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의학연재|난치성 만성질환에 도전한다 ①

아토피 피부염, 면역제제와 체질의학으로 고친다

  • 안영배(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아토피 피부염, 면역제제와 체질의학으로 고친다

2/6
사회 : 시중에는 태열은 장가가면 낫는다 혹은 체질이 바뀌면 낫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체질이라는 게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건가요? 또 아토피에 잘 걸리는 체질이 따로 있습니까? 예를 들어 태양인, 태음인, 소음인, 소양인 등 네 가지 체질 중에서요.

양성완: 한방에서는 질병의 원인으로 크게 내인(內因), 외인(外因), 불내외인(不內外因)으로 구별합니다. 내인이란 자기가 갖고 있는 유전적 소인으로서 고유의 자기 체질에 의해 불균형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이런 체질은 선천성이기 때문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외인은 체질과 관계없이 외부의 환경적 원인에 의해 병이 생기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불내외인은 이를 테면 방사과다 같은 것에 의해 병에 걸리는 것을 의미하지요(웃음).

또 아토피는 모든 체질에서 올 수 있어요. 그런데 성인에 대한 임상적인 경향을 보면 아무래도 소양인과 태음인이 아토피 질환에 이완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몸이 더운 체질인 소양인은 그 화열(火熱)이 지나쳐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열을 식혀주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태음인은 몸에 습(濕)이 많아 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는데, 이때는 방열(放熱)하는 치료법을 택하게 되지요. 소음인은 속이 찬 대신 표열(表熱, 또는 虛熱)이 떠 피부질환이 생기는 수가 있는데, 이때는 속을 오히려 데워 겉을 시원하게 해주는 한방원리를 사용하고, 태양인의 경우 몸이 매우 건조하므로 소양인처럼 열을 바로 식혀주는 대신에 살살 달래주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사회 : 양의학에서는 어떤지요?

노건웅 : 일반적으로 양의학에서는 그런 체질적 구분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면역학 치료를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한방적 개념과 유사한 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A라는 아토피 치료약이 개발돼 연구해보니까 1000명 중 50명밖에 효과를 보지 못해 통계학적으로 치료제로서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러나 저는 효과를 본 그 50명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분석해봤더니 과연 공통점이 발견되더라 이거예요.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징을 지닌 다른 환자들에게 똑같이 그 A라는 약을 사용해본 결과 80% 이상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저는 이후 각 약이 잘 들을 만한 사람들의 군(群)을 찾아내는 쪽으로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그 결과 한의학의 체질 개념과 유사한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 스테로이드가 잘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듣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의사들은 흔히 여성이 임신을 할 경우 알레르기 증상이 호전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임산부에게서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알레르기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오히려 임신을 한 뒤 알레르기가 더 악화돼 찾아오는 산모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스테로이드가 모든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사회: 아토피 피부염은 성인도 그렇겠지만, 아이들의 경우 성장 장애를 겪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너무 가려워 밤에 잠을 못자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 역시 덩달아 잠을 설치게 되고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어린이 태열 치료에 대해서 두 분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양성완: 한의학에서는 체질을 중요시한다고 했는데, 먼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소아는 성인과 좀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계속 자라기 때문에 체질을 정확하게 확정짓기 어려운데다, 부모의 유전적 소인을 가장 많이 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부모 체질의 경향성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보통 남자는 15∼16세, 여자는 13∼14세 무렵에 2차 성징이 발현하는데, 그 이후부터는 성인이라고 보고 체질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지요.

아무튼 부모 체질이 어떤지를 살펴본 다음 아이가 처한 환경 요인, 음식 요인, 그리고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등 여러 가지를 참고해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합니다.

아토피는 다른 질환에 비해 매우 다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생기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하거나, 기후가 습해 걸리는 식으로 아주 복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 진단해 치료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을 때 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분유 바꾸기로 태열치료

노건웅: 소아 아토피를 말하기 전에 부모들이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점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태아는 태어나면서 태열을 가지고 있다가 최소 1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때 태열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BCG 예방접종입니다. BCG는 알레르기 유발이 아닌 쪽으로 유도하는 물질인데, BCG를 접종할 경우 소아의 아토피가 치료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에 호주에서는 BCG가 알레르기를 치료할 수 있다는 논문이 보고되기도 했구요.

그리고 양원장님이 소아는 성인과 체질이 좀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태어난 지 6개월 미만의 소아에게 아토피가 발병하는 경우 그 원인이 대부분 음식물이라고 보고 있어요. 실제로 이 시기의 소아는 일반적으로 우유나 분유 같은 이물질에 일차적으로 노출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6개월 미만의 소아 아토피 환자는 먹는 분유만 바꿔줘도 80∼90%는 치료된다고 봅니다.

한편 분유로 인해 알레르기가 이미 유발된 소아는 6개월이 넘어가면서 이유식을 잘못하면 또 그 이유식에 대해 알레르기를 획득하게 되고, 이후 4∼5년간 집진드기에 노출될 때 알레르기를 다시 획득하게 됩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간단하게 시작된 알레르기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메커니즘이 있어요.

흔히 부모가 자기 자식이 집진드기나 봄철의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우문(愚問)입니다. 식품과 달리 집진드기나 꽃가루와 같은 환경에 대한 알레르기는 약 4∼5년 정도 노출돼야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은 집진드기 등에 의해 아토피 피부염이 유발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양성완: 6개월 미만의 소아의 경우 분유가 아토피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소아 아토피 질환의 전적인 원인이 음식물에 있다는 것에는 의견이 좀 다릅니다.

제가 북경의 한 유명 피부과 병원에서 연구원으로 있었을 때의 경험을 말씀드리지요. 중국 부부들은 거의 맞벌이에다가 아이들 역시 한국처럼 우유를 먹고 자라는데 거기서는 소아 아토피 환자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륙 쪽의 북경과는 달리 해안에 접해 있는 상해 쪽에서는 아토피 환자가 많구요. 또 영국에 2년 동안 교환교수로 갔던 한 중국인 피부과 의사는 북경에서 보지 못한 아토피 환자를 엄청나게 보고 많은 임상을 쌓았다고 말하더군요. 이런 것을 보면 지리나 기후 요인도 작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소아 환자라고 해도 스트레스나 기후 환경 등 다양한 원인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건웅: 물론 100% 음식 때문에 아토피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고, 소아의 경우는 80∼90%가 그렇다는 취지로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예전의 모유 세대에 비해 분유 세대에서는 태열이 4∼10배 정도 증가한 추세는 분명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나온 최신 논문에 의하면 아예 신생아에게는 무조건 저(底)알레르기성 분유를 먹이자는 얘기까지 등장해요. 우유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단백질 중 ‘카제인’을 가수분해한 저알레르기 분유를 먹이는 것이 좋고, 이때 아이가 설사를 하면 아예 유당을 뺀 저알레르기 분유를 먹이자는 거지요. 아무튼 분유를 알레르기의 시발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분유와 같은 음식이 기본 원인 혹은 1차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그 외에 스트레스나 환경 등이 부가적이고 2차적인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양성완: 아토피 질환의 원인을 어떻게 보느냐는 실제로 어떤 치료법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이 부분은 나중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임상에서는 어떤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그 음식을 먹으면 괜찮은 사례들도 적잖게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토피 피부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고 보고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2/6
안영배(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목록 닫기

아토피 피부염, 면역제제와 체질의학으로 고친다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