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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태풍의 눈’ NSC 고위관계자의 작심 토로

“내가 ‘대통령 지침’ 챙기고 있지, 나라 팔아먹고 있습니까”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태풍의 눈’ NSC 고위관계자의 작심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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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부담 원칙에 대해 새로운 논의를 해보자는 얘기는 한번도 미국측에 제기한 적이 없다는 건가요.

“할 수 있었다면 우리가 왜 안 했겠습니까. 그건 떼쓰는 거예요. 국제사회에서 누가 인정하겠어요? 외부에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는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는 겁니다. 우리라고 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애초부터 목표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었지 비용부담을 나눠 갖자는 것은 아니었어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

작년 11월 민정수석실의 조사

-이후에 용산 문제가 수면으로 급부상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기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민정수석실의 조사 얘기요? 내가 아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청구권·영업손실 배상문제, 연합작전능력과 관련된 비용 가중문제 등등 당시 민정에서 지적한 부분은 이미 우리가 하나하나 다 따지고 보완하고 대비책을 만들어서 협상에 반영했습니다. 대신 미국측은 엄청나게 불만스러워했지만 말입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해 11월11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이전협상을 담당하고 있던 외교부 북미국과 국방부 정책실, 주요지침을 마련했던 NSC 사무처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협상의 진행방향과 협상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외교부 조약국 등 정부 일각의 비판에 따른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불거진 외교안보라인에서의 파열음은 결국 올해 초 이른바 ‘부적절한 파문’의 진앙이 되어 윤영관 장관이 경질되고 북미국 관계자들이 인사조치되는 사태에 이른 바 있다(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2004년 2월호 ‘외교부 핵폭풍 막전막후’ 기사 참조).

“민정에서 제기한 문제 가운데 협상자세에 관한 부분을 봅시다. 우리측 대표단이 협상 자리에서 1990년 합의문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거나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 문제’라고 이야기했다는 건데, 나는 솔직히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협상을 하다 보면 이렇게 얘기했을 수는 있겠죠. ‘우리가 과거에 했던 것을 깡그리 다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거기서 우리 나름대로 고칠 것은…’ 이렇게 얘기했을 겁니다. 이런 말이 뭐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실제 협상에서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가 중요하지.

문제는 이 과정에서 협상팀이 많은 오해와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입니다. 정부와 청와대 일각, 시민단체가 협상팀을 강하게 압박했죠. 물론 이러한 비판이 협상을 보다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측면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비판이 너무 적대적이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파괴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시민단체는 국민감사를 청구하면서 ‘NSC가 대통령에게 허위보고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국민감사 결과까지 대통령에게 보고했어요.

서로 알 만한 사람들끼리, 아무리 비판을 하더라도 지켜야 할 예의는 있는 겁니다. 누가 그걸 허위보고를 하겠어요, 그래서 뭐가 해결된다고. 문제를 제기한 조약국측도 구체적인 대안을 들고 온 건 아니예요.

운동선수가 대회를 1년 앞두고 준비할 때도 다 훈련 스케줄이 있습니다. 내 머릿속에서는 3개월 뒤에 할 운동인데 밖에서는 ‘저놈들 저거 안 한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다 하면 ‘저 봐라 나 때문에 한다’고 하죠. 어떤 쟁점을 9월에 이야기할 건지 11월에 이야기할 건지는 말 그대로 일정문제였어요. 민정에서의 조사가 끝난 뒤에 대통령님이 ‘그래도 NSC가 추진해온 방향이 옳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지금도 용산기지 협상이 내 손에 맡겨져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인간 자체를 깔아뭉개나”

-그렇지만 이미 지난해 가을 무렵 상당부분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협상 주요 관계자들이 공식석상에서 “대부분의 사안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문구정리 정도만 남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에 미국이 우리에게 제시한 초안이 있었는데 그게 밖으로 새나가서 마치 합의안인 것처럼 유포됐어요. 작년에 북핵문제, 파병, 주한미군 감축 등 큰 문제가 많았다 보니 용산기지 이전이 FOTA(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에서 주요한 이슈로 떠오른 건 9~10월 무렵이나 돼서였어요. 그동안에도 NSC에서 보고를 받기는 했지만, 내가 나서서 문구 하나하나까지 따져가며 들여다본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그 전까지 가장 큰 쟁점은 연합사·유엔사가 잔류하느냐 여부였지 구체적인 합의문구가 아니었어요. 대략적인 합의라는 건 그걸 말하는 거겠죠. 8월까지는 잔류부지가 15만 몇 천 평이 될 거라고 보고를 받았고 국민들한테도 그렇게 설명했는데 9월 들어서 미국측이 갑자기 28만평을 잔류하겠다고 나선 거예요. ‘실무자들끼리 어떻게 얘기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공식적으로 15만평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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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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