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길목의 최대 접전이 될 서울시장 선거에 서서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지역. 아직은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 한나라당 홍사덕, 민주당 고건, 노무현, 정동영씨 등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장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자리다. 미래의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한번쯤은 욕심을 내는 자리다.
현행 선거법 제34조는 ‘임기 만료 30일 전 이후의 첫째 목요일’을 선출직 공무원의 선거일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선거법대로 지방선거가 치러질 경우 2002년 6월13일이 다음 서울시장 선거일이다. 2002년 12월에 가서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니까 타임테이블대로라면 그보다 여섯 달 앞서 전국은 또 한번 선거열기에 사로잡힐 전망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도 관심이 높지 않아 보인다. 대선이 차지하는 정치적 비중이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방선거가 지금처럼 홀대받는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올해 들어 지방선거에 대해 논란다운 논란도 없었거니와 그나마 논쟁거리로 부상한 것도 “지방선거 시기가 월드컵 개최 시기와 겹치니 앞당기자”는 한나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민주당이 “굳이 그럴 것 없다. 월드컵대회를 이유로 지방선거 일정을 앞당기지는 않겠다. 법대로 하자”는 반론을 제기한 것이 전부다.
여야간에 지방선거 실시 시기를 두고 논쟁이 한창일 때 일각에서는 “월드컵 대회 기간에 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자칫 우리 나라 축구가 16강에 들지 못하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이 대선 최대 변수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다가올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중요한 정치행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결과는 2002년 대선 결과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15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다가올 대통령 선거도 지역대결 양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전라·경상·충청도 등 3남 지방의 경우 여야 후보에 대한 지역민들의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게 드러난 상태. 지역간 표대결 구도가 심해질수록 수도권의 선택은 사실상 당락에 결정적 요인이 된다. 수도권의 자치단체장을 어느 당의 누가 맡느냐는 그래서 더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결과에도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공산이 크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이 나선 대부분의 선거에서 서울지역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주당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대선후보 맞대결 결과 서울에서 이회창 한나라당총재의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들보다 근소한 차이나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도 서울의 이상징후를 인정한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일시적 현상일 뿐 서울 민심은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온다”고 장담은 하지만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으로서는 ‘비상상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웬만한’ 후보로는 ‘서울 수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서울 사수’를 목표로 거물급 인사를 시장 후보로 내세운다면, 그 거물급 인사는 최소한 민주당내 대권후보 가운데서도 ‘선두권’을 달리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선두권 인사 가운데 한 명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당장 민주당내 대권경쟁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즉 ‘빅3’ 후보라 불리는 이인제 최고위원이나 노무현 전장관 김중권 대표 등 민주당의 차기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자가 나올 경우 당내경선은 판짜기를 다시해야 할 정도로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경기도지사의 경우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이 출마할 경우 마땅한 대항마(對抗馬)가 없다는 점이 민주당의 고민거리다. 경기도지사 선거만을 놓고 벌인 일부 여론조사 결과 손의원은 임창렬 경기도지사에 대해 압도적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실시한 한길리서치의 경기도지사 선거 가상대결 결과 민주당 임창렬 지사가 28.0%에 그친 반면,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은 50.9%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표본설계
모집단: 2001년 4월 현재 서울거주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조사기간: 2001년 4월 12일~13일
표본크기: 500명
조사방법: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4.4%
만약 경기도지사를 한나라당에 내준다면 서울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요지 두 곳의 자치단체장을 한나라당에 내주고서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하늘이 도운 결과’라 할만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서울이 대선으로 가는 길목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런 시기에 ‘신동아’는 사회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와 함께 ‘서울시장 선거 관련 서울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은 2001년 4월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의 성인남녀로 조사는 4월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전화면접으로 진행했다. 표본의 크기는 500명으로 이 가운데 남자가 246명, 여자가 254명이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4.4%였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이었다. 그런데 지난 연말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한길리서치 조사결과 한나라당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을 추월한 것. 민주당이 32.8%, 한나라당이 36.9%였다. 그전까지 조사에서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5∼10% 이상 한나라당에 앞서던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강세는 지난해 12월이 마지막이었다. 2001년 들어 두 당의 지지율은 동반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하락 폭이 민주당보다 커 두 정당의 서울 지지도 순위는 과거로 돌아왔다.
이번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전체의 34.6%의 지지를 얻은 반면, 한나라당은 27.3%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이밖에 자민련이 4.6%였고 민주노동당이 3.9%, 무당층이 28.4%였다.
서울지역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다시 앞서나가기는 했지만 과거의 지지율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의 지지율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현정부 초기에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를 지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 결과 응답자의 41.8%가 ‘지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때 서울지역에서 40%가 넘는 지지를 받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현정권의 경제·사회정책이 부분적으로 실패하면서 적지않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건 시장 평가 긍정적
그러나 정당 지지도와 무관하게 고건 시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건 시장의 시정수행에 대해서는 ‘아주 잘하고 있다’(9.5%)와 ‘다소 잘하고 있다’(27.7%)는 긍정적 의견이 37.2%였다. 반면 ‘다소 잘못하고 있다’(7.9%)와 ‘아주 잘못하고 있다’(2.1%)는 부정적 의견은 10.0%에 불과했다. ‘그저 그렇다’는 유보적 반응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9.1%에 이른 것이 다소 걸리긴 하지만 서울 시민 대다수는 고시장의 시정에 대해 그다지 불만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전임 시장 재임 때와 달리 서울시장이 뉴스의 전면에 나설 만한 대형사고가 없었던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또 고시장의 스타일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지 않는 ‘관리형 시장’인 것도 평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고시장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민주당내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다. 최근 들어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내 대권주자 경쟁에서도 이인제 최고위원과 노무현 상임고문에 이어 정동영 김중권씨 등과 3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3위권 멤버들 가운데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고시장이 당내 3위권에 드는 정치적 비중을 갖춘 계기는 직선 서울시장을 맡고 있다는 이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이 때문에 민주당내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서울시민들 사이의 지명도에서는 고시장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인 고시장을 한편에 놓고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을 차례로 대입하는 가상대결을 펼쳐보았다. 그 결과 한나라당에서는 홍사덕 국회부의장이 지금 당장 선거에 뛰어들어도 고시장과 대등한 대결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가상대결 결과 고시장이 46.2%, 홍부의장은 39.8%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오차범위가 ±4.4%이므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 두 사람의 맞대결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상당히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다.
연령대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고시장이 20대(51.0%)와 50대 이상(49.7%)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반면, 홍부의장은 30대(48.7%)에서 유난히 높은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50%대인 것을 감안하여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높은 고시장 쪽으로 힘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 차원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돕고 나선다면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정당지지도가 앞서는 한나라당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홍부의장 말고는 고시장과 대등하게 맞설 야권 후보는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가 고시장의 대항마로 나설 경우 32.3%의 지지율로 고시장의 54.1%와는 20% 가량 격차가 벌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를 바꿔 최병렬 부총재가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28.7%의 지지율로 고시장의 59.2%에 큰 격차를 보이며, 한나라당 비주류의 리더인 김덕룡 의원은 25.8%의 지지율을 나타내 고시장의 지지율 60.6%에는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대중적 인기로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울 경우 현재로는 한나라당에서는 홍사덕 부의장이 가장 경쟁력을 갖춘 후보인 셈이다. 실제 지난 3월 중순 ‘한길리서치’의 조사 결과에서도 홍부의장이 당내 경쟁자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적임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4.9%가 홍부의장을 지적했다. 2위인 김덕룡 의원이 17.2%, 3위인 최병렬 부총재가 15.2%였고 이부영 부총재는 9.6%로 4위를 차지했다.
홍사덕 부의장이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경우, 민주당의 고건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을 경쟁자로 두고 가상대결을 펼쳐보았다.
출마선언자는 없어
가상대결에 앞서 밝혀둘 점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 가운데 아직까지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정치인이 없다는 사실이다. 주변에서는 후보로 거론하지만 공식 출마선언을 한 사람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경력에 비추어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출마 의사를 갖고 있거나 한때 서울시장에 꿈을 뒀던 인사들에 한정해서 대결을 시켜보았다.
노무현 전해양수산부장관의 경우, 당내 대권 후보 가운데 하나다. 본인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일절 언급한 바 없다.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꿈을 숨기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현재 서울 정서상 노 고문 정도의 비중을 갖춘 인물이 나서야만 안심할 수 있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98년 지방선거당시 노전장관 진영에서는 한때 서울시장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한 바 있다.
민주당 이해찬 의원과 정동영 최고위원 등도 본인들이 입으로 출마선언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개혁 이미지의 두 사람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 가운데 이해찬 의원은 김대중 정부 초기 교육부 장관을 지냈으며 95년 조순 시장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경력이 있어 서울시장 후보감으로 만만찮은 이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한나라당 홍부의장과 노무현 전해양수산부장관이 맞붙은 가상대결 결과 노전장관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부의장이 41.3%, 노전장관이 46.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차범위(±4.4%)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어 두 사람이 맞붙을 경우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홍부의장과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맞붙을 경우에도 정최고위원이 근소한 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홍부의장이 42.6%, 정최고위원이 44.0%로 정최고위원이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노무현 정동영, 두 민주당 후보의 경우 연령대별 지지계층을 분석해보면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전체 응답자 가운데 20,30대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20대 응답자 가운데 노전장관을 지지한 사람은 전체의 59.2%였다. 30대도 47.4%나 돼 가상대결 상대 후보인 홍부의장의 20, 30대 지지율을 훨씬 앞서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마찬가지. 20대 응답자의 54.3%, 30대 응답자의 47.4%가 정최고위원을 지지해 이 연령대의 지지율이 정최고위원의 전체 지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홍부의장은 노전장관이나 정최고위원을 상대로 할 경우 40대, 50대 이상 고령층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노전장관과 정최고위원은 40대와 50대 이상 응답자로부터는 자신들의 평균 지지율을 밑도는 지지를 받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목할 점은,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20, 30대 유권자의 투표율 저조현상이다.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는 비록 노전장관과 정최고위원이 홍부의장에 앞서기는 하나 만약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경우 20, 30대의 지지가 투표로 이어지지 않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고건 시장과 맞붙을 때는 40대 50대 이상의 지지를 고시장에 빼앗기던 홍부의장이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과 대결하게 되면 한나라당 본연의 지지세력인 고령층 지지자들을 되찾아온다는 점은 양당의 서울시장 후보 결정과정에 참고가 될 것 같다. 한편 이해찬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홍부의장과의 맞대결에서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10.3%의 격차를 보이며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부의장이 49.0%이고 이의원은 38.7%의 지지를 각각 획득했다. 연령별 지지자 분포를 보면 이의원은 20대에서만 근소한 차이로 홍부의장에 앞설 뿐 나머지 연령대에서 모두 홍부의장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건 시장 골고루 지지 받아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재미있는 것은 고건 시장과 노무현 전장관의 지지율 변화”라고 말했다.
“홍사덕 부의장을 상대로 민주당에서 고건 시장을 내보낼 경우 30대가 홍부의장 쪽으로 지지를 돌리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30대의 고시장 지지율이 38.4%인데 비해 홍부의장은 48.7%로 홍부의장은 30대 응답자들로부터 자신의 전체 지지율 39.8%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상대 후보가 노전장관으로 바뀌면 반대현상이 나타납니다. 30대 응답자의 홍부의장 지지율이 42.1%로 줄어든 반면, 노전장관 지지자는 무려 47.4%에 이릅니다. 민주당의 후보를 바꾸니까 홍전의원을 지지하던 30대 유권자의 일부가 노전장관쪽으로 지지를 바꾸는 경향이 확연히 드러나더라는 겁니다.”
현시점에서 민주당이 서울을 수성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전장관, 고건 시장, 정동영 최고위원 등 대권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을 내보내야 한나라당의 선두주자인 홍사덕 부의장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3명의 민주당 후보 가운데서도 고건 시장만이 전체 연령대에서 골고루 표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현직 시장으로 시민들을 상대로 출마한 적이 있다는 경력에서 온 프리미엄으로 풀이된다.
만약 민주당이 노무현 전장관이나 이해찬 의원, 정동영 최고위원 등 개혁성향의 인물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낼 경우에는 고령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선거전략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후보들이 지지계층인 20, 30대 유권자들의 기권을 막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른 시일 내 후보군을 가시화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김덕룡 의원의 지지율(25.8%)이 한나라당의 서울지역 지지율 27.3%보다 낮게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최병렬 부총재의 지지율이 28.7%에 머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만 별다른 홍보 없이 개인의 인지도만으로 여권 후보들과 대등하게 겨루고 있는 홍사덕 부의장의 약진은 서울 공략을 노리는 한나라당에 중요한 밑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들 외에도 민주당에서는 한광옥 비서실장이, 한나라당에서 박명환 맹형규 의원 등이 자천타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98년에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이명박 전한나라당 의원도 조건만 되면 언제라도 출사표를 던질 인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