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호

멀티캠퍼스 전략으로 도약 꿈꾸는 동아대학교

졸업 후 더욱 빛을 발하는 ‘지역인재 양성 사령부’

  • 글: 곽대중 자유기고가 bitdori21@kebi.com

    입력2003-07-29 1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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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대가 위기라고 한다. 서울소재 대학으로 편입해 사라지는 학생들 뒤로 텅 비어가는 캠퍼스와 낮은 취업률만이 남는다고 모두가 비명을 지른다. 과연 지방대에 길은 없는 것일까.
    • 남들과 다른 발상, 남들과 다른 비전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국내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지방사립대, 부산 동아대 사람들을 만나 미래를 준비하는 힘을 살펴보았다.
    멀티캠퍼스 전략으로 도약 꿈꾸는 동아대학교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이틀 후인 지난 2월27일, 참여정부 첫 내각의 진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극적이었던 노대통령의 당선과정 만큼이나 파격과 의외, 신선함이 엿보였다. 다음날 아침 고건 총리를 비롯해 18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 20명의 내각 구성원을 출신 대학별로 분석한 결과가 일간지에 일제히 실렸다. 20명 가운데 12명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지방대학인 부산의 동아대 출신이 두 명 포진해 있다는 점은 다소 의외였다.

    이들은 참여정부 첫 내각의 최연소 장관인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과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 우선 김장관은 1995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당시 36세)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되어 경남 남해군수를 지낸 ‘깜짝 놀랄 만한 인사’였다는 점에서, 허장관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전남 광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은 부산 동아대학교를 졸업해 동아대 교수로 재직한, 한국사회에서는 다소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동아대는 과연 어떤 대학인가. 당연히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눈을 돌려보면 동아대 출신은 여러 분야에서 눈에 띈다. 입법부의 수장인 박관용 국회의장도 동아대 출신이고, 사법부에서는 판사로서 최고의 위치라 할 수 있는 14명의 대법관 중 지난 1998년 사법시험 선배 기수를 제치고 파격적으로 임명되어 화제를 모았던 조무제 대법관이 이 학교 출신이다. 특히 조무제 대법관은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가 실시된 1993년 6000여 만원을 신고해 ‘꼴찌’를 기록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사법부에서 최저의 재산액을 신고한 인물이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입법, 사법, 행정의 요직에 동아대학교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고 말할 만하다. 학벌에 대한 차별이 엄존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지방대학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여정부의 첫 내각에 동아대학교 출신이 2명이나 포진한 것이 단순히 ‘줄을 잘 서고’ ‘운이 좋아서’였을까. 아니면 무언가 다른 동아대만의 힘이 있었던 것일까.

    “부산에는 동아대가 억수 많심더”



    부산역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동아대로 갑시다”는 말에 “어디에 있는 동아대 말입니까”라는 억센 부산 사투리가 되돌아온다.

    “동아대 모르세요?”

    “그게 아니라, 부산에는 동아대가 억수 많심더.”

    ‘억수’라는 택시기사의 표현은 과장이지만 동아대학교는 여러 개의 캠퍼스를 갖고 있었다. 승학캠퍼스, 구덕캠퍼스, 부민캠퍼스, 보배캠퍼스 등. 이 가운데 경남 진해 두동에 소재한 보배캠퍼스는 45만평 규모의 대형 캠퍼스로 지금 대지를 매입하는 단계이고, 현재는 승학, 구덕, 부민 등 3개 캠퍼스에 계열별로 특성화된 학습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사실 이러한 멀티캠퍼스(multi campus)는 동아대학교의 자의(自意)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넓은 평지를 확보할 수 없는 부산의 지리적 특성상 거의 모든 대학들이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고 대학의 외연이 확대되면서 대지를 확보하는 문제가 공통적인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동아대학교 최재룡(崔在龍) 총장의 설명이다.

    “캠퍼스가 4개로 나뉘어 있는 것은 본의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밖에서 볼 때는 대학의 외형이 그럴듯하지 않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약점에 ‘부산 지역을 품어 안으면서 곳곳에 특성화된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단순한 고육책이 아니라 불리한 여건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취지입니다.”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에 위치한 승학캠퍼스에는 대학본부 및 인문과학대학, 자연계열 대학이 있고, 서구 대신동의 구덕캠퍼스에는 의과대학과 메디컬센터, 그리고 예술대학 건물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문을 연 부민동 캠퍼스에는 법과대학이 있으며 향후 사회대와 경영대를 이곳으로 이전하여 인문사회과학 전문 캠퍼스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찬찬히 둘러본 동아대학교 캠퍼스 풍경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덕캠퍼스에 자리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1959년 문을 연 동아대 박물관에는 국보 제69호인 개국원종공신녹권, 국보 제249호인 동궐도를 비롯해 보물 10점을 특별실에 전시하고 있는 등 총 2만7000여 점의 전시물을 소장하고 있다. 최재룡 총장은 명실공히 동아대학교의 대표적인 명물인 박물관을 더욱 잘 꾸려서 부산의 문화휴식처로 자리잡게 할 포부를 갖고 있다.

    “현재 부산과 일본은 1일 관광권입니다. 후쿠오카(福岡)에서 배를 타고 부산에 도착해 4시간 정도 관광을 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여행상품도 있으니까요. 일본 여성들이 부산관광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도 아직 남편이 회사에서 퇴근하지 않았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이 늘고 있으나 우리의 특색 있는 문화유산을 보여줄 만한 공간이 너무도 적습니다. 관광산업에 대한 연구도 많이 부족하고요. 이제는 그런 분야로의 특성화 문제가 현실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최총장은 또한 승학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운동장을 잔디구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지와 휴식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이 지역 주민을 위해 이러한 역할까지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부민캠퍼스도 지하에 대형 주차장을 건설하고 전역을 녹지화할 계획. 그는 “부산의 신혼부부들이 결혼기념 야외촬영을 동아대에서 할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임기 내에 모든 일을 다 이루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다만 주춧돌을 착실히 놓고 가겠다는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법과대학이 위치해 있는 부민캠퍼스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인상 깊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된 이후 부산이 영화산업의 메카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동아대 부민캠퍼스는 옛 부산 법조청사를 인수한 것으로 건물 곳곳에서 고풍스러움이 짙게 풍겨난다. 눈에 불을 켜고 ‘그림 될 만한 곳’을 헌팅하는 눈썰미 좋은 영화인들이 이같은 이미지를 놓칠 리 없다. 자연스레 이 캠퍼스는 최근 영화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중간첩’ ‘첫사랑사수궐기대회’ ‘나비’ ‘실미도’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동아대 병원 역시 ‘닥터K’ ‘국화꽃향기’ 등의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동아대가 보유하고 있는 멀티캠퍼스의 개념은 단순히 부산 곳곳에 흩어져 있는 건물에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을 통해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또 다른 의미의 멀티캠퍼스를 구현하고 있는 것. 동아대는 지난 2000년 서울디지털대학의 설립을 주도하고 그 주관대학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재 국내의 원격대학은 크게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과 ‘서울디지털대학연합’으로 양분되어 있다.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각 대학들이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디지털대학과 연계해 학점 및 각종 교육 콘텐츠를 교환하는 것이다. 동아대학교는 서울디지털대학의 주관대학으로서 그 탄생에 산파 역할을 했고, 엄영석 전 총장이 전국 37개 대학이 소속된 서울디지털대학연합의 초대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렇듯 원격교육을 향한 재빠른 행보에는 강의실 수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예전의 대학교육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동아대 학생들은 서울디지털대학에 수강신청을 해 재택수업을 받을 수 있고, 여기서 취득한 학점을 동아대학교의 졸업학점으로 인정받게 된다. 개설되던 2001년 1학기에 총 182명의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했던 것에 비해 이번 2003년 1학기에는 재학생의 10%가 넘는 2872명이 수강신청을 해 달라진 대학교육의 풍속도를 실감케 했다.

    “사학은 투명성이 생명”

    이렇듯 멀티캠퍼스라는 독특한 비전을 형성하기까지 동아대학교의 역사는 험난한 고개를 넘어왔다. 동아대학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심볼마크 하단에 써진 ‘SINCE 1946’ 문구를 보고 놀란다. 동아대학교는 이미 1996년에 개교 50주년 기념행사를 치렀고 이제 대학으로서 ‘환갑’의 나이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의 숫자는 13만여 명. 그래서 동아대 출신들은 학교 이름 앞에 ‘13만 동문’이라는 수식어를 빠뜨리지 않는다. 현재 재학생은 2만2000여 명으로 지방 사립대학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쯤 되면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지방사립대학이라는 자랑이 공연한 너스레는 아니다.

    어느 사학이든 다 사정이 비슷하지만 동아대 역시 1980년대 후반 민주화의 진통을 겪었다. 학내외를 둘러싼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것. 30여 년간 동아대에 몸담아온 대외협력과 강희재(姜熙在) 과장은 이 시기를 “눈만 뜨면 학생들의 농성과 점거가 계속되던 시절”이라고 회고한다.

    이런 과정에서 민주적 대학운영을 위한 제도적 틀로서 평교수, 학생, 대학본부 각 4명씩 참가하는 ‘3자 협의회’가 구성되고 총장 직선제가 실시되었다. 이 역시 여느 사학들과 비슷한 흐름이다. 그러나 최근 동아대는 지난 10여 년간 실시해온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사실상 재단이 총장을 직접 선임하는 방식으로 회귀했다. 이에 대해 동아대 기획처장 이성근(李聖根) 교수는 “그만큼 대학의 투명한 운영에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재단운영이 투명하지 못했던 시기에 총장 직선제는 민주화의 한 성과로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사학들이 총장선출 과정에서 과열혼탁 선거로 치닫고 교수사회가 지연, 학연으로 갈라지는 등 부정적인 요소를 많이 노출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해서 선출된 총장은 대학의 발전이라는 ‘책임’보다는 유권자의 ‘인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때론 결단이 필요한 문제를 과감히 추진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대학운영이 10여년 전과는 비할 바 없이 투명해져서 민주화라는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대학과 재단이 더욱 굳게 손을 잡고 대학발전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절박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실제로 동아대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감사 과정에서 감사팀으로부터 “재정규모가 크면서도 운용이 대단히 깨끗하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6월30일자 교수신문에 따르면 정원이 5000명 이상인 전국 78개 사립대 중 재정운영 규모면에서 상위 10위권에 든 지방대는 포항공대와 동아대, 영남대 등 3곳뿐이었다.

    동아대는 현재 전국의 사립대학 중 가장 등록금이 낮은 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대개 300만~400만원 수준인 데 비해 동아대는 190만~28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또한 2002학년도 장학금 수혜율이 28%로, 4명 중 1명이 장학생이다. 입시 관련 인터넷 정보사이트를 뒤지다 보면 자기 대학을 자랑하는 학생들의 논쟁(?)이 이어지곤 하는데, 동아대 학생들은 “가장 싼 등록금, 가장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멀티캠퍼스 전략으로 도약 꿈꾸는 동아대학교

    곽종영 교수(맨 왼쪽)가 이끌고 있는 동아대 암분자치료연구센터 연구진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전국 대학 평가에서 동아대는 1999년도에 법학부가 최우수, 건축공학과가 우수로 선정되었으며, 2000년에는 전기전자정보통신분야가 최우수, 재료공학분야가 우수에 선정되었다. 또 5년간 국내학술지 게재 논문수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연구업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대 암분자치료연구센터 석사과정 1학년인 김정임(24)양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생화학분자생물학회지인 JBC에 제1저자로 발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의 우수한 연구센터나 대학의 박사급 연구자들의 논문이 여기에 실린 적은 있으나 석사과정 1학년 학생의 연구결과가 제1저자로 소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동아대학교 부속 병원은 “암(癌) 하면 동아대 병원”이라고 할 정도로 국내 암치료연구 분야에서 그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그 학문적 산파 역할을 하고 있는 의과대학은 지난해 7월 지방대학으로서는 최초로 암치료 연구 및 인력양성을 주도하는 국가지정 암연구센터로 선정돼 오는 2011년까지 1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암분자치료연구센터 소장인 곽종영(郭鍾榮) 교수는 암세포관련 의과학분야에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최근 미국 마르퀴즈 후즈후(WHO’S WHO)에 등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동아대 의대에는 화제가 된 교수도 많다. ‘성전환 수술 200건 대기록 달성’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각종 언론에 소개된 바 있는 김석권(金碩權) 교수도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다. 김교수가 집도한 성전환 수술 건수는 지난 5월 현재 총 200건으로 이는 국내에서 이뤄진 전체 성전환 시술건수 중 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록. 김교수는 또한 지난해 4월부터는 자신의 전문과목인 선천성 구개구선열(일명 언청이) 어린이 및 그 가족의 사회적응을 위한 ‘스마일회’ 창립을 주도하여 무료시술을 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방대 위기, 새로운 변화의 분기점

    최근 전국의 각 대학은 입학정원 미달로 고민에 빠져 있다. 전국 199개 4년제 대학과 156개 전문대를 통틀어 신입생 미충원 인원이 8만5000명이나 되었다. 지방 전문대 중에는 정원의 30%밖에 채우지 못한 곳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대의 경우 재학생의 수도권 대학 편입현상이 심해 일부에서는 ‘2,3학년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올해 1학기 편입생 모집에서도 지방대 재학생이 수도권 대학에 대거 편입, 지방대 미충원율은 28.5%나 됐다. 교수가 직접 학생모집에 나서고, 편입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교육부에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동아대는 자신만만해한다. 장기적으로는 대책마련이 필요하겠지만, 오랜 역사 속에 다져온 대학의 명성과 13만 동문이라는 사회적 풀(pool)이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아대는 ‘졸업 후에 더욱 빛을 발하는 대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그간의 높은 취업률이 이를 증명한다며 통계치를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7월 동아대학교는 동명정보대, 동의대 등 부산지역 16개 사립대학과 공동으로 ‘부산지역 인재개발원’(이사장 최재룡 동아대 총장)을 설립해 운영중이다.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지역이 사는 길은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길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대학들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의 인재를 공동으로 양성하고 배출하는 ‘사령부’를 자처한 것이다.

    인재를 해외 산업체와 외국 대학에 보내 취업시장을 넓히고 선진 기술과 경영을 체험하도록 하는 국제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며, 국내의 대기업과도 연계하여 기업주문형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향후 부산지역을 이끌어갈 ‘10만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 인재개발원의 목표이다.

    그러나 이같은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대학을 이끌고 있는 CEO 최재룡 총장의 발언은 오히려 신중했다. “반세기를 훌쩍 넘어선 대학의 전통이 오히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신생 사립대학들이 특성화된 전문영역으로 밀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 가끔씩 전율을 느낀다고도 했다. 연륜이 쌓여 중년의 나이에 이른 대기업의 중역간부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활력 있는 신입사원을 보고 느끼는 감정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진화를 거부하다 화석으로만 남게 된 공룡이 될 것인가, 최근 상승의 기운을 타고 용이 되어 승천할 것인가. 이것이 지금 동아대학교가 서 있는 새로운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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