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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6개월 뒤흔든 ‘새로운 세종이야기’

“광화문광장·세종문화회관은 복마전” 오세훈 행보도 석연치 않았다?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서울시 6개월 뒤흔든 ‘새로운 세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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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세훈 측근그룹 좌장이 전횡”
  • ● “업체선정 의혹, 예산낭비, 이벤트행정 도(度) 넘었다”
  • ● 오세훈 측근 감싸주고 내부고발자 뒷조사
  • ● 서울시 “시장이 잘못된 보고받아” 해명
서울시 6개월 뒤흔든 ‘새로운 세종이야기’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 세종로 일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서울시는 이곳을 ‘국가중심거리’라고 부른다. 여기엔 서울시 출연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웅장하게 서 있고 서울시가 지난해 의욕적으로 조성한 광화문광장이 널찍이 펼쳐져 있다.

위로는 세종대왕 동상이 새로 놓였다. 그 아래로는 세종이야기라는 전시공간이 생겼다. 광화문광장에선 ‘플라워 카펫’ ‘빛의 축제’ ‘스노우 잼 페스티벌’ 등 서울시 예산이 대거 투입된 다채로운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도 서울시가 한나절 차선을 막아주는 지원 속에 촬영됐다.

광화문광장 지하에 무슨 일이…

그러나 볼거리 많은 화려한 ‘축제의 장(場)’은 지하에 비밀 이야기를 묻어두고 있었다. 2009년 6개월여 동안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 지하 세종이야기와 관련해 ‘업체선정 의혹, 예산낭비, 이벤트행정’ 의혹이 제기됐다. 세종문화회관 내에서 나온 투서와 고발이 서울시, 감사원, 청와대, 국회 측에 전달됐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이 문제로 감사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내홍을 겪었지만 서울시 밖으로는 일절 알려지지 않았다.

수차례 제기된 의혹은 이모 당시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이 사장은 ‘오세훈 측근그룹의 좌장’으로 묘사돼 있었고 감사과정에서 오 시장 측이 이 사장을 봐준다는 얘기가 나왔다. 다음은 세종문화회관 측 관계자가 설명하는 투서와 고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광화문광장 지하에 세종이야기가 들어서게 된, 알려지지 않은 내막을 담은, ‘새로운 세종이야기’였다.



“이모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009년 친분이 있는 정모(45·여)씨의 2개 회사에 세종문화회관이 발주한 공사 4건을 주도록 했다. 정씨는 이 사장이 국제디자인대학원 디자인아카데미원장이던 때부터 알던 사이로 이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종르네상스의 1기 회원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출장복명서 없이 해외출장을 떠나기도 해 ‘사적인 업무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는데 2009년 6월 그는 정씨 등 세종르네상스 회원들과 함께 중국여행을 갔다. 세종문화회관이 발주한 사업을 하던 J건축 사장은 ‘이 사장 일행의 여행경비를 지원해달라’는 정씨의 요청으로 1500만원을 정씨에게 송금했다. J건축 사장은 광화문광장 지하공간의 활용방안 용역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정씨는 J건축 사장에게 추가로 3억원의 투자를 요구했고 J건축 사장은 이를 거절했다. 공교롭게 이후 J건축은 세종문화회관 사업에서 제외됐다.

J건축은 ‘세종문화회관이 권위주의적이고 10, 20대의 접근이 어렵다’고 문제점을 진단해, 세종문화회관과 이어지는 광화문광장 지하를 ‘젊은 세대를 위한 문화상업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향으로 안을 잡았다. 그러나 J건축이 배제되고 광화문광장 지하에 세종대왕 동상과 연계한 ‘세종이야기’라는 전시장을 만들기로 급하게 결정됐다.

서울시 6개월 뒤흔든 ‘새로운 세종이야기’

눈 덮인 광화문광장(중앙)과 세종문화회관(왼쪽)

광화문광장은 오 시장의 최대 치적 중 하나다. 2009년 10월 세종대왕상이 광화문광장에 세워지는 시기에 세종이야기도 함께 개장해야 홍보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측에 ‘10월 안에 세종이야기를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공사를 진행할 여유가 없었다. 공사비는 100억원대로 뛰었다. 업체 선정에도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 사장은 자신이 잘 아는 업체인 K사에 임의로 일을 맡겼다. 그러나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K사의 프레젠테이션은 원래의 기획의도에서 빗나간 실패작으로 드러났다. 7월3일 서울시 측 회의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울시는 7월5일 부시장이 나서서 공기(工期)를 맞추라고 독려하는 등 난리가 났다. 이 사장은 K사를 빼면서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보상으로 3000만원을 주려고 했으나 직원들이 ‘너무 많다’고 반대해 결국 700만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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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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