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격돌 인터뷰

중앙정부 향해 포문 연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현 정부 조세정책, 江南을 불구로 만들자는 심사”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중앙정부 향해 포문 연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2/7
지난해 서울시 전체의 담뱃세와 종토세 규모는 각각 5521억원과 5414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세목교환이 되면 자치구들은 우선 내년에만 4872억원의 손실을, 거의 모든 자치구의 종토세가 담뱃세를 추월하는 2010년엔 무려 9415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그렇더라도 세목교환 취지가 자치구간 재정격차를 해소하자는 긍정적 내용 아닙니까.

“각 구의 재정을 평준화하자는 논리 자체가 기본적으로 문젭니다. 송파구와 비슷한 인구를 갖고 바로 이웃한 성남시를 예로 듭시다. 성남시 연간 세수가 1조원입니다. 송파구는 2000억원이에요. 왜 이런가 하면 성남시의 경우 담뱃세 등이 세수에 포함되거든요. 그런데 서울에선 담뱃세가 기초단체의 세금이 아닌 서울시세여서 몽땅 서울시로 들어갑니다.

지자체간 재정격차가 이래서 생깁니다. 왜 이렇게 됐냐 하면, 1990년대 초반 당시 임명직 구청장들이 세목을 정하면서 이러나저러나 다 서울시로 가는 게 좋다고 하고는 별 신경을 안 써서 그래요.

세목교환 문제는 1995년부터 몇 차례나 명분 없는 논쟁거리가 돼왔어요. 정치인들은 소모전을 벌일 게 아니라 세목교환이 진정 누구를 위한 건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방자주재정에 대한 공부부터 해야 합니다. 진심으로 자치구 재원을 걱정해준다면 차라리 담뱃세를 자치구세로 내려주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돼요. 자치구 재정을 정상화하는 조치를 선행한 후에 재정격차 문제를 따져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종토세는 지역에 고착된 토지에 부과하는 자치구 세금입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다 그래요. 인위적으로 평준화할 게 아니라, 그냥 각 지역들이 자유롭게 잘살기 경쟁을 열심히 하다보면 땅값도 올라가고 그만큼 종토세 등 세수도 느는 겁니다.”

“평준화 대신 자유경쟁으로 세수 늘려야”

-참살이(웰빙) 열풍으로 금연인구가 늘고 있으니 담뱃세가 줄어드는 게 당연하긴 합니다만….

“그렇죠. 게다가 담뱃세는 부도덕한 세금입니다. 한때 강남구 남자고등학생 18.7%가 담배를 피웠어요. 그래서 2002년 10월부터 청소년 대상 금연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더니, 2년 후엔 12.7%로 6%나 줄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종토세를 담뱃세와 맞교환해버리면 내가 구청 직원 월급 주기 위해서라도 구민들한테 ‘담배 좀 많이 피우십시오’라고 권해야 할 처지밖에 더 됩니까. 세목교환은 가뜩이나 절절 매는 지방자치를 아예 박살내자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애초엔 강북지역 자치구들이 세목교환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지난번에 광진구청장이 이런 얘기를 합디다. 자기네 구에 손해가 몇 십억 나서 이것저것 면밀히 계산해보니 올해까진 담뱃세가 더 많은데 내년부터는 역전돼서 종토세가 더 많아진다고요. 구청장들이 당초엔 세목교환 취지가 좋다고만 하고는 이해득실을 꼼꼼히 챙겨보지 않았던 거죠. 그러다 막상 계산해보니 종토세는 갈수록 오르는데 담뱃세는 떨어지는 추세니 답이 뻔히 나오잖아요? 그래서 돌아선 거죠.”

세목교환에 반대한 구청장은 서울 전체 25명 가운데 22명이다. 8월25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 참석한 20명의 구청장 중 19명이 세목교환에 반대했고, 불참한 6명 중 3명은 추후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관악·노원·성동구청장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3개 구청이 반대입장을 보이지 않은 까닭은 뭡니까.

“정치적 성향 때문에 그런 건 아닙니다. 그들 중엔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도 있어요. 다만 해당 구청장들도 개인적으론 종토세를 뺏기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같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세목교환을 관철해야 한다고 방방 뜨니까 이런저런 문제를 고려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거라 봅니다.”

-서울시도 세목교환에 반대한다고 들었는데, 서울시측과 이 문제를 협의해본 적은 있습니까.

“자치구 세수 중 50∼60%가 종토세입니다. 그런데 이걸 시세로 바꾸라는 데 대해 서울시도 종토세를 빼내가면 세원 평준화의 의미는 있지만, 자칫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하는 입장이죠. 서울시 재무국장이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해 재정이 약한 지자체를 선별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언론에 밝힌 적도 있어요. 서울시 세제과장 의견은 현행 기초단체 대부분이 세원부족으로 고통받는 상황인데, 세목교환을 해버리면 지방재정 확보라는 지방자치 이념에도 맞지 않는다는 거고….”

“중앙정부는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있다”

-세목교환과 관련해 여론조사는 해봤습니까.

“2001년 12월에 서울시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72.6%가 세목교환에 반대했어요. 올해 9월4∼6일 다시 해봤더니 70.3%가 반대했습니다. 강남구가 가장 심하게 반대할 것 같죠? 아닙니다. 노원구가 가장 반대해요. 반대의견이 89%입니다. 강남구는 70%로 평균에 속합니다. 시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정책을 입안하는 당사자들이 알려고 하지를 않아요. 세목교환의 이해당사자인 서울시와 자치구, 서울시민이 모두 반대한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2/7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목록 닫기

중앙정부 향해 포문 연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