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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교수의 지상고발

전 주권 신공항 건설, 당장 중지하라!

  • 김상진 < 벽성대 · 법학 >

전 주권 신공항 건설, 당장 중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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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사 보고서는 군산공항이 단지 전라북도의 서쪽에 치우쳐 있어 공항 접근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주 신공항권과 군산공항권을 구분했지만, 충청지역 주민들까지 제주도를 여행할 때 군산공항이나 광주공항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공항세력권의 범위는 매우 넓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그런데도 단지 공항세력권의 구분에 기초해 항공수요를 예측하면서 이를 전주공항권에 한정해 산정했을 뿐 현실적인 자료와 부합하는지는 검증하지 않아 수요예측의 신빙성이 낮다는 것.

아울러 이용할 교통수단이 해운에 한정된 것으로 가정하는 등 편익산정 방법도 비합리적이었고, 공항운영비를 산정하면서 감가상각비로 처리된 시설유지비를 운영비에서 제외했을 뿐 아니라 최소 운영 인건비도 제대로 산정하지 않는 등 운영비 산출기준에 일관성이 없었다. 운영비 규모도 기능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군 공항을 참고해 결정함으로써 과소 추정했다.

이 밖에 활주로 등 주요 시설의 수명 연장을 위한 시설투자를 감안해야 하는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이 보고서는 초기 투자수익률법을 잘못 적용해 2004년을 최적의 개항시기라고 결론을 내렸으나, 실제로는 보고서의 내용대로 초기 투자수익률법을 적용하더라도 최적 개항시기는 2007년이 되며, 이 보고서가 경제성을 전혀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공항을 개발한다고 해도 최적 개항시기는 2013년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도 기본설계 때 경제적 타당성 분석결과를 반영하겠다며 공항개발계획을 변경고시한 것은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주권 신공항 개발사업은 현재 진행중인 공항개발 장기계획에서 군산공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성 분석과 공공성,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결론이다.



하지만 감사원이 이렇게 지적한 지 두 달 후인 99년 5월 전주를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은 전주 신공항을 조기 착공해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던졌다. 필자가 유종근 전북지사를 면담했을 때 “사려 깊은 대통령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은 것을 알면서도 조기에 착공하라고 했겠느냐”고 묻자 유지사는 “대통령도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필자는 대통령이 감사원의 지적 사실을 모르고 그런 발언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사업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그런 말 실수를 한 것은 보좌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전주시민 다수가 전주 신공항 건설을 막연히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북도민의 중지를 모으고 전문가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제대로 거친 후에 사업을 추진하는 게 정도다. 전북도는 그런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입지를 선정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게 됐다.

그렇게 되자 전북도는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김제시측을 지역 이기주의, 님비의 주범으로 몰아갔다. 갖가지 여론조사를 통해 반대여론을 무마하고 잘못된 행정절차를 덮으려 했다. 이는 공항 건설을 강행하기 위한 여론조작행위에 가까웠다. 일례로 전북도는 전주 신공항 건설에 대해 군산시민이나 김제시민 다수가 찬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군산 경실련이 군산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는 반대의견이 월등히 우세했다.

군산공항, 송천비행장으로 충분

전주권의 교통망은 향후 2∼3년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전주에 공항을 지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선 전주 신공항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전주-군 산 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가 올해 안에, 논산-천안 고속도로가 내년에 완공된다. 또한 전주공항 건설 여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군산-함양 고속도로는 2004년에, 전주-광양 고속도로는 2005년에 개통된다 2004년에는 호남선 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다.

전주-군산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전주, 익산, 군산, 김제 등지의 주민이 30∼40분 이내에 군산공항에 도달하게 된다. 전주권 주민들이 이처럼 지척에 공항을 두고 있는데 왜 굳이 새 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말인가. 사정이 이런데도 신공항 건설론자들은 전주가 항공의 오지라는 억지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2004년에 호남선이 전철화되면 신공항의 효용성은 더 떨어진다. 전주권 주민들이 1시간 30분∼2시간이면 수도권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신공항을 이용할 경우 공항까지 가는 시간, 대기시간, 탑승시간, 운항시간, 하승시간, 목적지 도심까지 들어가는 시간을 합치면 최소 3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운임은 항공이 전철보다 1.5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도 굳이 항공기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리옹을 잇는 고속전철이 개통된 후 항공수요가 80%나 감소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호남고속전철 타당성 기본용역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우리는 이미 청주공항의 실패를 통해 어중간한 입지의 공항이 무용지물임을 체험하지 않았던가.

필자는 익산, 군산, 김제의 기차역과 터미널, 그리고 군산공항에서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조사해보고 그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주민들이 “공항은 무슨 공항이냐?”는 뜨악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 여행객, 회사원 등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주의 역과 터미널에서 만난 주민들의 답은 “전주권 공항은 필요하지만 지금의 후보지보다는 전주 인근에 있어야 한다”는 게 주류를 이뤘다. 경제성이나 전주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그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현재 공항을 둘러싼 전북의 여론은 양분돼 있으나, 김제·익산·군산을 거점으로 하는 전북 서북부는 군산공항을 활용하면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한 전주 송천동 비행장을 활용해 커뮤터 비행기를 활용하면 소규모 공항으로도 전주권의 항공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게 항공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신공항 건설 예정지는 김제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공덕면 공덕산업단지에 인접해 있다. 따라서 공항이 들어설 경우 각종 규제로 인해 산업단지 조성이 어려워져 도시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제도도 절차도 무시

전북도의 그간 행적도 의문투성이다.

전북도 당국은 대(對)국회 예산활동을 하면서 자료집에 “국책 SOC사업의 입지선정은 지역간 이해관계로 주민의견 수렴이 곤란하지만 철도 항만 댐 고속도로 공항 등의 사업은 기본설계시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설명회 또는 공청회를 열어 주민의견을 수렴함”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하지만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진행할 때까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설명회 또는 공청회에를 열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은 했다고 한다.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전주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 최종 보고서는 교통개발연구원장 명의로 전북 도지사에게 97년 7월14일자로 제출됐다. 그런데 전북도의 홍보자료엔 ‘97. 12 ∼98. 7: 타당성 조사 시행’이라고 되어 있다. 이것도 허위사실이다. 이는 아마 1년 전에 보고서를 제출받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용역조사를 실시한 정확한 기간은 96년 12월부터 97년 7월까지였다.

더욱이 97년 7월에 용역보고서가 제출되어 김제지역이 공항 후보지로 지정됐다면 도지사는 건교부에 공항 건설을 건의하기 전에 김제시장이나 시의회, 김제지역 국회의원과 이 문제를 협의했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은 전혀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지방자치법에 ‘지방자치단체간 행정협의’라는 장치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는 말인가?

건교부와 김제시의 공문이 전북도에서 차단된 것도 파렴치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행위는 도지사의 지시나 결단이 없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건교부는 전북도의 신공항 건설요청을 받고 해당지역인 김제시장의 견해를 듣고자 했다. 이에 김제시는 “지정고시된 지역은 김제 발전 축의 하나이고 김제 유일의 대학과 너무 인접해 공항 후보지로서 부적당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북도를 경유해 건교부에 제출토록 했다. 그런데 전북도가 이 공문의 제출을 임의로 차단한 것이다.

또한 수없이 많은 민원이 발생하자 건교부는 전북도와 김제시 및 의회를 통해 입지를 재조정하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전북도와 김제시로 발송했다. 그러나 김제에는 이 공문이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아본 결과 전북도가 건교부 공문을 김제에 가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일이 불거진 후에야 유종근 전북도지사는 김제시장에게 그런 사실을 전화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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