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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계획도시를 가다 ④|일본 쓰쿠바

진화 멈추지 않는 일본 최고의 연구·환경도시

  • 글: 이나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yeme@donga.com

진화 멈추지 않는 일본 최고의 연구·환경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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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멈추지 않는 일본 최고의 연구·환경도시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보도 겸 자전거도로

쓰쿠바 최고의 명문고는 쓰치우라1고(土浦1高)다. 이 학교는 매해 40여 명의 도쿄대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한 학년 학생 수가 400여 명이니 열 명 중 한 명 꼴로 ‘하늘의 별 따기’라는 도쿄대 입학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 전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수준도 도쿄지역 명문 공립학교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취재 중 만난 시민들의 한결같은 평가였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대덕단지를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학력과 교육열이 남다른 이들이 좁은 지역에 모여 산 결과가 아니겠는가.

쓰쿠바의 또 다른 특징은 이른바 ‘에코 오바상(환경 아줌마)’의 존재다.

“남편을 따라 쓰쿠바로 이주하는 여성들은 대개 학력이나 경제적 필요와는 상관없이 직장생활을 포기하게 됩니다. 일자리가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상당수가 또 다른 자기 실현의 방편으로 시민운동이나 사회 봉사 활동에 투신하고 있는 거지요. 이들의 힘이야말로 쓰쿠바의 오늘을 있게 한 숨은 원동력입니다.”

쓰쿠바의 핵심 NPO(비영리조직)인 TUG(Tsukuba Urban Gardening) 회장 이구치 유리카씨의 말이다.

20년째 쓰쿠바에 살고 있는 이구치 씨 또한 처음에는 일자리를 찾는 주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에 시민단체 일을 시작했다. 비즈니스와 사회 봉사 활동을 접목할 길을 찾던 중 ‘도시정원 가꾸기’라는 아이템에 주목하게 됐다. 공원은 많지만 시의 손길이 구석구석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착안한 것이다.



“1993년 정원 가꾸기 강좌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취직에 도움을 받으려는 여성들이 대다수려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도시 가꾸기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시에서는 실습 장소 제공이라든가 그런 도움을 주는 데에 매우 인색했습니다. 자연 봉사 활동도 활성화되지 못했죠. 그런데 1997년 중앙정부 차원에서 계속돼 오던 주택정비공단의 도시 관리 작업이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시 스스로 홀로 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죠. 이렇게 되자 시당국에서 먼저, 정원 가꾸기 강좌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1998년 시, 관련 기업,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TUG 실행위원회’가 생겼다. 사무국 일은 시민단체 쪽에서 맡았다. TUG는 전문정원사와 아르바이트 주부, 무료봉사회원 등을 동원, 시내의 수많은 정원과 가로수 정비, 꽃길 만들기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처음 목표대로 일자리 창출과 봉사활동을 접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구치씨가 관여하는 업무 중에는 ‘나의 기획’이라는 제목의 공공 이벤트 사업도 있다. 역시 시, 기업,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쓰쿠바에는 일본 간토 지역 일대에 수십 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 슈퍼체인업체 가쓰미의 본사가 있다. 설립자의 뜻에 따라 가쓰미빌딩은 ‘나의 기획’ 행사에 장소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시민 중 누군가가 공연이나 전시회, 세미나 등의 행사를 열고 싶다 하자. 계획을 잘 짠 다음 ‘나의 기획’ 사무국에 계획서를 제출한다. 이것이 심사에 통과하면 가쓰미 그룹과 시 당국, 시민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이구치 씨는 “고도(古都)로서의 멋과 정취가 부족하고 (도쿄에 비해) 문화적 환경도 열악함을 생각할 때 시와 손잡고 이러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생각된다”며 “쓰쿠바의 매력은 바로 이렇게 능력 있고 국제화된 시민들이 시의 운영과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쓰쿠바에는 40개의 NPO가 있고 그 중 10개가 환경 관련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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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나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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