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출마? 엄경영 80%, 유승찬 30%
6·3대선은 ‘이재명 대통령’ 추인 묻는 선거
국민의힘 대선후보, 홍준표 선출 가능성 커
이재명 당선 확률? 엄경영 30%, 유승찬 80%
6·3대선 최대 변수? 국민의힘-개혁신당 단일화

4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왼쪽)과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가 ‘미리 보는 6·3대선’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이상윤 객원기자
‘이재명 견제론’이 이번 대선의 핵심 테마
헌법재판소(헌재)가 4월 4일 12·3계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 주권자 국민은 누구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길까.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과 정세 분석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두 사람에게 6·3대선에 나설 각 당 대선후보가 누가 될 것으로 보는지, 그 후보가 대선에 당선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들었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6·3대선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한 대행이 이번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엄경영
유승찬(이하 유) :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자다. 그런 점에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출마 가능성은 30% 정도.
만약 한 대행이 출마한다면 당선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엄 :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기존 후보들이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번 대선이 초단기로 치러지기 때문에 한 대행을 견제할 시간이 촉박하다. 그런 점에서 한 대행이 출마하면 대선까지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다.
유 대표 생각은 어떤가.

유승찬
정반대로 예상했는데, 그 이유는 뭔가.
유 : 이번 선거는 3개의 전선이 있다. 하나가 탄핵 찬반 전선이다. 헌재 판결 전까지 탄핵 찬반 여론이 6대 4였다 파면 후 7대 3으로 더 벌어졌다. 둘째로 정권교체와 정권 안정 여론이 55대 35 정도로 나온다. 마지막 전선이 정당 지지율인데, 40대 30 정도로 나오고 있다(유 대표 주장은 전반적 여론에 대한 평균치를 언급한 것으로 특정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하다. 편집자 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탄핵 전선이 정당 전선으로 이동해야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정당 혁신으로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해야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2인자였던 한 대행이 대선에 나오면 탄핵 전선이 전면에 부상하게 돼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아진다.
한 대행 출마 얘기가 나온 배경에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집권을 견제하기 위한 반(反)이재명 연대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른바 반명 연대 ‘빅 텐트’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엄 : 윤 전 대통령은 이미 사법적 심판을 받았다. 이번 대선에 내란 심판보다 ‘이재명 견제론’이 더 부각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인이다. 이 전 대표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견제론이 이번 대선의 핵심 테마가 될 거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빅 텐트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4월 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3자 대결 구도 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지지율이 14%까지 나왔다. 굉장히 약진하고 있다. 주요 정당 대선후보가 4월 말 5월 초에 선출된 후 후보 등록까지 열흘 정도 시간이 있다. 그 시간 안에 단일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전 대표와 범보수 단일 후보가 ‘맞짱’ 뜨는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 대표는 반이재명 연합, 이른바 반명 빅 텐트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유 : 이번 대선을 한마디로 규정하면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승인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선거다. 지금 절대 강자인 이 전 대표에 맞설 반대 전선이 형성될 것이다. 빅 텐트가 이 전 대표에게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빅 텐트가 성사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대행 빅 텐트는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결정적인 것은 이준석 후보다.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중요하다?
유 : 이 후보는 앞으로 15%에서 20% 정도의 지지율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 왜냐하면 윤 대통령 탄핵에는 찬성하는데 이재명 전 대표를 지지할 수 없는 유권자층이 어디로 갈 것이냐가 이번 대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런데 원내 제3당인 조국혁신당이 대선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이 후보가 중간 지대를 독차지하게 됐다. 그만큼 상당한 포션을 갖게 됐다. 합리적 보수나 중도층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준석 후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후보는 레버리지 변수일 뿐 아니라 더 혁신적으로 이 후보가 보수 진영 전체 후보가 된다면 굉장히 강력할 수 있다.

이재명이 넘어야 할 산은 이재명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에 돌입했는데 누가 대선후보가 되리라고 예상하나.엄 : 민주당 대선후보는 사실상 이재명 전 대표로 확정됐다. 친명 일각에서 ‘아름다운 경선’을 얘기하는데, 조금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들러리 경선’이다. 그 적임자도 이미 김경수 전 경남지사로 정해졌다. 김 전 지사는 당초 이번 대선에 ‘개헌’으로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우려 했던 분인데, 갑자기 단식투쟁 후 비명이 아닌 ‘새로운 친명’으로 거듭났다.
유 대표는 어떻게 예상하나.
유 : 예상하는 게 의미가 없다. 국민도 다 알고 있다. 99.99% (이재명 전 대표가 후보가) 될 것으로 본다.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는데, 경선 룰을 국민 경선으로 바꿔도 별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작은 변수도 싫어한다. 지난 대선 경선을 국민경선으로 했다가 이낙연 후보에게 3차 경선에서 뒤집힌 일이 있다. 그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어 경선 룰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 국민경선을 안 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 이 전 대표가 넘어할 산은 이 전 대표 자신이다. 당내 경쟁 후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전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자기 자신이다. 200석 가까운 야당 의석에 행정 권력까지 (이 전 대표가) 가져갔을 때 독점, 독주 시스템을 우려하는 국민의 우려를 어떻게 완화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연합 권력을 만드는 방식으로 완화할 수밖에 없는데, 스스로 견제 장치를 만들어 국민이 그걸 보고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 전 대표와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 전 지사 파괴력이 어느 정도 될 걸로 보나.
유 :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다. 친문 세력화나 여러 측면에서 나와야 돼서 경선에 뛰어든 것이기 때문에 목표가 다르다. 다만 김동연 경기지사는 대선후보가 되려고 나오기 때문에 강한 반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전 대표가 본선에서 당선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된다고 예상하나.
엄 : 냉정하게 30% 주고 싶다. 그렇게 보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탄핵 선고 후 열흘이 지났는데 지금 나온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대통령 탄핵 후) 국민의힘 상황이 최악인데도 지지율이 접점 형태로 가고 있다. 이는 탄핵 과정에서 ‘샤이 보수’가 양산됐기 때문이다.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4월 말 5월 초가 되면 정당 지지율은 물론 대선후보 지지율도 막상막하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대선 마지막 변수로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화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이 전 대표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유 대표는 이 전 대표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나.
유 : 최소 80% 이상이라고 예상한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승인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선거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와 연합해도 승리할 가망이 없으면 독자적으로 끝까지 완주할 거다. 15% 이상만 득표해도 차기를 위한 굉장한 정치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지는 게임에서 연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8부 능선을 넘었더라도 나머지 20% 리스크 관리가 중요할 텐데….
유 : 이 전 대표가 독주할 것이라는 우려를 어떻게 완화할 것이냐 하는 굉장히 큰 숙제가 남아 있다.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엄 : 1차 경선에서 4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는데, 일단 김문수 전 장관이 가장 많이 득표할 가능성이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가 2, 3위 경합을 하고 있다. 이 세 후보는 무난히 4강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경합하지 않을까 싶다. 경선에 불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지지층을 누가 더 흡수하느냐에 달렸다.
유 대표는 국민의힘 4강에 누가 포함될 것으로 보나.
유 : 엄 소장 생각과 비슷하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1차로 100% 국민 여론조사로 4명으로 압축한 뒤 4명 토론 후 2차 경선 때 2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그럼 국민의힘 최종 예선에 진출할 두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보나.
엄 : 최종 예선에 진출할 후보로 김 전 장관은 확정적이라고 본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가 경합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홍준표 가능성 높다
국민의힘 2차 대선후보 경선은 국민의힘 당원 50%, 국민여론 50% 조사 결과를 반영해 결정한다.엄 : 만약 홍 시장이 2명이 겨루는 최종 예선에 오르면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비중이 50% 반영되는 경선 룰에 따라 저력 있는 홍 전 시장이 막판 역전극을 펼치지 않을까 예상한다. 범(汎)보수 주자 중 대(對)이재명 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홍 전 시장이다. 또한 범보수 주자 중 2030 남성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기도 하다.
유 대표는 어떻게 전망하나.
유 :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에서 각각 두 명씩 4강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최종 후보는 홍 전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할 경우 김 전 장관이 타격받을 가능성이 높다. 경선 과정에 한동훈-안철수 단일화 가능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반이재명 ‘빅텐트’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엄 : 5월 12일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를 이루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다. 단일화가 늦어지면 본선 경쟁력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후보 간 담판에 의한 단일화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본다.
유 : 만약 홍준표 전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면 정치력이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단일화 과정에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3자 대결 구도 조사 결과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됐을 때를 가정한 3자 대결 조사에서 전국적으로는 이재명 44%, 홍준표 29%, 이준석 11%였다. 응답 안 한 사람이 16%다. 그런데 대전·세종·충청으로 가면 달라진다. 이재명 38%, 홍준표 28%, 이준석 13%이었다. 홍준표와 이준석 지지율 합이 이재명 전 대표를 앞선다. 대선에는 중원의 표심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이런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다. 다시 말해 이준석이라는 레버리지 없이는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대표를 막을 방법이 없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