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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마약전쟁

추적취재! 검찰 마약수사부 vs 국제마약조직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추적취재! 검찰 마약수사부 vs 국제마약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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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판매책은 못 잡더라도 물건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마약수사관들은 종종 사기성 거래에 발을 구른다. 물건은 구경도 못하고 돈만 떼인 사례가 적지 않다. 정선태 부장검사는 “선결제가 추세여서 (공작자금) 회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 상대쪽이 거래량을 속이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10kg을 거래하기로 약속해 그에 해당하는 대금을 챙기고도 실제로는 1kg만 건네는 것이다.

마약수사검사들에게 수사의 고충을 물을 때마다 한 목소리로 나오는 대답은 장비 부족과 모자란 인력이다.

“송수신기, 감청 장비, 망원렌즈 등 과학수사를 하는 데 필요한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외국의 마약수사기관을 보면 한 번 수사할 때마다 성능 좋은 여러 대의 차량을 동원하고 헬기를 띄워 공중촬영도 한다. 이에 반해 우리는 겨우 봉고차와 승용차 한두 대 움직이는 수준이다. 현장거래는 대개 ‘차치기’ 방식으로 하는데, 차 성능이 일의 성패를 좌우할 때도 있다. 거래를 하다가도 낌새를 채면 충돌을 무릅쓰고 도주를 시도하는데, 간혹 우리보다 저쪽의 차량 성능이 더 좋아 놓치는 경우가 있다.”

몇 년 전 모 검찰청 마약수사팀은 구매자로 꾸민 정보원을 데리고 현장에 나갔다가 차 때문에 일을 그르쳤다. 거래를 위해 상대방 차에 탔던 정보원이 막 차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 수사 차량들이 다가가 에워쌌다. 앞은 봉고차로 막아서고 옆엔 순찰차, 뒤엔 지프를 갖다댔다. 범인이 탄 차량은 고급 외제 승용차였다. 범인 차량이 2∼3차례 치받자 봉고차가 밀려나면서 퇴로가 생겼다. 경찰관이 총을 쏴 옆구리를 맞혔지만 범인은 차를 몰고 달아났다. 한 시간쯤 뒤 차는 찾았지만 범인은 잡지 못했다.

장기 미행과 야간 잠복을 밥먹듯 하는 마약수사관들의 근무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낮과 밤을 바꿔 살고 며칠씩 밤을 새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의 이아무개 수사관은 “마약사범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저항하기 때문에 수사관들의 위험부담률이 매우 높다”며 “수사관 수가 상대쪽 인원보다 최소한 두 배는 많아야 안전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마약사범이 환각 상태에서 저항하는 경우는 가스총도 무용지물이다. 여관 6층에서 뛰어내리는가 하면 칼과 가스총으로 수사관들에게 결사대항한다. 몇 년 전엔 대마 밀매사범을 잡는 데 동원된 경찰관이 마약사범의 칼에 찔려 죽은 사건도 있었다.



마약수사관 총기 허용해야

이와 관련, 정선태 부장검사는 총기사용법의 개정을 주장했다.

“마약사범을 체포하는 과정에 직원들이 다치는 일은 예사다. 실적도 중요하지만 수사관들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대방은 사제총까지 들고 나오는데 우리는 가스총과 전자봉이 고작이다. 외국처럼 마약수사관들에게는 총기를 지급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총기 휴대가 허용되는 직업은 경찰과 군인, 그리고 국정원 수사요원이다. 검찰은 관계법령의 개정을 통해 마약수사관들에게 총기 휴대를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그에 대비해 마약수사관들은 현재 별도의 사격훈련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경찰이나 군 출신 무술특기자를 마약수사관으로 특채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빈약한 수사비도 걸림돌이다.

“거래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작수사의 첫 단계는 대금을 저쪽에 건네는 것이다. 그런데 마약구입자금이 충분치 않아 아예 수사할 엄두를 못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수사에는 억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때도 있다. 지금의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런 사정을 아는 마약조직이 수사팀을 시험하기 위해 거래규모를 키우기도 한다. 그 경우 속수무책이다.”

한편 대검 마약부는 마약 공급자와 판매자에 대한 수사강화와는 별개로 마약사범에 대한 수사방식을 처벌에서 치료 및 재활 위주로 바꿀 방침이다. 김진모 검사는 “외국에 비해 마약사범에 대한 치료·재활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 동안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삼았으나 재범률이 매우 높아 마약사범 근절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처벌 일변도 수사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마약퇴치운동본부 상담실 관계자도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라며 “검찰 수사가 마약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태 부장검사는 “시대가 변하고 있으므로 수사기관도 기존 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30, 40대만 하더라도 마약을 반사회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10대나 20대는 다르다. 이들은 마약을 술이나 담배 정도로 여긴다. 기존 세대와는 문화와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런 현실을 인정한다면 마약사범에 대한 수사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다. 또 매년 그 수가 늘어나는 마약사범을 일일이 처벌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치료·재활 시스템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향후 마약수사의 관건이 될 것이다.”

신동아 200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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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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