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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곳적 원시림 잘 보존된 자연특별시, 무주!

[지역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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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06-2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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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 속 영화 소풍’ 찬사받은 무주산골영화제

    •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반딧불축제’

    • 2024년은 ‘자연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

    • 전 세계 7000만 태권도인 성지 ‘태권도원’

    무주반딧불축제. [무주군청]

    무주반딧불축제. [무주군청]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고려시대에 불려졌다고 전하는 노래 ‘청산별곡’은 속세를 떠나 청산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의 소망이 잘 담겨 있다. 푸른 산, 맑은 물이 어우러진 청정 지역에서 살고 싶은 소망이 어디 고려시대뿐이랴. 작은 땅에 수많은 인구가 밀집해 사는 현대인의 소망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과 일터를 오가며 바삐 일상을 살고 있는 도시인 가운데 현대판 ‘청산별곡’을 실천하려는 듯 주말이나 휴가철을 맞아 텐트와 장비를 꾸려 들로 산으로 캠핑을 떠나는 이가 적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리라.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태곳적 원시림이 잘 보존된 무주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특별시’다.

    자연특별시 무주군 방문의 해

    2024 자연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 선포식. [무주군청]

    2024 자연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 선포식. [무주군청]

    남북으로 뻗은 소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백두대간 줄기를 이루는 전북 무주군은 전체 면적의 82%가 산지로 형성돼 있을 만큼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조선 태종 재위 14년이 되던 1414년, 전국 행정구역 개편 때 옛 신라와 백제 땅이던 무풍과 주계를 합병하면서 두 고을의 첫 글자를 따 ‘무주’라는 현재의 지명이 탄생했다.

    무주군은 한반도 남단, 대한민국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전국 어디서든 자동차로 2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올해는 자연특별시 무주군에서 ‘특별한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해다. ‘자연특별시 무주군 방문의 해’를 맞아 무주군은 ‘관광객 1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다채로운 행사와 풍성한 혜택을 준비했다.

    6월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무주산골영화제’에는 1만8803명의 유료 관객을 포함, 2만3160명(2024년 4월 기준)인 무주군민 1.5배가 넘는 3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무주를 찾았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자연 속 영화 소풍’이란 찬사를 받는 무주산골영화제는 올해가 12회째로 5일간 21개국 96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무주 방문의 해를 맞아 올해 무주산골영화제에는 처음으로 ‘KTX-교통 패키지’와 ‘무주덕유산리조트-숙박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축제 모범 사례로 꼽힌 바가지 요금 없는 간식 부스 운영과 일회용품을 최소화한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은 올해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해마다 6월 무주읍 등나무운동장과 설천면 덕유산국립공원 등 무주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에서 펼쳐지는 무주산골영화제는 대한민국 유일의 휴양낭만영화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영화인들과 관객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무주읍 시내를 관통하는 남대천 주변에는 청정 무주를 상징하는 반딧불이를 테마로 한 ‘빛 거리’가 조성돼 있다. 멋진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돼 있어 밤마다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 무주반딧불축제

    지난해 42만 명의 관광객이 찾은 ‘무주반딧불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 기간 동안 생태를 테마로 문화와 환경, 예술과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셔틀버스로 반딧불이 탐사지를 직접 돌아볼 수도 있다. 조선왕조실록 이안행렬과 안성두문낙화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해 28회를 맞는 무주반딧불축제는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9일간 ‘자연특별시 무주로의 힐링 여행’을 주제로 ‘반딧불이 신비탐사’와 ‘1박 2일 생태탐험’ ‘반디별 소풍’, 낙화놀이와 불꽃놀이, 드론쇼를 비롯한 ‘반디 빛의 향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 무주군은 ‘1박 2일 생태탐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반딧불축제 기간은 물론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하는 1박 2일 생태탐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충했다. ‘반딧불이 신비탐사’는 물론 ‘별소풍’과 ‘어사길 탐방’ ‘친환경 목공체험’ ‘덕유산 상고대 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구천동 어사길. [무주군청]

    구천동 어사길. [무주군청]

    반디랜드 곤충박물관. [무주군청]

    반디랜드 곤충박물관. [무주군청]

    무주상상반디숲. [무주군청]

    무주상상반디숲. [무주군청]

    반디랜드에 위치한 곤충박물관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환경지표 곤충인 반딧불이를 비롯해 국내외에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 1만여 종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200여 종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 온실과 덕유산 최상류부터 금강 하구에 서식하는 다양한 물고기와 수달, 열대어를 함께 볼 수 있는 수족관 시설도 조성돼 있다. 이외에 반디랜드에는 반디별천문과학관과 야외 물놀이장 등 학습·놀이시설은 물론 통나무집과 청소년수련원 등 숙박이 가능한 시설도 구비돼 있어 청정 자연에서 온 가족이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전국 10대 지역관광 매력도시’로 선정된 무주군은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도 이름을 올리며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 다시 찾고 싶은 매력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무주 방문의 해’를 맞아 올해 무주를 찾는 관광객에는 특별한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카페 등 무주 내 상가에서 10만 원 이상 결제할 경우, 반디랜드 곤충박물관과 천문과학관, 머루와인동굴 입장료를 최대 2인까지 50% 할인해 준다. 숙박 시설 반디랜드 통나무집도 3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머루와인동굴. [무주군청]

    머루와인동굴. [무주군청]

    시원한 동굴 속에서 와인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머루와인동굴’은 사계절 사랑받는 무주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연중 13∼17℃의 온도가 유지되는 머루와인동굴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당시 굴착작업용 터널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현재 무주산(産) 머루와인의 숙성과 저장, 판매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와인을 이용한 족욕 체험은 물론 와인 시음과 구입이 가능하다. 무주군은 전국 생산량 32%를 점유한 머루 주산지로, 머루와인은 무주군의 대표 특산품이다. 무주군 6개 와인 공장에서 구천동 머루와인과 루시올뱅, 샤또무주, 산들벗, 붉은진주, 더퀸 등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산골영화제와 반딧불축제, 머루와인동굴 등 ‘자연특별시’ 무주의 멋과 맛 등 매력을 흠뻑 느끼실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생태적으로 우수한 무주의 자연환경을 더욱 잘 보존하고 복원해 더 많은 분이 즐겨 찾는 힐링 명소로 가꿔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세계 태권도 성지, 태권도원

    태권도원. [무주군청]

    태권도원. [무주군청]

    무주에는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의 성지인 세계 유일 태권도 전문 공간 ‘태권도원’이 들어서 있다. ‘우리세대에 우리가 만드는 세계문화유산’이란 슬로건 아래 2014년 4월 개원한 태권도원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210개국 7000만 명의 태권도 수련인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태권도의 정신과 가치를 함양하고, 국제대회와 태권도 체험, 수련과 교육 및 연구,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4000석 넘는 경기장과 400석 넘는 공연장을 갖춘 T1경기장은 세계태권도연맹의 중앙훈련센터로 지정돼 활용되고 있고, 평원관은 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종합훈련장으로 운용되고 있다. 또한 1000명 이상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연수·숙박시설도 구비돼 있어 국제회의는 물론 국제대회도 가능하다.

    태권도원에서는 2017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와 국제태권도융합콘퍼런스 등 국내외 태권도 경기와 국제회의가 개최됐다. 야외 복합체험 시설인 플레이원과 체험관 YAP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올해 2월 무주군은 태권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특구 지정은 태권도를 통한 돌봄과 교육, 취업과 정주 기반을 마련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주군은 태권도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무주군과 무주교육지원청이 함께 무풍고등학교를 태권도 특성화 학교로 전환해 외국인 20명을 포함 전교생 120명 규모로 2026년 개교하는 것을 목표로 해 설립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무주군은 ‘태권시티 무주’를 완성하기 위해 국제태권도사관학교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태권도사관학교는 전 세계 태권도인을 입학생으로 받아 글로벌 태권도 지도자로 육성하는 대학원대학 개념의 태권도 전문 교육기관으로 올림픽에서 태권도를 영구 종목화하려면 국제태권도 지도자를 길러낼 사관학교 건립이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태권도진흥재단 주관으로 사전 타당성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태권도원에는 태권도 사범들의 은퇴 후 삶의 터전이 될 태권마을 조성사업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청정 무주에서 공연과 영화를 관람하고, 반디랜드와 태권도원을 둘러보고 서울로 향하는 길에 자연스럽게 ‘신(新)청산별곡’이 읖조려졌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무주에 살어리랏다
    머루와인 마시며 태권도 공연 보고
    산골영화제, 반딧불축제까지 즐길 수 있는 무주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황인홍 무주군수
    “자연특별시 무주 매력을 맘껏 만끽하세요”

    황인홍 무주군수. [무주군청]

    황인홍 무주군수. [무주군청]

    농협조합장을 오래 지내서일까. 황인홍 무주군수는 경제전문가 면모가 물씬 풍겼다. ‘환경 탓’ ‘여건 탓’ 대신 황 군수는 ‘무주가 가진 특별한 자산’을 어떻게 활용해 행복한 군민의 삶을 보장할 것인지에 골몰하는 듯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무주를 ‘자연특별시’로 선포한 그는 올해 ‘무주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앞장서 뛰고 있다. 무주군정을 이끄는 황 군수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행복한 군민의 삶이 보장되는 무주다운 무주 만들기”다.

    ‘자연특별시’라는 수식어가 눈에 띈다. 어떤 의미인가.

    “‘자연특별시 무주’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미래세대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환경 도시를 지향한다. 무주 전체 면적의 82%를 차지하는 산림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자연,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깨끗한 환경과 이를 울타리 삼은 사람들, 이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무주를 가꿔가겠다.”

    무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어디를 추천하고 싶나.

    “무주 어디를 가든 생태적으로 우수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어사길’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힐링 명소다. 아름다운 덕유산과 세월을 굽이치며 흐르는 구천동 계곡은 무주를 찾은 여러분을 특별하게 맞이할 것이다. 올해는 특별히 무주 방문의 해다. 올해 무주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머루와인동굴과 반디랜드 등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무주군과 덕유산리조트, 태권도원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으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마련했다. 문화와 체육, 생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올 한 해 자연특별시 무주의 매력을 만끽하시길 바란다.”

    복합문화시설 ‘무주상상반디숲’

    ‘주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만들기’를 군정 목표로 삼은 황 군수는 청년과 노인,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청년을 위한 고랭지 스마트팜 경영실습장을 조성하고,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36개 병실, 126개 병상을 갖춘 군립요양병원도 건립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통합 돌봄 지원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최근 개관한 ‘무주상상반디숲’은 주민 삶의 질과 만족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아열람실과 어린이자료실, 일반자료실과 열람실 등 도서관 기능은 물론 장난감대여실과 실내놀이터, 요리교실과 컴퓨터실까지 갖추고 있어 주민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무주를 만들기 위해 청년안정기금 조성 등 다양한 청년 정책을 마련하고, 귀농·귀촌인을 위한 임시 거주 시설도 조성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고령화,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지금 무주가 갖고 있는 자산을 지지대 삼아 올라설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결국 무주다움에서 무주만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무주를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이 살아 숨 쉬는 곳, 역사·문화유산이 즐거움이 되는 곳, ‘무주’ 자체가 비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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