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12支 이야기

성격과 운명의 비밀 코드, 12동물 띠 이야기

  • 정경대 < 철학박사 · 삼성연구원원장 > www.dnsaud.net

성격과 운명의 비밀 코드, 12동물 띠 이야기

2/7
첫째 띠는 쥐이며, 이것을 자(子)라 한다. 시간은 야밤에 속하는데, 자정에서 다음날 밝은 태양 빛이 어둠 속에서 잉태되는 시점이다.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에도 해당한다.

방위는 정북쪽이고, 겨울의 음기(陰氣) 속에 만물을 탄생시킬 일점의 양기(陽氣)가 불씨처럼 점화된다. 그러므로 자식을 의미하는 ‘자(子)’라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노자가 ‘도덕경’에서 말한 현지우현(玄之又玄)이다. 아득하고 아득하여 아무것도 분별할 수 없는 어둠에서 현묘하게 양기(陽氣)가 시생(始生; 비로소 시작됨)하여 음기(陰氣)와 화합해서 만물의 씨앗을 잉태한 창조의 모습이며, 소우주인 인간은 여성의 자궁 속에 정자가 난자와 결합해서 아이를 배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자의 마음은 고요한 본성을 깨고 인연을 찾아가기 위한 욕망의 그림자가 요동하는 찰나에 해당된다.

따라서 깊이 감추어진 속마음이 나타나지는 않으나 종잡을 수 없는 잡념에 시달리기도 하고, 여기저기 남의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따뜻한 인정을 그리워한다.



또 생명을 키워나가려는 강한 집념이 도사리고 있고, 그만큼 색욕(色慾)도 들끓는다. 색욕은 음·양의 결합으로 만물을 생산하려는 욕망의 기질이 끊임없이 육신을 자극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런 면에서 야밤에 활동하며 수시로 색을 즐기고 부지런히 새끼를 낳는 짐승은 아마도 쥐가 으뜸일 것이다. 그래서 자(子)를 쥐띠라 하였거니와, 생산의 원기(元氣)가 가장 많이 흐르기에 사람도 색을 밝히고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체질인 것이다.

특히 사주팔자 속에 쥐와 유사한 색욕의 짐승인 토끼나 닭이 함께 있으면 더욱 분명하게 색기(色氣)가 나타난다. 그로 인해 생식기 병을 앓거나 지나친 성욕 때문에 가정 불화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쥐의 기질을 육신의 만족을 위한 동물적 습성으로만 한정시킬 수 없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연혜이만물지종(淵兮以萬物之宗)이라 하였듯이, 자(子)는 생산의 원신(元神)으로 지극한 사랑을 근본으로 만물을 탄생시킨 ‘신의 집’과 같은 신령스러운 기질을 바탕으로 한다.

불교의 위대한 신(神) 관세음보살이 사람의 몸에 쥐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몸은 순수한 사랑의 본질을 의미하고 쥐 머리는 색욕을 상징한 것이다.

이런 형상으로 관세음보살이 자시(子時)에 중생을 두루 살펴본다는 것도 야밤에 색을 즐기는 인간의 욕망을 경계하는 교훈적 의미가 있다.

‘동의보감’에서 허준 선생이 “어둠이 가장 짙은 그믐날 성 관계를 맺으면 신장을 상하고 불효한 자식을 낳는다”고 말한 것과 일맥 상통한다.

그런데 참으로 불가사의한 현상이 있으니, 위대한 성자 원효대사가 자시(子時)에 수행을 깊이 하면 반드시 쥐로 둔갑한 마구니가 나타나거나, 쥐가 아닌 다른 형상으로 나타난다 할지라도 그것은 쥐의 화신(化身)으로 수련자의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는 야밤에 쥐의 정령이 활동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만물을 잉태한 음·양의 화합 기운이 색기의 음산한 속성을 머금고 땅으로 하강하기에, 그리고 그것은 쥐의 형상이 될 수밖에 없는 기질이라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는지?

소띠 - 만삭이 된 모태

둘째 띠는 소이며, 이것을 축(丑)이라 한다. 대지를 밝힐 태양이 아직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먼 곳에 숨어 있는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해당한다. 방위로는 동쪽이 시작되는 북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계절로는 봄이 되기 직전의 겨울이다.

이렇게 축은 자(子)에서 잉태된 양기(陽氣)가 완전하게 성숙해서 곧 터져 나오려는 기질을 머금고 있다. 마치 초목의 씨앗이 싹을 터뜨리고, 만삭이 된 모태에서 아이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려 하는 것과 같다.

이는 ‘도덕경’에서 노자가 말한 ‘현빈지문시위천지근(玄牝之門是謂天地根)’이다. 아득하고 현묘한 암컷의 문으로 천지의 뿌리가 되는 이곳은 바로 소우주로 축소된 여성의 자궁(子宮)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축(丑)은 태어나기 직전의 기질이므로 왕성한 힘과 의지가 굳으면서도 감상적이며, 가장 세속적인 반면에 산중에 은거하고 싶은 도인적 성품도 엿보인다. 이는 태어나면 세상 일에 관여해 부지런히 일하며 욕망을 채우려는 기질과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고뇌가 함께 상존하기 때문이다.

소는 새벽에 일터로 나가서 해가 저물어야 쉴 수 있는, 노동을 대표하는 짐승이다. 수레를 끄는 소의 멍에는 인간의 운명의 속박이며, 짐은 그리 될 수밖에 없는 업(業:Karma)이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이 인간은 태어나면 소처럼 고달픈 운명의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소는 어진 성품으로 멍에를 거부하지 않고 맡겨진 수레를 끝까지 끌다가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남겨 덕을 베푼다. 바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릇된 길도 마다하지 않으며 얻은 것은 절대 놓지 않으려는 인간에게는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가 끌어온 수레의 짐은 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베푸는 이로운 물건이므로 무위(無爲)의 도(道)를 펼치는 하늘의 마음이며, 인간이 마땅히 그리해야 할 참 성품이다.

힌두교에서 소를 ‘옴’이라 하는데, 신이 인간에게 덕을 베풀기 위해서 ‘소를 타고 온다’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옴(om)을 우주의 소리라 해석하지만, 우주 본성이란 원래 고요함이 그 근본인데 소리 운운하는 것은 소의 이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십우도(十牛圖)에서 잃어버린 소를 찾은 동자가 소를 타고 피리를 불면서 돌아오는 것도, 오염된 마음 때문에 잃어버린 소와 같은 참 성품을 찾아 기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기(氣)의 논리로 보아도 그렇다. 기는 항상 마음과 함께 한다. 마음 가는 곳에 기가 있고, 기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마음 씀씀이에 따라서 기가 움직여 몸 속을 들어오고 나가게 된다. 따라서 인간은 착한 일이건 악한 일이건 무엇이든 마음으로 지극히 원하면 천지에 가득한 기질이 그 뜻대로 몸 속에 들어와서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후천운인 사주팔자는 불변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고요히 앉아 수행으로 오염된 마음을 지우고 본성을 찾으면 업을 소멸시킬 수 있는 신령스러운 기질이 빗줄기처럼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바로 이때 타고난 사주팔자의 코드가 변화하는 것이다.

역학의 이치가 이러한데도 쥐와 마찬가지로 소띠에도 역시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있다. 소띠 시간에는 소의 형상을 한 마구니가 수행을 방해한다는 원효 대사의 말이 그것이다. 물론 열두 가지 짐승이 다 그러한데, 세속적 욕망의 기질을 가진 생명의 기운이 각각 배속된 시간과 날, 그리고 월과 해에 강하게 운행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2/7
정경대 < 철학박사 · 삼성연구원원장 > www.dnsaud.net
목록 닫기

성격과 운명의 비밀 코드, 12동물 띠 이야기

댓글 창 닫기

2019/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