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감옥뿐입니다.” 1972년 유신반대 투쟁으로 구속된 김상현은 법정에서 이렇게 외쳤다. 한국 민주화투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는 고난의 정치인이었다. 5년의 옥고, 73차…
200302 2003년 02월 03일 -
‘정리 중독자’의 깔끔한 일터
단적으로 말하면 내게는 서재가 없다. 큰 방 하나에 들춰볼 일 없는 책까지 죄다 모아두는 그런 서재는 없다. 대신 자료를 읽고 글을 쓰는 작업실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 공간이 가벼워졌다. 꼭 필요한 것들이 꼭 필요한 모…
200302 2003년 02월 03일 -
경쟁의 피로 풀어주는 여유와 인간애 넘치는 만남
대학시절, 민주주의를 외치며 거리를 달렸던 우리들, 지금은 첨단 IT한국을 이끄는 주역으로 다시 만났다. 시대가 변해도 인간애는 변치않는 소중한 가치임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라르고는 음악용어로 ‘아주 느리게’를 뜻한다. 정신없…
200302 2003년 01월 30일 -
단식농성단 앞에서 공무원들은 고기를 구워 먹고…
2003년, 쉰다섯이 되었다. 한국사회에서 격변의 시기를 살아온 우리 세대는 이 나라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봐왔다. 군사독재, 개발독재, 그리고 다양한 시민사회의 성장까지 모두 함께. 그 덕에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른 지금 내 …
200302 2003년 0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