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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우리시대 '입담가' 8인의 자화자찬

우리시대 '입담가' 8인의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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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리내어 읽는 게 비결이죠”

경제평론가 김방희(36)씨는 MBC 라디오의 인기 프로그램 ‘손에 잡히는 경제’를 매일 25분간 진행한다. 명확하고도 유려한 말솜씨와 침착하고 편안한 진행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98년 4월 전임자인 엄길청씨로부터 바톤을 넘겨받으면서 증권과 부동산, 생활경제 위주의 프로그램에 인터넷과 뉴미디어 분야를 강화하며 시대의 흐름을 타는 변화를 시도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증권사 경제연구소를 거쳐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에서 10년간 경제분야를 담당하다 방송계에 입문한 기자 출신. 그때는 ‘글’이 사실을 보도·분석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말’이 그 본령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저희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서울대 정운찬 교수는 원래 방송을 꺼리는 분입니다. ‘글은 퇴고할 수 있지만, 말은 한번 나가면 돌이킬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공중파를 30여분이나 맡아 한다는 데 대해 굉장히 걱정이 많았습니다. 뭘 얘기하든 중요하게 들릴 텐데 잘못하면 어떡하나, 뭐 이런 두려움이었죠. 하지만 한두 마디 실수할 수는 있더라도 진심으로 얘기하면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있게 임했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방송원고를 써서 PD와 마주앉아 말의 고저장단을 원고에 표기하며 연습하기도 했고, 6개월 정도 방송에 맞는 발성을 익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사람에게 일반적인 아나운서나 앵커를 닮으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제가 벤치마킹하는 사람은 CNN의 래리 킹입니다. 그 사람은 그리 유머러스하지도 않고, 매력적이지도 않고, 목소리도 별로 좋지 않죠. 하지만 인터뷰에서 한가지 질문을 하고 나면 그 다음에 바로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만한 질문을 정확하게 던져요. 정말 본받고 싶은 부분이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선 이런 스타일이 아직 잘 통하지 않지만요(웃음). 한편 오프라 윈프리는 논리적인 인터뷰 스타일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듣고 자기화해서 거기에 몰입하는, 말하자면 심성 따뜻한 정신과 의사같은 분위기를 풍기죠. 이건 저에겐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말’과 관련해 김씨가 가장 중시하고 고민하는 부분은 테크닉이 아닌 ‘진심’을 담는 방법이다.

“말 잘하는 사람은 참 많습니다. 다만 ‘진심’을 전달하는 데는 그리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화려하고 현란한 수사를 동원해 말하는 것은 얼핏 그럴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지 않는다면 결국 듣는 이의 뇌리에는 그 내용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잖습니까?”

또한 그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말할 때 논리적인 귀결을 찾는 능력이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몰입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천편일률성’과 ‘유머감각의 부족’도 흔한 병폐로 꼽았다.

“게다가 말이란 게 묘미도 있지만 함정도 있어요. 우리 나라에선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해당분야의 전문적 식견을 가진 이라기보다는 ‘연예인’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죠. 또 말을 잘 하는데 몰두하게 되면 거기에 빠져 말로 모든 걸 때우려는 우도 범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다시 글을 쓰고 있어요.”

김씨가 ‘말하기’에서 최우선으로 주는 충고는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것’과 ‘상대방의 말을 잘 들으면 말을 잘 할 수도 있다’는 것. 덧붙여 테크닉을 배우고 싶다면 신문이나 책을 소리내어 읽으라고 권한다.

“어릴 때부터 말과 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말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닌데, 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치며 혼자서 신문이나 영어잡지, 책을 소리내어 읽곤 했어요. 이것이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긍정적인 기능을 했다고 봅니다. 또 책은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좋은 소재를 무궁무진 제공하기도 하죠.”

한 권을 읽고 다음 권을 시작하는 식이 아니라 한 주에 서너 권을 ‘동시발주’해 책을 읽는 게 그의 독서스타일. 게다가 경제나 방송 부문에 한정하지 않고 고고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도 특징이다.

김씨는 경인방송에서 ‘휴먼파워, 벤처코리아’라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투명한 기업경영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고, 방송대 위성 텔레비전에서 ‘21세기 한국경제의 전망’이라는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1999년에 출시된 ‘손에 잡히는 주가’ 비디오에 출연하는가 하면, 현재는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김방희의 경제읽기’라는 칼럼을 연재중이다. 또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자문위원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영신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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