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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마약전쟁

“일부 재벌 마약복용 소문 사실이다”

마약수사 비밀정보원의 증언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일부 재벌 마약복용 소문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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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정수사가 대부분인 마약수사에서 정보원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마약거래 정보를 수사기관에 알려주는 이들은 때론 위장구매자로 나서 현장수사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정보원 A씨가 들려주는 마약수사의 비밀.
한마약수사검사는 “마약수사에는 정보원의 협조가 필수다. 그런데 정보원 관리도 돈이 있어야 하지 않나”며 수사비 부족을 호소했다.

그의 말마따나 마약수사에서 정보원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개 과거에 마약을 복용했거나 거래에 관여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정보원 노릇을 한다. 마약세계에 한쪽 발을 걸치고 있는 이들은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마약거래 정보를 빼내 수사기관에 알려준다. 때로는 위장 구매자로 나서 현장수사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마약수사의 성패는 그들이 수사관들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신빙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들의 신분은 철저히 가려져 있다. 드러날 경우 향후 정보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물론 신변에 위협이 닥치기 때문이다. 신분을 밝히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마약수사정보원 A씨를 만나 마약수사의 속사정을 살펴봤다.

A씨는 예전에 마약거래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적이 있다. 실형을 살았는데, 그의 말로는 ‘억울하게 뒤집어쓴 사건’이라고 한다. 출소한 후 우연히 마약수사관들과 연결됐고, 기꺼이 정보원이 됐다. A씨는 “마약을 뿌리뽑는 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에겐 생업이 따로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데, 자신이 꼭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보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정보활동 대가로 검찰에서 받는 돈은 없다. 이를테면 자원봉사인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그의 정보를 토대로 검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만 10여 건에 이른다.

위장구매자로 판매자 접촉

A씨는 마약세계에 몸담고 있거나 그쪽 사정을 잘 아는 위치에 있는 주먹계 또는 유흥업계 ‘후배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그들 중엔 이른바 건달이 많다. 그는 취득한 정보 중 신빙성이 높은 것만 수사관들에게 알려준다.

“정보를 무조건 받아들일 수는 없다. 신뢰도가 낮은 정보를 바탕으로 무턱대고 수사를 벌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보통 신빙성이 50%가 넘는다고 판단되면 수사를 시작한다.”

수사가 시작되면 A씨는 표면에 나서지 않고 뒤로 숨는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 마약거래 현장에 투입되기도 한다. 지난해 가을 A씨는 중국에서 ‘물건’이 들어온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는 구매자로 위장해 마약을 팔겠다는 사람과 접촉했다. 물론 수사관 몇 명이 일행으로 꾸며 따라붙었다. 처음 만난 장소는 남한산성.

“물건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처음 만났을 때 저쪽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또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그 계통에 있는 사람을 데리고 나갈 때도 있다.”

해외 밀반입 마약류는 선박이나 항공기 화물로 위장한다. 운동화 밑창 또는 농산물이나 목각 속에 감추는 방법은 전통적인 수법이다. A씨에 따르면 운동화 밑창을 이용하는 경우, 한쪽에 50g씩 담을 수 있으므로 운동화 한 켤레에 100g을 들여올 수 있다.

A씨는 판매자를 여러 차례 만났다.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술을 사는 등 향응을 베풀었다. 그 과정에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한 술집에서 주인이 그들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고 마약거래자들이라고 짐작해 경찰에 신고한 것. 인근 경찰서에서 경찰관들이 달려오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A씨와 수사관들은 진땀을 흘렸다. 판매자 앞에서 신분을 밝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칫하면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판이었다. 그 탓에 경찰관들과 몸싸움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 와중에 경찰관들에게 슬쩍 귀띔했다. “작전중이다!”

내막을 알게 된 경찰은 사건을 적당히 마무리한 후 돌아갔다. 다행히도 판매자는 눈치채지 못했다. A씨에 따르면 은밀히 공작수사를 하다 보니 가끔 그런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우여곡절을 거쳐 판매자는 A씨를 믿게 됐다. 거래가 임박했을 때 A씨는 판매자에게 현찰 5000만 원이 든 가방을 열어 보였다. 그 돈은 물론 검찰의 공작자금이었다.

“마약 판매자들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선 늘 현찰을 갖고 다니며 필요할 때 꺼내 보여야 한다. 큰 거래에는 한번에 1억 원을 들고 나가기도 한다. 그들은 수표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오로지 현찰 거래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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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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