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전문대 경영과 2학년 양은주(20)씨. 학교 방송반원인 양씨는 방송제 준비, 학비 마련 등을 위해 1년간 휴학할 생각이다. 이른바 명문대 재학생들도 아르바이트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양씨는 느긋하게 맘에 드는 일자리를 고르고 있다.
“몇몇 곳에 전화를 걸어 명지전문대 경영과생이라고 했더니 두말 않고 이력서를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개중엔 임시직이 아니라 정식 채용하겠다는 곳도 있어요. 휴학하는 것일 뿐 졸업은 아직 멀었는데도 문제될 것 없다고 하네요.”
‘취업 명문’ 명지전문대의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명지전문대의 취업률은 주·야간을 막론하고 웬만한 4년제 대학을 훌쩍 뛰어넘는다. 2000년 졸업생의 졸업 전 순수 취업률은 75.6%. 타 대학 통계에서 흔히 ‘취업자’로 둔갑하는 진학자나 군입대자, 확인 미상자는 제외한 수치다. 졸업 후 6개월 이내를 기준으로 따지면 취업률은 100% 가까이 올라간다. 이 정도면 4년제, 2년제를 통틀어 전국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최고의 경쟁률, 최고의 취업률
높은 취업률은 입학경쟁률로 이어져 2000년 입시에선 29.8대 1로 전국 158개 전문대 중 최고를 기록했다. 2001년에도 34.2대 1로 34.8대 1을 기록한 한국철도대학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합격선도 덩달아 높아져, 특히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된 올해는 인기과의 경우 예상 커트라인이 360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전문대학의 설립 목표가 실용 교육에 있음을 감안할 때, 명지전문대의 높은 취업률은 분명 평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겠다.
그러나 교육계에서 명지전문대를 ‘한국 전문대학의 리더’라 일컫는 것은 단지 취업률이 높아서만은 아니다. 5개 계열 23개학과에 재학생 수 6000여 명으로 ‘종합대학’의 면모를 갖춘 점, 연구 실적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교수진, 컴퓨터·정보통신·유아교육·사회복지·세무회계 등 학과 특성화 성공, 재단의 적극적 투자와 투명 경영. 높은 취업률은 이렇듯 도드라진 명지전문대만의 장점들이 어우러져 일구어낸 최고의 성과물이다.
명지전문대의 우수성은 각종 대학평가에서도 입증돼 왔다. 1998년에는 전국 전문대학 평가 종합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1998~2000년에는 교육부 우수 특성화 프로그램 대학으로 지정돼 각 분야에서 총 23억3000만원의 국고를 지원 받았다.
올해는 중소기업청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 신규 참여대학으로 선정됐다. 또 ‘설계기술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 및 ‘수도권 산업구조특성에 적합한 정보통신분야 주문화 교육 학교’로도 지정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모두 6억원을 지원받았다.
명지전문대를 타 전문대와 구별짓는 특징 중에는 ‘이름’도 있다. 1~2년 전부터 상당수 전문대학들이 이름에서 ‘전문’이라는 단어를 빼기 시작했다. 대신 ‘정보’니 ‘산업’이니 하는 단어를 넣는 것이 유행이다. 학제에 변화가 온 것도 아닌데 명칭을 바꾼 것에는 전문대학임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듯도 하다.
명지전문대는 이 조류를 ‘거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다. 물론 여기에는 ‘전문’이란 단어를 뺐을 경우 같은 재단의 4년제 종합대인 명지대학교와 혼동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다. 그러나 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문대가 전문대 아닌 척 하는 것은 국민과 소비자, 그러니까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이름을 바꾸지 않는 근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명지전문대는 1974년 명지대학교 부설 명지실업학교로 출발했다. 행정실무(현 행정정보과)·경영관리(현 경영정보과)·응용미술(현 산업정보디자인과) 등 3개 과로 시작해 이듬해인 1975년에는 전문대 최초로 전자계산과(현 컴퓨터과)를 신설했다. 타 전문대보다 10년 이상 앞선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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