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해체로 변종 공산주의 확산…비극의 시작
네오마르크시즘은 ‘변종’ 대표 산물
자본주의 포장한 中 공산주의 확산
신냉전 질서 변화 초래한 중국몽
韓, 지정학상 체제전쟁 열전지역
자유민주주의는 거저 얻은 것 아니다

2월 8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집회. 뉴시스

자유통일당이 5월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반국가세력법치농단OUT’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사상이 다른 두 세력이란 사회주의·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좌익 세력, 반공적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우익 세력이다. 공산주의 좌익 세력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공산주의 체제로 바꾸려는 세력이고, 자유민주주의 우익 세력은 공산화를 반대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세력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공산주의 세력과 반공적 자유민주주의 세력 간에 치열한 사상전쟁, 체제전쟁을 벌인 역사가 있다. 제1차 체제전쟁은 1945년 광복 직후 어떤 나라를 만드느냐를 둘러싼 ‘건국 전쟁’이었고, 제2차 체제전쟁은 6·25전쟁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제3의 체제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체제전쟁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체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체제전쟁 양상과 특징, 한국의 실상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로 포장한 공산주의 확산
1990년 전후 폴란드, 동독,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급기야는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마저 1991년 12월 무너졌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견고한 공산주의 국가들이 일시에 붕괴하는 급변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동아시아 공산국가들도 문호를 열고 개혁·개방 체제로 전환했다.
3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 위기와 한미 자유동맹의 길’ 세미나에서 모스 탄(오른쪽)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유럽, 한국 등 자유 민주국가들은 공산국가들과 수교하며 경쟁적으로 문호를 활짝 열었다. 이내 자유민주 세력과 공산주의 체제 간의 담벼락이 무너지고 냉전체제가 해체됐다. 이에 따라, “반공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인식과 함께 반공 교육도 사라졌고, 국민의 반공 의식도 희미해져 갔다.
이러한 냉전의 해체로 경제적으로는 고도성장을 이뤘으나 새로운 형태의 체제전쟁을 배태(胚胎)하는 문제를 낳았다. 냉전의 해체는 공산주의 체제의 비극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면역력이 사라진 몸에 암세포가 급속도로 자라듯, 공산주의에 대한 방어 장치가 사라진 미국·유럽·캐나다·호주·한국·대만 등 자유 진영 국가 속으로 변종 공산주의가 급속히 확산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맞는 인권, 환경, 복지 등 다양한 모양으로 바꾼 변종 공산주의였다.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명분으로 인종, 민족, 종교, 성차별 금지 등을 내건 네오마르크시즘(문화 마르크시즘)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 형태로 포장한 중국 공산주의의 확산이었다. 위험성을 뒤늦게 자각한 미국은 대중국 포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줄기차게 중국을 고립시키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질서 변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미·소 간 동서 냉전체제로의 급변 사태만큼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냉전 질서 변화를 초래한 근본 이유는 중국몽에 있다. 그간 중국을 자유무역 질서 안으로 포용하던 미국이 중국 스스로 공산 패권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미국 등 자유 진영은 1990년 전후 공산권 붕괴와 함께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적극 수용했다. 이는 중국을 세계 시장경제 질서 안에 수용하면 머지않아 공산주의 체제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바뀔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큰 착각이었다. 중국은 결코 공산주의 사상을 버리지 않았다.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 경제적 이득을 얻어 세계 공산화의 꿈을 실현하려는 의도를 숨기고 있었다. 중국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덩샤오핑조차 공산주의를 버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과 개혁개방을 하며 흑묘백묘론을 설파하며 도광양회(韜光養晦·실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즉 “100년간은 미국에 절대로 절대로 대들지 말라”는 유언도 남겼다. 실력을 기른 후 공산주의 실체를 드러내라는 뜻이다.
자유민주주의 버린 베네수엘라의 교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체제전쟁을 가장 심각하게 겪은 나라다. 광복 후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이냐를 둘러싸고 좌·우익 간 건국 전쟁을 벌였고, 건국 직후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리기도 했다. 6·25전쟁 후 국민은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깨닫고 반공 의식으로 무장, 고도성장을 이뤘다.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학가에 반체제 세력이 폭발적으로 등장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북한 김일성을 추종하는 주사파가 대학가를 장악했다. 이들은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해 노동(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언론(전국언론노동조합), 교육(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회, 문화, 마을 등 주요 진지를 장악해 갔다. 결국 올해 초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그들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까지 침투·장악해 삼권분립, 법치주의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와해시키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미 대한민국은 좌로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전복된 상태라는 것이 판명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법제화를 통해 체제 변혁적 법령에 따라 상당 부분 고착된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가 정권을 잡은 1998년 이후 49개의 법률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사회주의 체제로 바꿨다. 문재인 정권하에 통과한 법률만 4025건에 달하고, 조례는 8만 건이 넘는다. 이 중에는 체제 변혁적 요소가 즐비하다. 윤석열 정부 등장 후에도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 의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법령과 정책이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이 사상적 무지로 종북 세력의 실상을 깨닫지 못해 초래된 결과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국민의 각성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2030세대, 호남 세력, 교회 세력이 대거 뛰쳐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저항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양측 간에 치열한 체제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냉전체제 해체, 세계화 부작용 심각
현재 진행되는 신냉전체제는 구냉전체제와 차이점이 있다. 구냉전체제에서의 체제전쟁은 공산 진영과 자유 진영 간의 체제전쟁 형태였다. 이러한 동서 냉전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대결로 나타났는데, 무력 전쟁(6·25전쟁 등), 핵무기 경쟁은 물론 미국의 CIA, 소련의 KGB 등의 치열한 첩보전, 테러전 등의 양상으로 나타났다. 각 국가는 해당 진영 내 국가들끼리만 교류했다. 따라서 해당 국가들의 국민은 대부분 사상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 내전이나 사상적 갈등이 별로 없었다.그런데 냉전체제 해체, 세계화가 진행된 후 자유 진영 국가 속으로 변종 공산주의, 친중 사상 등 반체제 사상과 세력이 급속히 확산했다. 그 결과, 그간 사상적 동질성을 유지하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사상이 다른 두 개의 국민으로 분열, 갈등하는 현상이 극심해졌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제 가족, 이웃, 교회, 학교, 직장에서도 서로 다른 사상과 체제를 가진 사람들이 치열한 말다툼을 벌이고 서로 말도 하지 않는 두 개의 국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세계화의 역작용으로 대기업 등이 중국 등 공산국가들과 무역 거래를 하면서 반애국, 반체제 성향을 취하는 점도 눈에 띈다. 세계화는 외국 저가상품의 대거 유입을 가능하게 해 국내 중소기업 등 제조업을 와해시키고, 중산층을 붕괴하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빈부격차가 극심해지고 체제 불안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세계화 현상이 국가의 체제 수호 기반을 약화하는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국제질서 재편 노력은 이러한 잘못된 체제전쟁을 바로잡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새로운 신냉전 질서로 세계가 재편되는 와중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국제질서 재편을 주도하는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면서 국익 수호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에서 급변하는 체제전쟁의 양상도 이해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반체제 세력의 실상과 위협을 깨닫고 대응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특히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상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열전 지역 한가운데 있다. 북한과 중국이 치열하게 공산화하기 위해 집요한 공작 활동을 하고 있다. 더욱이 대한민국 내부에서 성장한 종북 세력과 친중 세력이 너무 넓게 포진하고 있다. 이들이 대한민국 입법부는 물론 행정부, 사법부마저 장악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갈지도 모른다. 국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려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부서지기 쉬운 도자기와 같다. 한번 부서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소중한 가치를 생각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있는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교훈하고 있다. 우리 국민 다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그냥 주어진 것으로 알고 누리는 대상인 것처럼 이해하지만,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는 치열한 체제전쟁과 피 흘림의 대가로 얻은 것이다. 반공 의식으로 무장한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사상적 분열과 갈등을 막고 체제를 수호한 대가였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의 사상 각성과 체제 수호 행동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