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호

6·3대선 승패 바로미터, 충청은 여전히 혼전

[6·3대선 | 4대 승부처 ②지역] 데이터로 본 대선 민심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입력2025-05-23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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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당·후보 지지율, 19·20대 대선과 다른 양상

    • 19대 때 文, 충청서 여론조사보다 5.6%포인트 낮아

    • 20대 때 尹, 안철수 단일화 후 충청 지지율 상승

    • 김문수 보수 결집 정도, 단일화 성사 여부가 막판 변수

    한 시민이 21대 대선 선거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한 시민이 21대 대선 선거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세종특별자치시·대전광역시·충청남도·충청북도(충청)는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곳이다. 충청은 하룻밤 사이에도 20%포인트 안팎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뒤집히는,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한 지역이다. 또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은 곳이기도 하며,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편차가 큰 곳이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종종 민심의 지표로 활용된다. 하룻밤 새 20%포인트 안팎의 민심이 뒤바뀌는 경우도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 세상을 뒤흔들 만한 큰 격변이 일어났다면 모를까, 현실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이 같은 현상은 충청 사람들이 종종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과학적 여론조사 기법을 동원해도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민심은 도도히 흐른다. 천천히 바뀌고, 상당 기간 쌓여야 변화한다. 충청에서 종종 나타나는 여론조사 지지율의 큰 변화는 우리 사회 저변에 흐르는 도도한 민심의 변화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역대 대부분의 선거에서 충청은 승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곤 했다. 즉 충청에서 승리한 정당이나 대선후보가 대부분 최종 승자였다. 과거 대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6·3 21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 민심은 최종 승자를 결정할 수 있을까. 이를 가늠하기 위해 2017년 19대 대선, 2022년 20대 대선의 정당과 대선주자 지지율 추이와 개표 결과를 살펴봤다. 그리고 최근 충청의 정당 지지율 변화도 함께 알아봤다(여론조사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메타보이스·여론조사공정·전국지표조사(NBS)·리얼미터·한국갤럽·한국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2017년 5월 9일 치러진 19대 대선은 이번 대선처럼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졌다. 그때와 지금은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대선 2개월 전으로 좁혀서 보면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후보는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처럼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같다. 당시엔 범보수 지지층이 자유한국당(한국당, 국민의힘 전신),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으로 분산됐지만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단일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르다. 다만 국민의힘이 대선후보 선출을 놓고 상당히 오랫동안 내홍을 겪었고, 그 과정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상승세가 나타난 점은 막판 변수다.



    문재인 충청 득표율, 여론조사보다 5.6%포인트 낮아

    19대 대선 당시 충청의 민주당 지지율은 선거일 2개월 전 50%를 넘나들 정도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헌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직후 민주당 충청 지지율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52%로 고점을 찍었다(3월 3주). 이후 선거일까지 2개월간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이다가 선거 직전엔 45%(5월 1주)로 마감했다(<그래프 1> 참고). 

    당시 안철수 대선후보가 이끌던 국민의당 지지율은 헌재의 탄핵 선고 이후 급상승했다. 6% 남짓이던 지지율은 최고 28%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했다. 그리고 선거 직전엔 8%까지 떨어졌다.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탄핵 선고 이후 10%대 초·중반대를 오가다 선거가 임박해서야 15%대로 올라섰다. 바른정당 지지율은 2%에서 4%로 두 배 올랐지만, 충청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정의당 지지율은 탄핵 선고 직후 3%에서 선거 직전 9%까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상정 후보의 최종 득표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9대 대선은 탄핵 이후 정국 혼란 와중에도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사실상 일찌감치 정해졌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당 상임고문 독주 체제가 2016년 12월 9일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부터 구축됐고 끝까지 이어졌다. 범보수 진영은 2017년 2월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대선후보 윤곽이 빠르게 드러났다. 한국당에선 홍준표 대표,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대표가 탄핵 선고 이전부터 대세를 형성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당내에 이렇다 할 경쟁 없이 대선후보로 입지를 일찌감치 굳혔다. 

    문재인 후보 최종 지지율은 46%로 민주당 지지율(45%)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다만 실제 득표율은 40.4%로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5.6%포인트 낮았다. 문 후보가 충청에서 얻은 지지율은 전국 평균인 41%와 비슷했다(<그래프 2 참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4월 초 문 후보를 앞서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안 후보는 4월 1주, 2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42%를 획득해 문 후보의 지지율 39%보다 3%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안 후보와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의 최종 여론조사 지지율은 20%였다. 득표율은 이보다 조금 높은 22.8%를 기록했다. 국민의당 최종 정당 지지율인 8%를 훨씬 뛰어넘어 안 후보 개인기가 통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홍 후보의 최종 여론조사 지지율은 18%였다. 하지만 실제 대선 득표율은 23.5%였다. 한국당 마지막 지지율이 15%였음을 고려하면 막판 보수결집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충청에선 전국과 달리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2017년 3월 대선에서 충청의 특징은 대략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민주당과 문 후보 지지율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세론을 유지했다. 이는 전국 흐름과도 같은 맥락이었다. 또 제3당에 대한 여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게 분출했다. 충청의 3당(또는 3인물)에 대한 갈망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1995∼2006)의 전통, 영남과 호남의 중간에서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지리적인 중간 지대의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중도와 보수 여론이 한국당 홍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로 정확하게 양분됐다. 즉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 후보의 득표율이 높았다. 끝으로 전국 평균과 달리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득표율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앞섰다. 

    2022년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충청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우선 충청 대망론이 꿈틀댔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였기 때문이다. 충남 부여 출신이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충남 예산 출신이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가 이루지 못한 충청 출신 대통령 배출이라는 목표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2022년 대선엔 충청 대망론 꿈틀

    또 3당에 대한 선호도 역시 여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선거 막판까지도 10% 이상을 유지했다. 안 후보는 대선을 6일 앞둔 3월 3일 윤 후보와 후보단일화에 합의하고 사퇴했다. 이로써 윤 후보와 이재명 후보와 득표율 격차는 정당 또는 후보 지지율보다 확대됐다. 정당, 후보 지지율은 1∼2%포인트 차이로 초박빙이었지만 윤 후보는 50.1%를 득표해 이 후보(45.9%)와 차이를 벌렸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의 충청 득표율은 대선의 승리를 가져온 핵심 이유가 됐다.

    2022년 1월, 대선을 2개월 앞둔 충청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치열한 접전 양상이었다. NBS 1월 1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국민의힘(30%)과 팽팽했다. 정의당은 6%이었고 국민의당은 2%로 나타났다. 태도 유보(없음/모름/무응답)는 28%나 됐는데 전국 평균(23%)보다 5%포인트나 높은 수준이었다(<그래프 3> 참고). 충청에선 민주당, 국민의힘, 태도 유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던 셈이다. 태도 유보의 비중이 높은 것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충청의 대표적 특성이다. 태도 유보는 실제 유보층, 특정 정당 지지층, 정치 무관심층이 뒤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은 그해 1월 12일 열린민주당과 합당했다. 1월 3주 여론조사에서 2%포인트가 오른 32%를 나타내 합당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1월 초 윤 후보와 당 지도부와 갈등을 봉합하면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월 3주 39%까지 상승했다. 2월 4주엔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4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2월 4주 39%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정의당 지지율, 태도 유보 등이 일부 민주당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선거 직전인 1월 3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 국민의힘은 37%로 나타났다.

    당시 충청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정당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됐을 정도로 거의 같은 궤적을 그리며 움직였다(<그래프 4> 참고). 1월 초 이 후보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팎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특히 1월 2주엔 이 후보가 9%포인트까지 차이를 벌렸다. 국민의당 내홍이 커지면서 윤 후보 지지율이 크게 흔들렸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대부분 안 후보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 내홍이 수습된 1월 3주엔 윤 후보 지지율은 41%까지 급등해 이 후보와의 격차가 10%포인트까지 커졌다. 윤 후보에게 실망한 여론이 안 후보에게 일시적으로 머물다가 문제가 해결되니 되돌아간 것이다. 윤 후보 지지율은 큰 등락 없이 40% 안팎을 유지하다 3월 1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39%를 기록했다. 이 후보도 막판 지지층 결집이 이루어지면서 38%로 마감했다.

    안 후보 지지율은 선거 직전 2개월간 최저 3%에서 최고 21%까지 급등락 양상을 나타냈다. 즉 안 후보 지지율은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처럼 움직인 것이다. 윤 후보 지지율과 연동돼 있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월 2주 윤 후보 지지율이 최저인 24%까지 급락했을 때 안 후보 지지율은 최고인 21%까지 상승했다. 또 2월 4주 윤 후보 지지율이 최고인 44%까지 올랐을 때 안 후보 지지율은 최저 수준인 5%에 머물렀다. 안 후보의 최종 지지율은 12%였다. 정의당 심 후보 최종 지지율은 3%였는데 실제 득표율도 2.67%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충청 정당 지지율, 민주당·국민의힘 초접전 양상

    6·3대선을 앞둔 충청 판세는 선거운동이 본격화한 이후까지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12·3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영향이 계속되는 데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월 11일 뒤늦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충청 정당 지지율은 그때그때 정치사회 이슈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리얼미터 3월 3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6.1%로 국민의힘(36.3%)에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그래프 5> 참고). 당시는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 기일 지정이 미뤄지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증하던 시기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전국 지지율은 오차범위 이내에서 경합했지만, 충청의 정당 지지율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4월 3주, 4주엔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가 20% 안팎까지 확대됐다. 4월 4일 헌재의 탄핵 선고 영향이 확산하던 시기였다. 국민의힘 지지를 아예 철회했다기보다는 탄핵 선고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여론조사에 소극적으로 응했을 가능성이 있다. 5월 1주엔 되레 국민의힘 지지율이 48.1%로 민주당(37.1%)을 앞섰다. 이 시기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창이던 때였다. 5월 2주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0.5%포인트 차이로 거의 같았다.

    충청의 정당 지지율은 지난 2022년 대선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 3월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차범위 이내에서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3당, 4당의 존재감도 지금과 비슷하다. 당시 정의당, 국민의당 지지율은 3∼5% 사이를 오갔다. 지금도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지지율은 대체로 3∼5%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2017년, 2022년 대선에 충청에서 민주당,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정당 지지율과 비슷하게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6·3대선의 최종 결과를 섣부르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재명 충청 지지율, 2022년 대선 수준에 갇혀 있어

    3월 3주 이 후보 지지율은 36%였다(<그래프 6> 참고). 그땐 탄핵 선고 기일 지정 지연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상속세 개편을 주도하면서 정국을 이끌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4월 초 사퇴를 예고하면서 지지율이 10%까지 상승했다. 이 후보 지지율은 3월 4주 29%, 4월 1주 32%까지 하락했다. 이 시기는 탄핵 선고 직전으로 헌재 신뢰도 논란이 크게 확산했다. 또 탄핵 선고를 앞두고 보수층의 결집이 강화되던 시기였다. 태도 유보 비중은 3월 4주 39%, 4월 42%까지 치솟았다. 이 후보에게서 빠진 지지율이 태도 유보로 옮겨간 탓이다. 이 후보 지지율은 4월 4주 39%, 5월 1주 41%까지 올라갔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가 3월 27일 개최됐는데, 이 후보가 이벤트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5월 2주 이 후보 지지율은 34%에 그쳤는데 이는 전국 평균(43%)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2022년 대선 수준 지지율을 뚫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대선 직전 2개월간 기록한 최고 지지율은 NBS 여론조사 기준으로 3월 1주 38%였다. 한편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월 4주 44%로 최고 지지율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4월 4주 39%, 5월 3주 43%로 NBS 기준 고점을 찍었다. 

    이 후보의 높아진 지지율이 5월 10일 전후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국민의힘의 공천 파동 반사효과인지 대세 상승인지는 다소 불확실하다. 평면적으로 비교하면 2022년 대선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당시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10% 안팎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게다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은 극심한 내홍을 겪었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부상하기 전이었다. 따라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지난 대선 수준을 뚫었다고 보기 어렵다.

    5월 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14%까지 상승했다. 김 후보는 5월 3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됐지만, 이후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 논란, 후보 교체 시도와 당원 투표 등 당내 잡음이 터져 나왔다. 5월 3주 김 후보 지지율은 29%까지 상승했지만, 이 후보와의 격차는 14%포인트나 됐다. 태도 유보도 19%였는데, 국민의힘 공천 파동 등으로 인한 보수 결집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5월 2주 6%까지 올랐다가, 3주에는 7%를 터치했다. 이는 이 후보의 최고 지지율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실망감 확산과 그에 따른 반사효과로 해석된다.

    일부 ARS 여론조사, ‘이재명 < 김문수+이준석’ 결과도

    대선은 전화 면접조사와 ARS의 편차가 크지 않은 게 대체적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전화 면접조사에선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다. 또한 김 후보 지지율은 오차범위 밖으로 멀찍이 뒤처져 있다. 이와 반대로 ARS에선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현저하게 좁혀져 있고, 어떤 경우에는 오차범위 이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전화 면접조사와 ARS에서 모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조사기법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12·3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민심이 불규칙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6%로 김 후보(29%)와의 격차가 무려 17%나 됐다(<표> 참고). 이준석 후보는 7%였다. 기타(다른 후보, 없음/모름/무응답)는 19%였는데 이는 전국 평균(13%)보다 6%포인트 높았다. 같은 시기에 실시된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이 후보와 김 후보의 격차가 11%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기타의 비중은 한국갤럽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갤럽과 한국리서치의 이 후보 지지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 꽤 낮은 수준이었고,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전국 평균과 비슷했다. 

    ARS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메타보이스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의 지지율이 45.6%로 김 후보(41.4%)와 접전을 펼쳤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7.5%였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합은 48.9%로 이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여론조사 공정에서도 이 후보 지지율은 48.7%로 김 후보(38.4%)와 격차가 줄었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3.8%였다. 다만 여론조사 공정의 기타 비중은 9.1%로 메타보이스(5.5%)보다 훨씬 높았다.

    대선 중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기세는 거침이 없다. 발표되는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 후보의 당선을 점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우여곡절 끝에 김문수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추격에 나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보수 적자를 자처하면 이 후보 대(對) 이준석 일대일 구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충청 정당 지지율로만 보면 여전히 혼전 상황이다. 올해 5월 중반 충청 민심은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던 2022년 3월 대선 직전과 유사하다. 이 후보 지지율도 지난 대선 수준을 뚫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 후보 지지율은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3자 구도에서 다소 앞서 있다. 그러나 3자 구도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앞으로 변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 뒤늦게 전열을 정비한 국민의힘 김 후보도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천 파동의 여파가 지속하고 있고, 당내 통합 측면에서도 애를 먹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김 후보의 보수 결집은 이제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 파동 틈새를 파고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직은 대선 최종 변수도 남아 있다. 김문수, 이준석 두 후보의 단일화나 선거 연대에 따라 대선 민심이 출렁일 가능성이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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