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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에 나타난 ‘MB 세종시’의 불편한 진실

”원안대로 해도 삼성, 한화 온다”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문건에 나타난 ‘MB 세종시’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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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 추진시 대기업 더 온다”

문건에 나타난 ‘MB 세종시’의 불편한 진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월12일 기자들 앞에서 세종시 수정안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번 정부의 수정안 핵심은 대기업 유치이고 그중에서도 삼성, 한화가 첫 번째, 두 번째로 꼽혔다. 수정안은 대기업에 파격적인 토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향후에도 재벌 특혜, 타 지역 차별 등 사회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문건에 따르면 세종시 원안 추진 시에도 삼성, 한화 등 대기업의 세종시 입주가 활발히 추진됐고 대다수 대기업이 세종시 입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안에는 수정안과 같은 토지할인 혜택도 없었다. 한 대기업 간부는 “기업은 철저히 ‘이윤’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수정안이 대기업에 파격적인 토지할인을 유인책으로 제시한 것은 그만큼 세종시의 메리트(merit·장점)가 별로 없다는 방증이다. 인프라도 완전히 구비되지 않은 허허벌판으로 내려갈 이유가 없다. 그런데 원안에 따르면 세종시에는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등 9개 부처가 온다. 나머지 법제처, 국가보훈처, 국세청, 소방방재청 등이 오는데 이들 부처가 기업 생산성에 직접적 관련은 없다. 그러나 9개 부처는 300조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의 대부분을 집행하고 중요한 인허가권을 행사한다. 기업 경영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9개 부처 이전 후, 기업 입장에선 서울에만 있어서는 이들 부처가 발주하는 사업을 따내기 힘들고 유리한 방향으로 인허가나 정부정책을 이끌어낼 수도 없다. 결국 9개 부처가 있는 세종시로 본사를 옮기거나 사무소를 낼 수밖에 없다. 내가 아는 인적 네트워크로 알아본 바로는 원안대로 부처 이전시 국내 30대 대기업 대부분은 세종시에 어떤 형태로든 입주하는 것으로 나왔다.”



업무시설이 들어오는 것과 제조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어쨌든 ‘부처가 집적화된 곳에 기업도 모여든다’는 원칙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시 삼성, 한화가 들어오고 오히려 수정안보다 더 많은 대기업이 세종시로 들어올 수도 있다.

정부의 수정안은 충청 이외 지역에는 세종시로 미래성장동력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세종시 블랙홀’ 공포를 안겼다. 심지어 ‘부자 자치구’인 경기도의 김문수 지사마저 “세종시에 비해 경기도에 대한 배려는 100분의 1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경북은 세종시 수정에 따라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지역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은 세종시 수정안이 나오기 전 ‘전국 18개 시도를 선별해 실시한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도시 적합도 1차 계량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위는 아산 천안, 2위는 대전 대덕, 3위는 대구, 4위는 울산, 5위는 부산이었고 세종시는 6위권이었다.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충청권에 정부 부처가 대거 옮겨가는 만큼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시도안배 차원에서 비(非)충청권 중 가장 적합도가 높은 대구에 돌아갈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포항이 유치를 강하게 희망해온 중이온가속기도 세종시로 가게 됐다.

국제과학비즈 다 잡다 놓쳐

국무총리실 세종시 기획단 등 관련 기관 자료를 종합해 비교할 때 세종시 자족기능 방안과 대구·경북의 유치희망산업은 4개 부문에서 중복됐다.(아래 표 참조) 이 중 대구·경북의 2개 부문(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중이온가속기)은 무산됐고 나머지 2개 부문(지식경제 자유도시,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도 비슷한 성격의 세종시 기업단지에 큰 폭의 땅값, 세제 지원이 이뤄지게 됨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됐다.

자족용지율의 증가는 도시의 자족기능 향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가 수정안의 당위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로 제시해 왔다. 1월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서도 정부는 “원안에서 자족용지는 전체부지의 6.7%(486만㎡)에 불과했지만 수정안은 자족용지를 20.7%(1508만㎡)로 3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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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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