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호

 "李, 여론조사보다 많이 득표할 수도" vs "단일화 땐 치열한 승부 펼쳐질 것"

[매거진동아 LIVE] 미리 보는 6·3대선 향배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5-05-16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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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탄핵과 尹 거취 해결 못 하면 기회 없어

    • 최대 변수? 보수 적자 한 사람으로 좁히는 것

    • 김문수는 빠르게, 이재명은 느리게 시간 흐를 것

    • 이재명 당선? 유승찬 95% 이상, 엄경영 “단일화 땐 모른다”



    데이터분석 전문가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과 정치 판세 분석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출판사진팀

    데이터분석 전문가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과 정치 판세 분석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출판사진팀

    21대 대통령을 뽑는 6·3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3자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까. 데이터분석 전문가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과 정치 판세 분석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두 전문가에게 6·3대선이 어떻게 흘러갈지, 당락을 가를 변수는 무엇이 있는지,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들어봤다. 두 전문가와의 대담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이틀째 되는 5월 13일 오후 진행됐다.

    3자 구도, 누구에게 유리할까

    6·3대선이 본격화됐다. 초반 대선 판세를 어떻게 전망하나.

    엄경영(엄)_ 이번 대선은 내란 심판이냐, 이재명 견제냐 두 축으로 전개됐다. 초반에는 내란 심판이 대세를 장악해, 공식 선거운동 전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대세론이 확산했다. 다만 후보 등록 이후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3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이재명 견제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래서 향후 대선 판세는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유승찬(유)_ 이번 대선은 윤석열 탄핵으로 시작된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탄핵 구도가 강하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거기에 국민의힘 후보 선출 과정에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이번 대선에는 3가지 전선이 있다. 계엄 찬반, 탄핵 찬반, 그리고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 계엄과 탄핵을 넘어서야 다음으로 넘어갈 텐데, 국민의힘은 여전히 계엄과 탄핵 구도 안에 갇혀 있다. 탄핵과 윤(尹) 절연, 두 문제를 조기에 해결 못 하면 이번 대선은 기존 구도 안에서 그냥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 대세론이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 후반으로 가면서 표심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는 무엇이 있을까.

    유_ 뚜렷한 변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준석 변수’가 좀 있을 것 같다. 이준석 후보는 계엄과 탄핵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런 점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해 대선판을 흔들어 균열을 낼 수 있는 후보다. 탄핵에 태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은 김문수 후보는 여전히 기존 구도에 갇혀 있다. 누가 그 구도를 깨고 올라서느냐의 문제인데, 지금은 기존 구도가 강하게 짓누르고 있어 아무도 깨고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극적인 순간이 오려면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앞지르는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야 가능할 텐데, 지금 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 대표는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지 못하고 정체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어야 지지율 점프가 가능하다. 2007년 대선 때 제3 후보였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후보는 충청권 지지를 등에 업고 15% 넘게 득표했다. 2017년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 때 안철수 후보도 중도와 호남 지지에 힘입어 한때 문재인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 그런 역동성을 이준석 후보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만들어내느냐가 이번 대선의 유일한 변수가 아닐까 싶다.”

    엄 소장은 대선 표심에 영향을 끼칠 변수가 무엇이 될 것으로 보나.

    엄_ 유 대표 말씀처럼 ‘이준석 이슈’가 하나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는 이재명 견제론이 얼마나 커지느냐다. 첫 번째 이준석 이슈는 단일화가 되느냐 마느냐다. 또 단일화가 김문수로 되느냐, 이준석으로 되느냐도 큰 변수다. 일단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서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만약 10% 중후반대로 올라서면 선거 구도가 이재명 1강 대 김문수, 이준석 2중 구도로 재편된다. 그렇게 되면 김문수와 이준석 두 후보 중 누가 더 이재명 후보에 경쟁력이 있느냐가 중요해진다. 이준석 후보가 (3자 대결에서는) 김문수 후보를 앞서지 못하더라도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 구도에서 승리한다는 수치가 나온다면 선거 최종 변수로 단일화 이슈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협상을 통한 단일화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열세인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 이준석 후보의 경쟁력이 높으면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고, 김 후보 경쟁률이 높으면 이 후보가 사퇴해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 선거 막판 치열하게 승패를 다퉈볼 수 있을 것이다.

    대선 초반 흐름으로 대선 결과 단정 일러 

    엄 소장은 “대선후보 등록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고점을 찍고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앞으로 이 후보 지지율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 와중에 김문수와 이준석 두 후보 간 경쟁이 심화해 역동성이 커지면 범보수 파이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대선 초반 흐름만으로 대선 결과를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_ 저는 단일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이준석 후보에게는 지금 굉장히 큰 걸림돌이 있다.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널 거냐 말 거냐,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거냐 말 거냐 이 두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할 명분이 없다. 지금 보수 지지층조차 보수 후보를 지지하기 꺼리는 상태다. 그런 점에서 대선 투표율이 2007년 대선 때처럼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진보 지지층 일부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 이번 선거가 당시와는 반대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은 강력하게 결집한 반면, 보수 지지층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대선 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 상태로는 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 대표는 후보 등록 직전 있었던 ‘후보 교체 파동’과 후보 확정 이후 나온 윤 전 대통령 메시지를 김문수 후보 지지율 정체 이유로 꼽았다.

    “김문수 후보는 막장 드라마와 같았던 당 지도부 주도의 한덕수 후보로의 교체 파동을 겪으면서 ‘희생자’ 이미지가 생겨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김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지 성명을 발표하면서 확 찬물을 끼얹었다. 냉정하게 보면 김 후보도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라고 보기 어렵다. 거기에다 대선의 가장 큰 구도인 탄핵에 대한 입장이 모호하다. 그 점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선대위를 꾸리면서 보수 책사로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때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도 영입했다. 두 사람의 영입이 이 후보 지지세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

    엄_ 이재명 후보의 중도 확장 전략은 교과서대로 하는 것이다. 집토끼라는 진보 진영을 확실히 장악한 상황에서 중도 또는 보수로 나아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다소 불안한 이미지와 말 바꾸기 논란 같은 두 가지 이슈가 있는데, 윤여준·이석연 두 보수 인사를 영입하면서 안정감을 강화했다. 본인의 신뢰 위기를 상당히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윤 전 장관은 보수 책사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으면서 진보 쪽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이후 보수 쪽을 지지하거나 도와주는 역할을 한 적이 없다. 윤 전 장관은 보수 책사라기보다는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양파 책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너지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선대위에 대표적 보수 인물을 영입하면서 이 후보가 중도를 선점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데이터분석 전문가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출판사진팀

    데이터분석 전문가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출판사진팀

    이재명, ‘당내 강경파 오버’가 리스크

    유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중도 확장을 위한 노력을 어떻게 보나.

    유_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이 극우로 이동하면서 보수 진영이 비었다는 인식을 가진 듯하다. 그래서 스스로 본인이 보수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보수 인사 영입에도 적극적인 것 같다. 윤여준·이석연 두 분뿐 아니라, ‘보수의 스피커’로 불리던 조갑제·정규재 같은 분과 교류하면서 보수 쪽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정책 멘토 영입도 추진하고, 홍 전 시장 캠프 인사들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굉장히 좋은 전략이다.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보수에 화해의 손짓을 하고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자기 지지층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도나 보수로 외연 확장에 나서도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이란 자신이 있을 때 취할 수 있는 전략이다. 가령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종필이란 전혀 다른 정치세력과 연합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자기 지지기반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재명 후보도 자기 지지층에 대한 견고한 자신감에서 더 자유롭게 보수층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조심해야 할 것은 민주당 내 ‘강경파의 오버’다. 그런 것만 유의한다면 지금의 판세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문수 후보의 초반 대선 행보를 어떻게 보나.

    엄_ 공천 파동을 극복하면서 김문수 후보가 인지도를 크게 올린 측면도 있고, 친윤 지도부, 용산 대통령실과 차별화를 이룬 측면도 있다. 김 후보의 정치적 자산은 10 정도로 시작했는데, 후보 교체 파동에 20을 얻어 30에서 시작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 지지 발언이 이슈가 되면서 공천 파동 과정에 김 후보가 땄던 점수를 다시 토해냈다. 유 대표가 계엄과 탄핵, 정권교체 프레임을 말씀하셨는데, 선거운동 첫날 계엄에 대해 분명히 사과함으로써 계엄의 강은 이미 건넜다. 탄핵 문제는 아직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김용태 비대위원장 임명을 계기로 조만간 탄핵에 대해서도 전향적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정권교체 프레임은 지지율이 박빙으로 좁혀지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2017년과 2022년 대선 때에도 정권교체 여론은 10% 안팎으로 격차가 컸지만, 실제 득표율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김 후보가 이 같은 논란을 해결하고 극복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점이 최대 문제가 될 것이다. 한덕수·한동훈 두 명이 선대위에 불참한 상태고, 홍준표 전 시장도 태도가 애매모호하다. 당내 통합 문제가 벽에 부딪혀 있고, 이게 잘 안되면 자신 있게 중도로 나아가기 어렵다. 이 문제를 남은 대선 기간에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준석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준석, 비호감 문제 극복해야 지지율 제고 가능

    이준석 후보는 대선 초반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나.

    유_ 이준석 후보에게 공간은 열려 있다. 김문수 후보 지지기반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중도로 지지세를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탄핵도, 윤석열 출당 문제도 정확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 않나. 이 문제를 넘어서야 이재명 후보와 인물 대결을 할 수 있는데, 거기까지 못 가고 있다. 그 점이 김 후보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김 후보가 우왕좌왕하면서 이준석 후보가 치고 올라갈 공간 자체는 상당히 열려 있다. 이번 대선이 보수 대 진보 대결로 치러진다면 보수 공간도 상당히 크고 넓다. 그런데 지금은 보수 공간이 하나로 열려 있는 게 아니다. 보수 대 진보 싸움이 아니라 탄핵이냐 아니냐하는 구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수 세력에 불리한 구도다. 이준석 후보는 ‘동탄 모델’의 재현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은 다르다. 대선에 나선 제3후보는 정책 갖고 경쟁하면 안 된다. 지금과 같은 극단적 대결 상태에서 정책은 제1당 후보가 얘기해도 주목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선거가 구도로 시작해서 구도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준석 후보는 이상하게 정책에 집착하고 있다. 선거 캠페인도 ‘보수 재건’ 같은 굵직한 기치를 내세워 통 큰 행보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이준석 후보는 비호감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스스로 비호감 문제를 성찰하지 못하면 공간이 열리더라도 확 치고 올라가는 힘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문수 후보에게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반전 카드가 있을까.

    엄_ 탄핵 문제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게 급선무다.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본인 의사에 맡겨둬도 된다. 다만 탄핵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중도로 나아갈 수 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탄핵에 대해 국민이 이해할 만한 입장을 내놓겠다고 얘기했는데, 김 후보와 어느 정도 조율이 됐을 것으로 본다. 그 문제가 풀리면 다른 문제도 술술 풀려나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준석 후보는 후보 등록 직전부터 ‘보수 적자’를 자임하면서 보수 재건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물론 윤 전 대통령 부부, 국민의힘 관계자들까지 전방위로 공격하면서 비호감도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 지금 이 후보는 진보도 보수도 중도도 모두 싫어하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어느 한쪽으로 타깃을 고정해야 한다.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재명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준석 후보가 보수와 중도 진영에서 공간을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게 되면 보수 진영 전체 ‘파이’가 커질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고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거 막판이 되면 대역전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가 유리한 판세를 굳혀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면 지금 무엇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나.

    유_ 큰 사고만 안 치면 된다. 선거는 상대평가다. 김문수 후보가 탄핵의 강을 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하다. 이것은 내 얘기가 아니라 데이터로 다 나와 있다. 계엄 찬성 여론이 15% 내외, 탄핵 반대 여론이 최대 40%, 헌재 판결 후 30%로 줄었다. 그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면 그 구도 안에 갇히게 된다. 불리한 구도 안에서는 선거를 해볼 수가 없다.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본인 뜻에 맡겨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그 정도 스탠스로는 보수 지지층 지지를 회복하기도 어렵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의 필승 전략은 뭘 더 하는 게 아니라, 뭘 안 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손자병법 제1원칙이 싸울 때와 싸우지 않을 때를 구분하라는 것이다. 앞서 있는 이 후보는 지금 뭘 더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뭘 주의하고 절제할 것이냐가 대선 승리 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공은 김문수 후보에게 있다. 추격자가 탄핵의 강을 건너고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정리하고 얼마나 따라오느냐에 달렸다.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 봐도 김문수 후보가 추격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지금 대선 시간이 불균등하게 흐르고 있다. 김문수 후보에게는 시간이 굉장히 빨리 흘러가고, 이재명 후보에게는 시간이 굉장히 느리게 흘러갈 것이다.

    정치 판세 분석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출판사진팀

    정치 판세 분석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출판사진팀

    ‘이재명 대통령’ 승인이냐, 아니냐

    이준석 후보의 시간은 어떤가.

    유_ 김문수 후보 지지율을 20% 밑으로 묶어야 이준석 후보에게 기회가 올 텐데, 아직 거기까지 못 나갔다. 그게 꼭 2017년 안철수의 논리였다. ‘탄핵당한 정당은 대선에 도전할 자격이 없다. 그러니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다’. 지금 이준석 후보 전략이 꼭 그렇다. ‘이재명 대 이준석 대결’이라고 주장하는 게 이준석 후보의 기본 포지션이다. 그런데 그러려면 보수 재건에 대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자꾸 무슨 공약이나 정책을 갖고 얘기하고 있다. 비호감을 줄이려면 작은 것에 대해 잘난 척을 하면 안 된다. 훨씬 더 겸허하게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보편적 가치를 갖고 밀고 나갈 것인지, 거기에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지 굵직하게 캠페인을 펼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대선이 이재명이냐 아니냐로 좁혀진 느낌이다.

    유_ 대통령이 탄핵당해 치러지는 대선은 야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 성격 자체가 이재명 대통령을 승인할 것이냐, 아니냐로 압축할 수 있다. 지금 흐름은 승인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엄_ 우리나라 선거 속담에 ‘이냐, 아니냐’ 대결일 경우 대부분 ‘이냐’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그 속담은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속담 아닌가.

    엄_ ‘이재명이냐, 아니냐’ 대결 구도는 태생적으로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다. 다만 이재명 후보 선거 전략이 유 대표 얘기처럼 ‘선거운동 안 하기’로 흐르면 유권자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크다. 오만하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러지 않아도 이제 꿈틀거리기 시작한 ‘이재명 견제론’을 다시 불러낼 수 있다. 선대위에 보수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것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지나치면 국민의 균형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충청 표심이 앞으로 대선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충청만 놓고 보면 정당 지지율이 여전히 비슷하게 나온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대혼전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후보가 일방적으로 우세를 지키다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보기 어렵다. 

    유_ 계엄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은 일반적 상태에서는 그러한 일반적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번 대선은 보수 진보의 싸움이 아니다. 민주 헌정 질서를 수호할 거냐 말 거냐 하는 문제다. 그렇기에 계엄 찬성과 반대, 탄핵 찬성과 반대 국면에 중도층이 훨씬 더 야권에 유리하게 응답해 왔다. 그러한 여론조사 흐름이 대선 투표 결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따라서 지금 나온 대선 여론조사보다 이재명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수치화하면 어느 정도 된다고 보나.

    유_ 9부 능선을 넘었다. 당선 가능성이 95% 정도 된다고 예상한다.

    엄_ 여전히 5대 5로 본다. 범보수 지지층이 이준석 후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공식적 단일화는 어렵겠지만, 어느 한쪽이 사퇴하는 사실상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결과는 예측 불허로 빠질 수 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5 대 5로 예상한다. 국민의힘은 후보 교체 파동을 겪으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 상황이 해소된 이후 여론에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여론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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